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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조 간부 출신의 노예근성
게시물ID : sisa_5352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6
조회수 : 831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7/09 11:57:37
요즘 자주 뵙는 분 중에 모 자동차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이 있습니다.
노조활동을 하다 부당해고를 당해 소송을 진행 중인 분입니다.

뉴스를 보다가 원화 강세로 인해 대기업들이 어렵다는 얘기며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얘기며... 여러 얘기들이 나오길래
자리에 있던 분 중 어떤 분께서
대기업들은 그 많은 돈 벌어서 다 어디다 쓰고 맨날 서민들만 때려 잡느냐고 하자
노조 간부 출신께서 참 한심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도 대기업들이 고용을 해 주니까 우리나라가 이만큼 먹고 사는 거다.
대기업 없어봐라. 예를 들어 삼성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경제가 무너지는 거다.

참 답답하고 한심해서 대꾸를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셨는지 또 일장 훈계를 하시더군요.

대기업에 딸린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줄 아느냐?
대기업에서 자동차를 만들어주니까 그 밑에 부품 기업들도 먹고 사는거다.
그러니 대기업에 감사해야 한다.
뭣도 모르는 것들이 대기업이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삼성이 없어져 봐라. 우리나라 바로 망하는 거다.

전형적인 낙수효과 이론 신봉자였습니다.
듣다듣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제가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편의상 그 분을 '간부', 저를 '글로'라고 적겠습니다.

글로 :
삼성이 무너져도 우리나라는 끄떡 없습니다.
대기업 없어도 우리나라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 없습니다.

간부 :
무슨 소리냐?
삼성이 우리나라에서 몇명을 먹여 살리는데,
대기업 없어봐라. 수출은 누가 하고 돈은 누가 벌어 오느냐.

글로 :
대기업이 없으면 중소기업들이 수출하면 됩니다.
우리나라에 수출 중소기업들 많습니다.

간부 :
그거야 대기업들이 제품을 만들어주니까 그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도 수출을 하는거지.
현대자동차가 없는데, 외국에서 누가 현대자동차 부품을 사 주겠냐.

글로 :
현대자동차가 없는데 현대자동차 부품을 만들 이유가 없죠.
토요타나 벤츠 부품 만들어서 팔면 되는 겁니다.

간부 :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안 만드는데, 누가 자동차 부품을 사겠냐.
대기업이 자동차를 만들어 주니까 중소기업 부품을 사 주는 거다.

글로 :
우리나라에 기술력으로 인정 받은 중소기업들 많습니다.
그 회사들 대기업에 납품 안 하고 수출만으로도 잘 먹고 잘 삽니다.

간부 :
그런 기업도 일부 있겠지.
하지만 대기업에 고용된 사람들 숫자를 생각해봐라.
대기업이 망하면 그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되느냐.
실업자가 넘쳐날텐데...
그사람들을 중소기업에서 무슨수로 다 감당하느냐.
우리나라 바로 망하는거다.

글로 :
전체 고용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2013년 기준으로 16% 겨우 넘겼습니다.
그나마도 그 중 25%는 비정규직이구요...
나머지 84%는 중소기업에서 고용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죄다 다 망해도 실업자 비율은 16%가 된다는 얘깁니다.
그런 마당에 삼성이 무너지면 국가가 흔들린다뇨.
삼성이 무너져도 우리나라는 끄떡 없습니다.

간부 :
대기업이 망하면 그 밑에 중소기업들은 멀쩡할 것 같냐.
대기업이 무너지면 중소기업 중에 살아남을 기업 하나도 없다.

글로 :
그러니까 하루빨리 대기업을 해체하고 경제구조를 다시 짜야 하는 겁니다.
지나치게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경제구조를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심으로 짜야 하는 겁니다.

간부 :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 얘기냐.
대기업이 없으면 수출은 누가 하냐.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할 수 있을 것 같냐.
현실적으로 생각해봐라.
잘 모르면서 함부로 떠들지 마라.
(이 분은 '현실적으로'라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셨습니다.
자기가 나이도 많고 사회 경험도 많으니 내가 얘기하는 건 현실적으로 맞는 얘기고
너는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으니 니가 얘기하는 건 이상론일 뿐이다 라는 얘기지요)

글로 :
저 경영학 부전공입니다.
경제학 공부도 충분히 했구요, 성적도 좋았습니다.

간부 :
............ 그러니까... 현실적으로는 그게 힘들다니까.

글로 :
뭐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얘깁니까?
근거를 가지고 말씀하십시오.
선생님의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현실적이라고 하지 마시고,
그 생각이 현실적이라는 근거를 말씀하십시오.
저는 근거를 가지고 말씀 드리는데, 선생님은 근거도 없이 현실적이지 않다고만 하시니
대화가 될 수가 없지요. 자꾸 현실적이란 말씀만 하지 마시고 근거를 가지고 오세요.

간부 :
하여간 젊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막 떠든다니까.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없앤다는게 가능한 얘기야?

글로 :
그러니까 현실적으로 대기업을 없앨 수 없는 근거를 가지고 오시라니까요.
저는 대기업의 고용율이 16%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대기업을 해체하더라도 국가 경제가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제 주장을 부정하시는 근거를 말씀해 주세요.

간부 :
그러니까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글로 :
그러니까 선생님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시는 근거를 말씀해보시라니까요.
인터넷 검색이라도 해보세요.

간부 :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내는게 뭐냐.
자동차, 반도체 이런 거 아니냐.
이런 걸 중소기업에서 만들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나마 대기업들이 이런 걸 만들어 주니까 우리나라가 수출도 하는 거다.

글로 :
그렇게 따지면 자동차 안 만드는 브라질이 우리보다 GDP가 높은 건 어떻게 설명하실래요?
브라질이 7위, 우리나라가 14위입니다.

간부 :
그나라는 자원이 많잖아.

글로 :
우리나라도 자원 많아요.

간부 :
우리나라에 무슨 자원이 있나? 석유가 나길 하나? 뭐가 나나?

글로 :
브라질도 석유 안 납니다.

간부 :
그 나라는 농업국가잖아

글로 :
브라질은 농업 생산물 수출해서 경제대국이 된게 아닙니다.
물론 농업 생산물 수출을 많이 하긴 하지만
브라질 경제를 이끄는 건 제조업입니다.
자동차도 안 만들고 반도체도 안 만드는 브라질이
자동차도 만들고 반도체도 만드는 우리나라보다 GDP가 높은 이유를 설명해 보시죠.

간부 :
........ 그러니까.... 그 나라는 그 나라의 사정이 있는 거고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있는 거야.
대기업을 해체한다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글로 :
불가능할 건 뭡니까?
가능합니다.
당장 불안하고 힘들더라도 더 늦기 전에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대기업들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그 많은 돈 벌어서 뭐 하는지 모르겠네요.

간부 :
요즘 불황때문에 적자가 많이 나잖아.
대기업 힘든 건 이해해줘 야 돼.

글로 :
말씀을 하실 땐 근거를 좀 갖고 말씀해주세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입니다.
그것도 무려 27개월 째 흑자입니다.
4월달에 71억 달러 흑자 기록했습니다.
원화로 따지면 7조가 넘는 돈입니다.
그돈 다 어디다 뒀을까요?

간부 :
투자를 하잖아.
시설이나 설비 투자도 하고 고용도 하고...

글로 :
대기업 고용율이 16% 밖에 안 된다니까요.
그나마도 최근엔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고용을 안 한다는 얘깁니다.

간부 :
........ 그러니까.... 대기업이 요새 불황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거지.

글로 :
경상수지 흑자라구요.
대기업이 힘들 이유가 없다니까요.
대기업들이 그 돈 벌어서 어디다 쓰는지 아십니까?
선생님 말씀처럼 시설이나 설비 투자하겠다고 땅을 삽니다.
무슨무슨 연구소, 센터 이런 거 만들겠다고 땅을 삽니다.

간부 :
땅이라도 사면 그 돈이 시장에 풀리잖아.

글로 :
당장 생각하면 그렇죠.
그런데, 대기업들은 그 땅에 울타리 쳐놓고 자재 쌓아놓고 그냥 몇년 묵힙니다.
뭐 만드는 척만 하는 거죠.
그러다가 그동네 땅값 오르면 비싸게 팔아 먹습니다.
땅 산다고 1억 써놓고 나중에 2억 벌어 가니까
시장에 돈이 풀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시장돈을 대기업이 다 가져가 버리는 겁니다.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은 마무리를 못하고 대화를 마쳤습니다.
법적으로 정해진 정당한 노조활동을 하다가 부당해고라는 대기업의 횡포를 당했으면서도
대기업에 의한 낙수효과를 신봉하시는 분을 보고 있자니...
참 답답~~~했습니다.
오늘은 그 분과 다시 한 번 차분히 얘기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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