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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거짓말을 제일 잘하는 사람
게시물ID : freeboard_7674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빠
추천 : 0
조회수 : 3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6/10 07:40:29
정치인? 변호사? 의사? 셀러리맨?
물론 특별한 직업군이 더 많은 거짓말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구보다 사기를 잘 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나 자신일 것이다.

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거짓말을 약간 병적으로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자기의 감정을 냉정하게 분석하려 노력하는 나에게
마치 식스센스급 반전이 숨어있을 줄이야 생각치도 못했다.

난 스스로의 감정을 가차없이 평가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신체적인 컴플렉스, 트라우마, 성격의 결함, 욕망따위에 대해 숨기지 않고 호불호를 인정한다.
이러한 자기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의 좋은점은 정신적인 성숙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반면, 정신적으로 쉽게 무너질 수가 있는데, 그것은 데미지를 입을 시 정신승리, 현실도피가 어렵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의 경우, 솔직하게 자신을 대하기에 '나는 사소한 것도 못지키는 쓰래기야 ㅜ', '나는 이것밖에 안되ㅜㅜ' 등등의
생각을 필터링 없이 무방비로 얻어맞고 자기혐오에 쉽게 빠진다.

이러한 내게 순간적인 이질감으로 그것이 왔다.

때는 내가 한창 요가의 효과에 빠져 있을 당시였다.
'포풍요가를 해야지'라고 다짐한 것과 달리 이런 저런 이유로 요가를 미루고 있었다.
뭐 평소와 다름없는 무기력한 시간이 지나가는 와중에 문득 나의 핑계를 알아차리고야 말았다.

잠에서 깬지 얼마 안됐으니까 조금 놀다가 하자 -> 음 배고프니까 밥만 먹고 하자 -> 배부르니까 놀다가 하자 -> 배고프니까 밥만 먹고 하자
->내일하면 되지 뭐 ->????????????

'이게 뭐지??  평소와 같은 내 생활패턴이고 별 다를 바 없는 내 일상 생활인데?? 내가 뭐하는 거지??
예전 아이유가 의식의 흐름대로 인터뷰를 하던 기승전영덕대게같은 건가???'

그때 깨달았다.

내가 날 속이고 있던 것이다.
너무 교묘해서 내가 나를 속이는지도 몰랐다. 마치 속이는 사람은 없는데 속고 있는 나 자신만 있는 상황.
죽지도 않았는데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내가 날 속인 기억들.. 그것은 이러했다.

가벼운 걷기 운동을 시작 할 때였다.
날씨가 추우면 추워서, 날씨가 더우면 더워서, 대낮이면 햇볕이 쨍쨍해서 피부 늙음;, 오후엔 사람 많아서, 아침은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서;
정작 때가 되니까 하는 생각이
'이야~ 이렇게 운동하기 좋은 때가 일년중에 진짜 얼마 안되는구나.. 이런식으로 운동하면 일관적이지 못하니까 이거 하면 안되겠다'이다.

맙소사.. 이런 배짱이같은새끼를 봤나;;;

만약 내가 어떠한 일을 행하려고 할 때 그 일을 미루게 된다면 백퍼 스스로에게 설득작업 들어가고 있다고 본다.
이 작업이 무서운게, 내가 내 스르로에게 핑게를 대고 있는데 그게 내 의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마치 마음속의 천사와 악마가 있다.
천사가 바르고 올바른 일을 지시한다면 악마는 반대가 아닌 적절한 핑계를 대고 있는데 그 악마가 바로 나다.;;;

진짜 세상에서 거짓말을 제일 잘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고
내가 나를 속이고 있는데 그걸 내가 모를 정도로 교묘하게 속인다는 것이다;;;;;

내 의지는 정확한 길을 제시하는데 , 못간다고 핑게를 대고 있는 것이 나야;;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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