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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에 관한 유시민의 생각
게시물ID : gomin_1120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곡길계
추천 : 9/5
조회수 : 627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4/06/14 05:00:44
2002년에 출판된 그의 책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돌베개)에서 한국인권뉴스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서민, 성노동자 인권과 관련된 그의 성거래(성매매) 생각 부분을 찾아 봤다. 다음은 이를 유시민 장관과의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심은경 기자) 요즘 말이 많은 ‘성매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유시민 장관) 성매매는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거래 가운데 하나죠. 물론, 미성년자 경우나 인신매매, 강요된 매춘은 형법상의 범죄로 규정하는 게 당연하지만, 성인들의 자발적인 성매매는 성인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다른 거래행위와 근본적으로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어요.

(심) 의외군요.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유) 그러죠. 성매매는 다른 누군가의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아요. 만약 남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으면서 해당 여성의 건강만을 해치는 행위도 범죄로 다스린다면.. (흠..) 

(심) 예를 들면요..
(유) 이 논리라면, 국가는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뚱뚱한 중년 남자들이나 골다공증과 빈혈 등 각종 질병을 초래할 위험에 대한 의사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여성들도 처벌해야 하는 거죠. 심지어는 충치가 있는 어린이한테 막대사탕을 파는 구멍가게 아저씨도 잡아 가두어야 할지 모르고요. 줄담배를 피우는 골초나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주당들 역시 징벌의 대상이 되어 마땅하단 말입니다. 

(심) 그렇다면 성매매는 범죄가 될 수 없다는 말씀인데..
(유) 법집행상 실효성도 큰 문제죠. 법률적 금지와 처벌을 통해서 성매매를 근절하는 데 성공한 나라는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어요.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매춘은 스파이와 더불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 가운데 하나거든요. 성매매의 역사는 인류문명의 역사만큼이나 유구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심) 그래도 도덕적으로 나쁜 일이니 강제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유) 답답한 분들이죠. 시장을 법률로 규제하면 암시장이 생기는 걸 모르시는 모양인데.. 아니 누가 먹고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몸을 팔겠어요? 이런 점에서 모든 매춘은 사회적으로 강요된 것이예요. 

(심) 개인적인 선택이라기보다 사회적인 문제라는 말씀이군요. 그래도 성매매 특별법은  입법취지는 좋다고 하잖아요. 
(유) 그래요. 성매매에 대한 포괄적 금지는 성매매를 막으려는 좋은 취지에 입각한 정책입니다. 문제는 이런 정책은 목표를 이루지도 못하려니와 더 심각한 부작용만 일으킨다는 거지요.  

(심) 어떤 부작용 말씀인가요?
(유) 성매매 불법화는 '섹스시장' 전체를 암시장으로 만들어 버리죠. 암시장에서는 '리스크 프리미엄'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올라가고요. 아무나 암시장에 상품을 공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급조직이 생기거든요. 또 불법적인 거래를 하기 때문에 이런 조직은 범죄조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심) 음성적인 성거래의 위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유) 그렇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매춘여성들은 범죄조직이 만드는 먹이사슬의 맨 밑바닥에 편입됩니다. 나락에 빠진 매춘여성을 도울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어지죠. 결론적으로 말해서 성매매에 대한 포괄적 금지는 매춘 서비스의 가격을 올리고 매춘여성의 지위를 떨어뜨림으로써 암시장 매춘 알선조직과 그 조직원들의 이익을 키워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합니다. 

(심) 종합적으로 정리해주시지요.   
(유) 저는 성매매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하자는 겁니다. 이 문제를 뿌리부터 드러내놓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과연 돈을 받고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범죄로 취급하는 것이 옳은지는 의문스럽다는 겁니다. '몸을 판다'는 것, 이것은 많은 경우 생존의 벼랑에 몰린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내리는 심각한 실존적 결단인 동시에 나름의 손익계산에 입각한 경제적 선택인데, 법률적 금지조치로는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을 줄일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여기부턴 2004년 경에 김어준과의 인터뷰 중 발췌했습니다.


김 : 원조교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 : 일반적 시각에 동의한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어른들끼리 하는 거랑은 다르죠.


김 : 스스로 주장하시는 자유주의자가? 물론 꼭 원조교제를 찬성하거나 허용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유 : 성인식 매매춘은 유럽식 해법이 옳다고 보는데, 그냥 성인들끼리 매매춘 하는 것은 국가가 별로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매매춘이 기업화하는 것. 다른 사람의 매매춘 행위를 통해 영업적 이득을 취하는 것. 알선, 장소제공, 아, 장소제공은 엠헌 여관주인들 걸린다던데. 하여튼 매춘을 비즈니스로 하는 것은 규제 정도가 아니라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


김 : 자영업은 괜찮나.


유 : 그렇죠. 사회적 비용을 볼 때, 단속도 어렵고. 단속에 따른 비용도 어렵고. 성인이 성적 결정권갖고 하는 건 자유니까. 합법화는 안되겠지만, 눈감을 수는 있다고 본다.


김 : 그런데 포주가 소위 고용해서 비즈니스로 하는 것은.


유 : 엄하게 처벌해야지.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


김 : 실질적으로 자영업자가 현실 기반으로 하는 걸 보면, 자영업자와 업주의 비즈니스 경계가 모호하지 않나.


유 : 안 모호해요.


김 : 만약 혼자 하다가 중간에 연결하는 친구들에게 걸어놓고 하면, 자영업인지 비즈니스인지.


유 : 하하. 그래도 알죠.


김 : 하여간 장사해서는 안 된다?


유 : 예. 왜나면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실존적 결정이라고 보는데. 굉장히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한 면이 강해요. 당사자 입장에서 사실상 막을 수도 없죠. 인터넷 채팅 통해서 만나서 하는 걸 컴퓨터 통신망 통해 감시할 수도 없고. 기술적 통제나 점점은 어려운 조건이므로, 옳다 그르다 떠나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 거예요. 그러나 기업 조직 형식은 얼마든지 단속 적발이 가능하지.


김 : 타인에게 피해 안 주는 성적 자기결정권 가진 성인이 하는 걸 국가가 막는다고 해서, 안된다고 할수는 없고?


유 : 굳이 막을 필요가 없다는 거지. 막는 비용과 효과 감안할 때 비효울적이라고 보는 거지.


김 : 기업이 안 되는 이유는? 개인 자기결정권은 모르지만.


유 : 개인이 할 경우 피해자 측면이 있다. 마약사범과 마찬가지다. 달리 선택 여지가 없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매매춘에 종사할 때 개인성향의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주관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볼수 있지.


김 : 자기가 즐겁다면?


유 : 즐겁냐 안 즐겁냐로 물어보고 규제할수 없죠. 그건 그런 점을 인정해줘야지. 그러나 기업은 영리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곤궁한 처지 이용하는 거니까 일단 도덕적으로 나쁘지.


김 : 음 선수들이 이용당하는 거니까. 그럼 자발적 의지로 선택했다면? 


유 :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보지. 조직적으로 이용해서 영업 이익 취하는 것 아니냐.


김 : 모든 사업이 마찬가지지. 자발성 없고 소수 피해자라면 말 되지만, 만약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라면.


유 : 그러나 룸쌀롱이라고 해서 좋아서 한다는 증거가 어딨냐. 수학식으로 정리가 아니라 공리이다. 아프로오리하게. 논증하지 않는 거거든. 저는 그렇게 봐야 한다고 봐요. 논증할 필요 없이 누구도 사회적 조건, 생존의 조건이 강요되지 않는다면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선험적인 참명제로 시작하고 보자는 거죠.


김 : 그렇게 봐선 안되죠. 살아있는 사람의 문제이니까. 논리 이전에.


유 : 만약 인간은 이기적 존재이다 한다 해도, 물론 이타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선험적으로 논리 구축할 때, 그건 결국은 가치판단의 문제이기도 한데, 그렇게 인정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동유럽 국가에서 여성들이 집단 매매춘에 안 나서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가 딱 한군데가 있는데 동독이에요. 서독의 사회보장 제도가 이식됐으니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집단적으로, 특히 폴란드 체코처럼 되지는 않았지. 다른 동유럽 국가들은 전부 매춘관광 지역화 됐어요. 프라하, 브다페스트, 다 소위 다운타운은 다 그래.


김 : 생존 문제일 경우고. 개인적 문제는 눈감아 줘야 하고?


유 : 모든 매매춘은 사회적으로 강요된 것이다. 사회적 조건에 강제되지 않았다면 누구도 성매매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명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김 : 여성들의 성적 자발성을 너무 부인하는 거 아니냐. 좋아서 하고 돈까지 번다면.


유 : 그러니까 굳이 제3자에게 피해 안 준다면 국가에서 규제할 필요 없다고 본다.




세줄요약:  성매매는 성인남녀간의 합의된 섹스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수 있더라도, 법적으로 규제하는건 불필요하다.  
              성매매 하는 사람들을 혐오하는건 본인의 자유, 하지만 사회적으로 법적인 처벌을 하는건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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