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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게시물ID : sewol_284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hroo
추천 : 5
조회수 : 36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5/14 15:54:57

저에게 페북은 음식사진을 올리거나 쎌카를 찍어 올리는 장소가 아니라 제 직업적 성장에 필요한 정보 소통 도구였습니다.
저 포함 세 명의 가족을 부양하기에 아직 저는 많이 부족하거든요.. 제가 직업적으로 성장하여 경제적으로 우리 가족이 행복해 지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기 때문에 참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데 페북을 열심히 이용했습니다.
이런 저런 업계 소식도 공유하고 신기술이나 세미나 등등 페북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정보도 얻고 그렇게 되었지요.
주로 업계 분들, 동료분들 위주로 페북을 했습니다.
한동안 열심히 하다보니 이제는 뉴스페이지 보는 것 보다는 페북 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빠른 정도가 되었지요..

그러다가 가족에게 않좋은 일이 있어 페북을 잠시 접기로 했습니다....
당장 처리할 문제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생각해보면 페북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들, 정보를 얻는 것들이 대부분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세미나나 업계 동향, 제품이나 서비스 동향 등등이요...
그런 것들을 잠시 중단하고 현제의 우리 가족을 위한 일들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준비를 하기 위해 미래에 필요한 것들을 잠시 미룬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곧 우리 가족의 일이 되었습니다.
이 나라 이 땅에서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려면 이 구조를 뜯어 고치거나 혹은 이 나라가 아닌 곳으로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관련 몇 가지 소식들을 페북에 올리기도 하고 페북에 종종 다시 들어가곤 합니다.
집회 참가 독려도 하고요...

그런데 언젠가 페북에서 어떤 분의 글을 보는데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분.... 슬프지 않은건가?'

세월호 관련 코맨트를 하거나 애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자유니까...
강요할 수는 없는거겠죠...
그래서 그냥 그려려니 하고 있었는데 맛난 식사 이야기, 여행 이야기, 와인 이야기가 올라오는 그 분 타임라인에 언제부터인가 눈길이 갑니다.
그 분은 저를 잘 몰라요.. 그분은 이쪽 업계에서 이름이 있기 때문에 제가 그 분을 아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 분 정치색?도 '정상'입니다.
(저는 보수, 진보로 구분하기 전에 '정상/비정상' 먼저 구분합니다.)
분노할 줄도 아는 분이고요...

그런데 세월호 관련해서는 그 비중이 압도적으로 적다보니.. 그 외의 식사나 여행, 와인 등의 이야기들이 많다보니...
그냥 이상하게 '이 분은 아무렇지도 않은가?'하는 속좁은 생각이 드는겁니다..
물론 SNS에서 흔히 일어나는 오해일 뿐일 수도 있겠지요..
타임라인에서 제가 그런 코맨트만 못본 것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도 그렇고 다른 분들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맛난 음식들, 좋은 이야기들, 여행 이야기들 등등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나만 이렇게 아파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말아요...
정말 너무너무 아파서 지하철에서 울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실컷 울고 눈물닦고 웃으며 들어가고..
출근 전에 막 울고 눈물닦고 출근하고 그랬습니다.
이제는 슬픔에서 분노로 넘어가는 단계여서 많이 울진 않아요..

그래도 힘듭니다..
페북에 올라오는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소식들이 힘들고..
음식사진, 여행사진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슬픔과 분노를 강요하고 있는 것 같은 내 자신이 속좁아 보여서 힘듭니다..


...
솔직히 말해서 페북이 이렇게 올리고 싶기도 해요..
"씨X 새X들아! 지금이 음식 사진 올리고 여행 사진 올릴때야?"

하아....
제가 속좁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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