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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이야기는 왠만하면 잘 하지 않지만...
게시물ID : sisa_757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싼타페
추천 : 2
조회수 : 56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10/19 16:53:37
http://todayhumor.dreamwiz.com/board/view.php?table=humorbest&no=249368&page=2&keyfield=&keyword=&sb=
이 글을 읽고 아래 댓글에 무신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해서... 어려운 용어나 논증 혹은 위대한 사람의 권위에 기대는 글이 나올 수록 꼭 한번쯤은 쉬운 말로 종교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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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무언가를 믿습니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무신론자들은 "신이 없다"는 것을 믿습니다. 

유물론자들은 모든 것이 우주의 오직 "물질"로만 이루어져 있고 모든 것은 변한다고 믿습니다.
그 물질은 그 어떤 에너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초끈이론과 같은 현대물리학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유물론자들도 있습니다. 무신론자들이 유물론자이기도 한 경우도 많습니다.

운명론자는 모든 것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 시나리오가 어떤 절대자가 기획한 것이던, 조금의 수정가능한 시나리오던 "시나리오"가 있고 그 계획대로 움직인다고 믿습니다. 기독교의 교리가 운명론과 같은 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연 [스스로 그러하다]고 믿는 또 다른 믿음체계는 도교 혹은 불교적인 믿음이나 유물론자들 중에서도 많습니다. 물론 불교 또한 기독교처럼 미륵불 신앙이 있습니다. 부처를 예수처럼 생각하는 종파도 있지요.

다양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가장 신뢰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하지 못한 사람도 많습니다. 종교 그 따위게 뭐가 중요하냐 행복하게 먹고 사는 게 젤 중요하지라고 실용주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살면서 믿음이 바뀌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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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어떤 순간에 최선을 다해 진실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모두들 강한 신념으로 그 어떤 믿음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믿음의 정체를 확실하게 인식하는 사람에서 부터, 어렴풋하게 인식하는 사람이나,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조차에 대해 관심은 없지만 강력하게 무언가를 진실되다고 믿는 사람까지... 

사람마다 자신들만의 가치, 자신들만의 진실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세상을 바라보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용어 빌리지않고 내 몸속에 녹아있는 쉬운 말로 지금 바로 "가장 진실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하나! 누구나 증명가능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믿음의 대상은 증명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믿는다'는 마음의 행위 자체가 가진 속성입니다. 물론 전제 조건은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에 관한 한 이 전제는 무의미합니다. 아래에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둘! 믿음의 대상이 무엇이던 그 대상에 대해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진실된 마음가짐은 "모른다"는 것입니다. 불가지론과는 다릅니다. 불가지론은 "알 수 없다"고 확정짓는 것이며 운명론이나 자연주의같은 또다른 믿음의 범위에 속한다고 감히 단언하겠습니다. 아래에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셋! 어떤 일이 있고 무슨 혼란을 겪어도 세상을 바라보는 "나"가 있고, 그것이 모든 근원이란 것입니다. 그것이 "영혼"인지 "의식"인지 "뇌"일 뿐인지... 아래에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누군가 화두를 던져주면 더 많은 숫자를 세릴 수는 있으나 종교에 대한 것이므로 일단 이 세가지에 대해 아래에 다시 이야기하겠다던 것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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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언어의 한계"입니다. 생뚱스럽게 언어의 한계를 끄집어내서 미안합니다. 종교이야기에서 "언어"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 이유를 최대한 쉽고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언어는 고정화되고 불변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 사용하는 때, 사용하는 장소등등 수많은 요인들에 의해 무궁하게 그 의미가 변합니다. 이것에 대해 수많은 철학자들이 논쟁을 해왔고, 지금도 "환원주의"라 불리는 학파에선 절대적 의미를 지닌 언어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학공식이 그 한 예입니다. 어쩌면 현대물리학의 한계는 몇가지 불변변수(시간t나 길이m)들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혼자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제가 비트겐슈타인을 모를 때 존경하게 된 어떤 분께서 초기 비트겐슈타인의 이론에 기대어 언어가 가리킬 수 있는 한계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언어의 한계... 그것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나 문장이 많은 사람들이 같거나 비슷한 뜻으로 통할 때 만이 언어는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자신만의 경험(영적이거나 물질적인)을 정리할 때는 자신만의 언어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경우는 제외하고 지금처럼 제가 인터넷에서 가장 좋아하는 오유인들을 위해 글을 쓸 때처럼 언어는 서로에게 비슷한 의미를 가질 때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면 "책상"이란 단어에 대해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쓰다"란 문장에 대해 누구나 똑같은 장면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마다 경험한 "책상"과 "일기를 쓰는 행위"는 모두 다릅니다. 어떤 이는 세렝게티초원의 허름한 초가집의 낡은 책상위에 앉아있는 일기를 쓰는 장면을... 어떤 이는 드라마속의 장면을... 어떤 이는 친구 아파트에서 본 부러운 책상을 상상할 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언어의 한계입니다. 의미전달에 있어 한 개인 개인은 과장되어 말하면 저마다의 번역기를 돌려서 해석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왜 종교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인지 눈치 채셨습니까?

영적인 체험 혹은 추상적인 경험에 대해 과연 어떤 말로 그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비슷한 경험을 해보거나 상상력에 의해 간접경험을 많이 해 본 사람에게조차도 그 말, 그 문장이 가진 의미가 100% 완전하게 전달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거의...

그러나, 언어는 대단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미들, 많은 경험들을 전달하고 나누어줍니다. 하나의 언어체계엔 하나의 세계관이 존재합니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한국말에는 다양한 색채의 경험들이 나누어지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푸르스름하다"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또한 간단하지만 멋지게 정갈된 언어의 조합들에 어쩔 땐 전율을 느낄만큼 영감을 받기도 합니다.

잠시 엇길로 나갈 뻔 했는데... 언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고 해도 아마 엄청난 양의 나올 것 같아 종교에 관한 것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위 항목들 중 첫번째 [하나! 누구나 증명가능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라고 쓴 문장 뒤에 단서를 달았지요. 개인의 경험에 관한한 이 전제는 무의미하다고...

바로 "영적인 체험"에 관한 것입니다. 그것은 말로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같은 경험을 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그 말들은 허황된 상상이상 될 수가 없습니다. 많은 고대지혜를 추구하는 신비주의학파는 그 진리의 비밀(secret)을 철저하게 허락된 사람들에게만 전달하는 규칙을 정합니다. 그 이유가 언어의 한계 때문입니다. 말해도 알 수 없기때문에... 그들만의 교리를 따르자면 잘못 전달된 언어는 도리어 우주의 죄악이 되기때문에.. 그들의 교리엔 우주의 유일한 죄악은 타인의 영적인 진보를 막는 것뿐이라고 합니다.

어쨌거나 어떤 한 개인은 명상이나 수련을 통해 끊임없는 영적인 체험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뇌의 작용일 뿐인지... 실제 영의 체험인지는 순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습니다. 과학적으로 아무리 증명하려고 한들 그 영적체험은 현재로서는 개인의 영역으로 남습니다. 그 개인의 영역에선 스승의 중요성이 나타납니다. 자신이 체험한 것이 영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는 쉽게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경험들 속에서 재해석 할 뿐이지요. 신지학(神智學, theosophy)에선 그것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 어떤 해석도 함부로 하지마라]. 그 영적인 체험은 자신이 경험한 그 무엇으로도 그 어떤 말로도 그 의미를 규정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를 합니다. 자신이 경험한 것이 성령의 임함인지, 부처의 강림인지, 유체이탈이나 초능력의 영역인지, 뇌의 숨겨진 능력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가 있을까요?

저는 아직 그 답을 [모릅니다.] 영적인 체험을 반복할 수 있을 정도로 수련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직 뇌의 작용일 뿐이라는 유물론이 진리라는 근거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과거처럼 맹렬하게 찾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야기하다보니 두번째 [둘! 믿음의 대상이 무엇이던 그 대상에 대해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진실된 마음가짐은 "모른다"는 것입니다.]는 단서까지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받아들이기까지 진리에 대한 갈망때문에 얼마나 고단한 나날들을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감을 때까지 참 힘들게 그 화두를 잡고 살았습니다. 어쩌면 부끄럽지만 진리에 대한 포기선언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포기와는 다릅니다. 많은 교리나 과학적 이론들을 가설로 다룰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각도로 살펴볼 수 있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포기라기 보단 새로운 시작이 되는 깨달음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물론 절대진리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내가 아는 한 믿음의 대상에 대해 사람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마음가짐은 "모른다"는 것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가장 진실되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지요...

그러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그런 것들을 인식하는 중심에 "내"가 있다는 것이 데카르트의 깨달음이었겠지요. 유명한 구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문장이 가지고 있는 비논리성을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여러분도 저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 서로의 생각을 어느정도는 공유하게 되고, 그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의식이 당신과 저에게 있다는 것은 확신합니다. 그런 의식의 만남이 기쁨과 슬픔, 선과 악으로 이어지는 것이구요.

(사족으로 저는 영혼이란 말보단 의식이란 말을 더 좋아합니다. 그것은 그 단어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정체를 가장 그럴 듯하게 표현한 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기 가장 쉽기 때문입니다. 의식-무의식의 개념과는 약간 다른 무언가를 바라보는-觀- 주체로서의 의식... 여기에서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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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쉽게 이야기해볼려고 전문적인 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을려고 했습니다만 쓰다보니 필력이 많이 딸립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독교전체를 보자면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느끼듯 진실된 크리스챤들보다 잘못된 쉽고 악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기독교 스스로 정화하지 않으면 언젠가 뭇매를 맞게 될 것은 인류역사가 증명하고 있기때문에 언젠간 정화가 되겠지요. 그리고 그 누구도 맹렬히 모든 인생을 맹신에 바치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을 알기에... 

또한 99%의 진실에 1%의 거짓을 섞은 다른 많은 종교들 때문에 사회전체가 위협을 받고 있고, 사람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가치 "타인 존중"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저는 기독교인들에 대해 그 믿음을 존중하지만, 사회문제에 있어 무관심한 그들의 태도, 다른 믿음에 대한 "배타성"만큼은 반드시 고쳐졌으면 합니다. 그것은 내가 아는 종교에서는 가장 죄악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지않고 어떻게 자신의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까? 타인의 주린 배를 걱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자신의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습니까?

쓰다보니 약간은 삼천포의 느낌도 나고, 자아나 의식, 심리, 인식의 한계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하고 싶지만, 저같은 하수보다 고수들도 많을테고, 댓글이나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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