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약 두 시간 이전으로 돌려보도록 하자.
"트릭시이이이!!"
[네. 부르셨습니까?]
"너…너 내 피자를!!"
[네. 제가 섭취하였습니다만?]
그 말에 레이튼은 전자기를 방출하며 외쳤다.
"그거 내가 먹을 거라고 말했지! 넌 왜 내 체스터 피자를 먹지 못해서 안달이 난거냐!!"
[전 이제 막 팔의 상처를 치료했을 뿐이니 추가적인 에너지 보급을 이루어야….]
"웃기지 마! 그럼 저기 구석에 처박힌 네 예비 배터리는 뭔데!!"
[….]
트릭시는 대답을 하는 대신, 밖으로 도망쳤다.
"저, 저…!! 너 거기 안 서!"
안 선다. 지금 레이튼의 표정은 마치 "난 너를 지옥으로 데려갈 삼도천의 뱃사공일세. 지옥에 온걸 환영할 수 있도록 자네의 목숨을 지금 이 자리에서 거두어주겠네."라고 하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너 지금 안 서면 체스터 피자 안 사온다!!"
[오류 발생.]
"이 자식아!!"
하기사. 그 말은 레이튼이 생각해도 지킬 자신이 없는 말이었으니 트릭시를 멈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젠장! 잡히면 엉덩이 맞을 줄 알아!"
[나이오비 양께 제가 당한 일들을 빠짐없이 목격하여, 그것을 영상화하여 나이오비님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해!"
[나이오비 양께 일러바칠 생각입니다.]
"제기랄! 더럽게도 쉽군! 그럼 엉덩인 때리지 않고, 어딜 때릴까!"
[…머리는 안 됩니다.]
"등짝?"
[조금 낫군요. 만약에 제가 잡힌다면 등이나 몇대 때리고 말아주시길.]
"오케이, 거기 똑바로 서 있어. 그 넓은 등짝을 아주…. 아니다. 취소. 넓은 등짝이 아니라 그 좁은 등짝에 손자국을 남겨주마!!"
[해볼테면 해보시길.]
그렇게 5분여 정도의 추적이 지나고…결국 레이튼은 지쳐서 헥헥대며 트릭시에게 간청했다.
"제, 제발…제발 한대만 때려보자…."
[싫습니다.]
"하, 한대만…. 아프게 안 할게…."
[싫습니다.]
"피자 사줄게!"
[…시, 싫습니다.]
"다섯 판!"
[…….]
트릭시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 「호구중지 상호구(虎口中之 上虎口, 작가라는 새x가 폼잡으려고 한자좀 몇자 끄적여놓기는 했지만 그 뜻은 단순하게 호구중의 상 호구라는 뜻.)」레이튼에게 맞아봤자 별로 아프지는 않다. 트릭시 자신을 여자라고 생각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레이튼의 목숨을 위협하기에 어쩔 수 없이 대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레이튼이 자신을 아프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몇분간 트릭시가 레이튼에게 행한 도발행위는 레이튼으로 하여금 강력한 분노를 자아냈을 수도 있으니…. 섣불리 맞겠다고 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후학…. 하악…. 허억…. 흐악…. 제, 제발 한 대만…. 제발…."
[…싫습니다.]
"아오오오!!"
뭔지 모를 불쾌함에 자기도 모르게 거절해버린 트릭시였다.
-
"오냐, 이 전자계집아! 오늘부로 아돌프 박사는 네 제삿밥을 먹게 될거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할 테면 해 보십시오.]
"내가 못 할줄 알아?! 한다고! 해!"
못한다. 레이튼은 호구니까.
"으아아아! 제발 잡혀라!! 제발!"
[비웃음 시스템 가동.]
"뭐 임마?!"
[하하.]
"너, 너 이런 잔망스런…!!"
그리고 그런 둘을 바라보고 있는 누구인지 무척이나 뻔한 그림자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