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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대형참사가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이유.
게시물ID : sisa_5288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슭슭
추천 : 1
조회수 : 66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6/09 01:33:40

어떤 대형 재난 사건이 일어나면 원인규명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이 나오게 됩니다.

여태껏 수많은 사건이 있었고 그때마다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나왔었죠.

하지만 대형재난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사라지지 않았죠.

그 이유는.


재발방지를 위해서 나온 대책은 국민들이.. 우리가 기억하고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는한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계속 그래왔었습니다. 한국의 대형재난 사건 이후 그 뒷처리가 어떻게 되었었는지 기억하시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정부는 삼풍자리에 추모공원, 추모비 건립을 약속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삼풍사고 보상금 마련이라는 이유로 매각되었고 아XXX스타 라는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게 됩니다.

유족들은 반대하였으나 정부는 강행하였고, 유족측은 추모비라도 그 자리에 세워달라고 요구했으나 그것마저 거절(주상복합 건물의 주민들이 반대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정부가 반대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쨌든 두 집단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추모비는 양재 시민의 숲에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현재 삼풍백화점 자리가 어딘지도 기억을 못하게 되었고 양재시민의 숲에 추모비가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 되게 됩니다.

삼풍의 회장은 짧은 징역형 이후 출소해 살다가 사망했고 사장은 출소후 몽골 선교를 다니면서 유족들에 대한 사과가 아닌 하나님에 대한 사과만 하고 있습니다.(이부분에 대해 혹시 틀린게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제가 읽은 기사들에선 그랬었는데 다른 자료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성수대교 사건 이후 성수대교 북단에 추모비가 설치되었습니다. 성수대교 사건에서 돌아가신 여고생의 아버님이 몇년뒤 그 추모비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시는 일이 발생하는데 그때까지 제대로 된 심리 치료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책임자 처벌은 일부만 금고형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씨랜드 사건 이후 대표와 유치원 원장만 징역1년의 처벌을 받는데 그쳤고 씨랜드 대표는 몇년뒤 다시 가건물 형태의 수련원 허가를 신청하고 그것이 통과되어 버젓이 영업을 해왔습니다.(작년쯤 읽은 기사에서 계속 영업하고 있다고 봤고 현재는 취소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현재 영업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확실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영업을 하는 동안도 소방시설 위반이라든지 각종 규제 위반이 있었지만 계속 영업을 해왔다고 합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아현동 가스폭발 사고, 남영호 침몰, 서해 훼리호 침몰 모두

기관사, 선장, 현장소장 같은 책임자만 처벌 받고 그 윗선이 처벌된 예가 거의 없습니다.

남영호, 서해훼리호 사건에서도 해경은 잘못없음으로 결론 지어졌고 그때 나온 재발방지대책등이 과적에 대한 규제, 단속 강화 였는데 세월호 사건이 발생했다는건 참 허탈할 지경입니다.


또한 태안 해병대캠프 사고 이후 해당 캠프를 운영한 리조트 측에서 올해 초 당국에 상호만 바꾼 해병대캠프 영업 허가를 신청했고 그것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통과되었다고 합니다. 진상 규명과 보상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마우나 리조트 참사 또한 보상문제가 약속과 달라 진 부분이 많이 발생했고 이벤트 회사 직원으로 알려진 아르바이트하시던 분에 대해선 보상에 대해서 아예 입을 닫아 버렸다고 합니다.


(위의 사건들과 성격이 약간 다른 사건이지만)용산참사 또한 진상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현재진행형인 사건이 되어 가고 있고 경찰분이 돌아가신 부분 이외에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철거민 분들에 죽음에 대해선 그 누구의 책임 소재도 밝혀진바 없고 사법적으로 진행된 바가 없습니다.


사건 이후. 우리는 그 사후 대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했고 계속해서 기억했어야 합니다.

독일에는 거리 곳곳에 수많은 메모리얼 플레이스가 있다고 합니다. 자신들의 역사에 기록된 재난이나 사건들을 시민들이 잘 볼수 있는곳에 설치하여 누구나 보고 기억하며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니다. 기억을 해야만 바꾸는 과정을 지켜볼수 있고 그것을 지켜 보아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많은 참사들 속에서 기억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을까요? 삼풍자리에서 쫒겨난 추모비.. 제대로된 메모리얼 플레이스 하나 조차 가지지 못한 한국, 옛날이야기라며 회피하는 사람들 속에 우린 한명이 아니었을까요?


우린 기억하고 있는걸까요?

기억하는척 하고 있는 걸까요?

사후에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대해 왜 우린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을까요?

왜 우린 기억할 권리를 가지지 못한걸까요?

왜 정부는, 기득권자들은 우리의 기억할 권리를 빼앗아 간걸까요?


우리는 기억해야할 의무가 있다는데에 지금까지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는 기억할 권리가 있다는걸 놓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는 기억하고 추모하고 잊지 않을 권리가 있슴에도 그것을 빼았겨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같지도 않은 사후처리들을 지켜봐야만 했고 무력감에 지쳐 망각한척 변명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대형참사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우리는 기억할 권리를 되찾아 와야 하지 않을까요? 더이상 무력해 지지 않기 위해. 우린 정부에게 우리의 기억할 권리를 돌려달라고, 제대로된 메모리얼 플레이스, 추모 기념일, 사건에 대한 역사교육등을 돌려달라고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기억하고 항상 떠올리며 되짚어 볼수 있는 권리를 되돌려 받아야만 우린 또 다시 망각하지 않고 기억해서 제대로된 사후 대책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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