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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의)안녕하세요. 이곳은. 트와일라잇. 시티. -3화. 기계소녀3-
게시물ID : cyphers_901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3
조회수 : 1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7/23 08:32:53
  레이튼 본인만 모르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레이튼에겐 호구 기질이 있다. 그것도 호구중에서도 상호구.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레이튼과 짧게나마 대화를 한 사람은 있어도 -물론 그마저도 레이튼의 공격적인 대답에 짧게 끝난다.- 그에게 부탁을 한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이 말을 왜 하느냐고?

  [출력감소. 에너지 코어의 에너지 전력이 30% 미만입니다. 자체수복 및 자가발전이 불가능합니….]
  "아, 알았어 이 기계 아가씨야! 내가 알아서 다 해줄테니 저기 가만히 앉아서 콜라라도 좀 홀짝이고 있어!"
  [알겠습니다.]

  지금도 그 호구짓을 하고있으니 그렇지.
  레이튼은 아돌프 박사가 쓴 책의 내용대로 충전 포트를 만드는 중이다. 레이튼의 예상과는 달리 정말로 쉬웠다. 정말, 차량 정비공인 자신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웠다. 다만….

  "더럽게 많아…."

  문제는, 이 충전 포트를 조립할 때 쓰이는 핵심 부품 하나 하나를 -핵심부품이라 해봐야 구리가 아닌 은으로 된 전선과 삼발이같은 금속 부품이 전부지만.- 일일이 만드는 방법을 쉽게 모은 것일 뿐인지라 시간은 무척이나 오래 걸렸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은이 비쌌다.

  "제기랄! 이거 전부 다 청구할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당연한 것을 마치 협박하듯이 하시는 군요.]
  "뭐 임마? 아니 잠깐만. 너 누가 내 체스터 버거 먹어도 좋다고 했어!"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감사! 그 햄버거에서 입 안떼? 으아악! 젠장, 이미 한입 먹었잖아! 제기랄 너 먹어라, 먹어!"
  [감사합니다.]
  "젠장! 말이나 못하면!"

  정말이지, 마치 자신의 집에서 행동하듯 행동하는 트릭시의 행동이 무척이나 뻔뻔하다고 느끼는 레이튼이었지만 그는 제대로 된 불평조차 하지 않고 일에 집중했다. 그의 가장 큰 목표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 작업을 끝내서 트릭시를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내쫒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연합의 다른 사이퍼 분들께선 연합 숙소에서 지내시던데, 레이튼 님께서는 그곳에서 지내시지 않는것인지요?]
  "내가 거길 왜 가! 그리고 말 걸지마! 바빠!"
  [알겠습니다. 그리고 체스터 버거와 함께 체스터 피자라고 쓰인 피자 박스에 담긴 피자를 몇 개 섭취하고자 합니다.]
  "그건 안 돼. 그거 먹으면 정말 내쫒을…!"
  [감사합니다.]
  "감사하지마! 제발 감사하지마! 그거 내 저녁…제기랄! 또 먹었냐?! 이 도둑고양이 같은 아가씨야, 너무하지도 않니?!"
  [감사합니다.]
  "감사하지 말라니까!!"

  레이튼은 오늘 안에 이 작업을 끝내고자 마음먹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이다.

-

  눈을 떠보니 레이튼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자신이 어째서 자신의 방에서 이 기계 아가씨와 한방에서 함께 잠을 자고 있었던 것 -말이 한방에서 자는거지, 솔직히 말해서 트릭시는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레이튼은 대충 바닥에 뉘여져 있었다.- 일까? 잠에서 이제 막 깨어난 탓에 정신이 멍한 레이튼이 오른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관자놀이를 덮으며 중얼거렸다.

  "제기랄. 제우스가 헤파이토스에게 도끼로 머리를 찍어달라고 한 이유가 다 있었군. 머리가 아주 터져버릴 것 같아…."

  레이튼은 마른 세수로 아주 약간이나마 정신을 차린 후 주변을 살폈다. 탄 냄새가 났다.

  "어?"

  그리고 그제서야 어제 레이튼이 겪은 일이 떠올랐다.
  바로 전날. 갑작스럽게 차고의 한쪽 벽면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불타는 벽은 이내 무너지기 시작했고 화염 능력자의 감정 폭발로 인한 폭발로 레이튼의 차고는 완전히 날아갔다. 레이튼은 그 폭발에 휩싸이기 직전, 무언가에 의해 뒷목의 옷깃을 잡혀 끌려갔던 것 또한 기억해냈다…. 아, 몇가지 특이사항이 있다면…. 열기가 느껴지기 바로 직전, 어디선가 "즈큐우우우우웅-!!"이라는 인과관계조차 불명확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는 것과 주변에 벽돌 보도블록을 뚫고 식물이 자라났다는 점.

  [….]

  트릭시는 그 특유의 멀뚱한 표정으로 슬픔을 그려내며 불쾌한 제목의 접두어만 조금 남은 책자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차고가 날아갔으니 애써 만들어낸 부품이 녹거나 폭발에 휩싸여 사라진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고 말이다.

  "…힘 내라 트릭시. 너, 그래도 공성전 참가 수당은 받을거 아니냐. 그걸로 먹을거라도 먹으면서 아돌프 박사라는 작자가 올때까지 기다리면 되는거지. 안그래?"
  [….]

  트릭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괜히 머쓱해진 레이튼은 트릭시의 등을 손바닥으로 살짝 치며 격려했다.

  "힘 내! 앞으로 살 날도 많은 아가씨가 왜 이렇게 기운이없어!"

  파지지직!

  이런! 나도 모르게 전기를 방출했….
  조건반사. 공성전에서의 일상이 빚어낸 후천적 본능이 트릭시의 전신을 감쌌다. 비록 약한 전류이기는 했지만, 기계인 트릭시가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는 알 수가 없다.

  "이런 젠장! 괘, 괜찮냐 트릭시?!"
  [….]
  "제길! 왜 하필 거기서 전기가 튀어나와서…!! 얌마! 괜찮냐고! 안 괜찮으면 연합 쪽에라도 너 데려가게!"
  [이전의 전류가 전신에 흐르면서 에너지가 충전됨을 확인.]
  "뭐?"

  트릭시는 그 특유의 멍한 표정으로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뭐?! 야, 임마! 너 그게 무슨…! 얌마! 왜 못 듣는 척을 해! 야 이 아가씨야! 야! 야!!"

  …몇 번이나 말해서 미안하지만, 레이튼은 호구다. 그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그리고, 트릭시는 부탁을 하고 있다. 그는 아마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확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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