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자살을 한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게시물ID : humordata_5430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설민
추천 : 17
조회수 : 86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9/30 08:48:03
아주 오래 전 일이었지. 직장상사의 모친께서 오랜 지병 끝에 별세했단다. 산간지방이라 대차를 하여 내려 가던 중이었는데 그날따라 어찌나 덥든지. 그 동네 근처 다리에 닿았을 때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더구나. 누가 물에 빠졌다나? 그러려니 하고선 병원에 가서 조문을 하고 밖으로 나와 상주와 담배를 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 그런데 말이다, 그리 슬퍼하지 않더구나. 치매라 아마도 오랫동안 자식들 속깨나 썩이다가 가셔서 그런지 오히려 진절머리를 내더군. 당해보지 않은 내가 뭐라 하겠냐 만은 씁쓸함은 감출 수가 없더구나. 그때 구급차 한대가 꽁무니에 불붙은 듯 들어 오더군. 보기 싫어도 봐야 했지. 응급실과 영안실이 바로 붙어 있었으니까. 하얀 보 사이로 나온 발, 그 파랗게 질린 발은 분명 주인이 어린애였음을 말해 주더구나. 내 보기엔 이미 늦었고. 애비인 듯한 자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털썩 주저 앉아 꺼억 꺼억, 마치 무슨 짐승이 울부짓듯 울어대었고, 멀리서 한 여자가 미친듯이 달려오더라. 나는 태어나서 사람이 얼굴이 그리도 하얀 건 처음 보았단다. 내 새끼, 내 새끼를 외치며 바닥에 뒹구는데 장정 두넘도 못당하더구나. 애비가 먼저 정신 챙겨 대강 시신 들여보내고 하늘 보면서 담배를 꺼내 무는데 두 눈구멍에서 비가 내리더군. 주먹만 움켜쥐고 담배 타 들어가는 줄도 모른 체 서 있고 주저앉은 에미는 이미 실성했더라. 나는 그 날 너무도 상이한 두 주검을 앞에 두고 무엇이 효도인지 생각해 보았다. 부와 명예를 얻고 입신양명한다? 부모님께서 아침저녁으로 문안인사 여쭈며 조선시대식으로 산다? 아니다. 바로 온전히 내 몸 하나 건사해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걱정이나 끼치지 않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효도라고 생각했지. 자식은 부모의 알멩이이고 부모는 자식의 껍데기란다. 내 속을 비워낸 자식이 또 다른 나를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고 신이 특별히 우리에게 삶의 목적을 제시해 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지. 너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았느냐? 그 모습이 정말 자신들 속을 다 꺼내 만든 그대 부모의 둘도 없이 소중한 자식의 형상을 하고 있단 말이더냐? 대체 그깐 쌩양아치같은 여자가 뭔데 그토록 소중한, 네 것만도 아닌 네 몸을 축내며 슬퍼한단 말이냐? 아서라. 너에게 부여된 삶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된다. 너의 삶에서 그 여자가 남긴 흔적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작은 생채기에 불과하니 굳이 그것을 긁어대며 고름들게 할 필요가 없단다. 청년, 부모님은 계신가? 그 모습은 굳이 자네가 말하지 않더라도 다 느끼실 거네.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털고 일어나게나. 부질없는 일로 부모님의 명 단축하지 말고 부디 자중자애하게나. 그리고 명심하게나. 언제 시작하든 늦는게 바로 효도라네. 지금 자네가 시작해야 할 효도는 그냥 모두 잊고 싱긋이 웃는 것일세. 큰 도움 되지 못해 미안허이.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하세요...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