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브금有]소소하게 재밌던 공방일화 - 하늘을 달리다
게시물ID : cyphers_916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리집열쇠
추천 : 1
조회수 : 25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05 19:17:45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xztA5




예능 오더.
지금껏 수많은 예능 파티를 승리와 재미로 이끌어 온 내게 스스로 붙인 별칭이다.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예능을 설계해 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예능팟을 짠다는 건 상상 외로 까다로운 일이다.
지면서 못웃기는 게 하책, 지면서 웃기는 게 중책, 이기면서 웃기는 게 상책이라는 촉의 지략가 방통의 말처럼 재미와 승리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기 위해선 팀원들의 캐릭별 실력, 포지셔닝, 유틸성, 파티의 테마 등 생각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지략보다도 한타를 그렇게 설계해보라는 파티원들의 야유를 견뎌내는 멘탈과, 적군과 전체 채팅을 주고받으며 전장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노는 카리스마,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대처 가능한 순발력이야말로 예능 오더가 가져야 할 최대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소개하는 일화는 이 모든 것들이 적절히 어우러진, 한 마디로 말해 포텐 터지는 날의 이야기이다.

5인 예능을 즐기던 중 한 명이 이젠 꿈나라로 갈 시간이라며 작별을 고했고 우리는 그가 인사를 끝마치기도 전에 파티 추방으로 따뜻하게 보내주었다.
5인이었던 파티가 4인이 되고 더 이상 초대할 사람도 없자 팀 내에선 이젠 예능을 그만두어야 하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아까도 말했듯 예능 오더의 최대 덕목 중 하나는 카리스마. 불안에 빠진 팀원들을 독려하며 말한 "우리랑 매칭된 공방인에게 즉석에서 예능셀렉을 요구하면 된다"라는 나의 역설에 파티는 안정을 되찾았고 모종의 계획을 세운 후 F7을 눌러 일반전에 입장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매칭이 되었다. 우리는 계획에 따라 각자 로라스, 트리비아, 카를로스, 빅터를 셀렉했다.
그리고 나는 나머지 한 사람을 향해 파란 글씨로 육상캐 중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하는 레나를 셀렉하라며 옛 애인을 찾아헤메는 카인처럼 부르짖었으나 그는 소화기관계의 마지막 운동 과정에 정신을 쏟고 있었는지 캐릭터 표시창에 노란 물음표를 띄우며 셀렉 시간을 마무리했다.
아쉽지만 할 수 없다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기다린 로딩창에선 물음표가 까미유로 바뀌었고, 잠시간의 시간이 흐른 후 우리는 [로라스/트리비아/카를로스/빅터/까미유 VS 카를로스/4원거리]라는 조합과 함께 전장으로 소환되었다.

정석적인 비행파티는 특유의 기동력을 이용한 초반립 독점으로 렙차를 올린다.
하지만 점프기어를 타고 내려온 우리는 아무도 궁이나 윈드러너를 쓰지 않고 침착하게 걸어가 립을 정리했다.
우리들의 화려한 초반 성장을 기대한 까미유는 "뭐야 이거;;"라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으나 이내 침착하게 립을 먹었다.
잠시간의 초반 대치 후 우리 팀 1번 타워 시야 내에 적팀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우리는 계획에 따라 적팀의 1번 타워에 맹공을 퍼부었다. 조금씩 들어오는 코인과 함께 머금은 웃음은 까미유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을 것이다.

잠시 후 적팀의 1번 타워가 부숴졌고 그와 동시에 우리팀의 1번 타워 역시 부숴졌다.
지금이었다. 계획에 최적인 때는 지금이었다.
내가 외쳤다.

"뛰어!!!"

나는 드래곤-!!!을 외치며, 트리비아는 힘찬 기합을 외치며, 바람돌이들은 각각 높이높이~와 날아올라!를 외치며,
우리 넷은 공중에 떠 있었다.
그 때 까미유가 지었을 표정을 나는 모른다. 아마 당황했으리라. 그러나 우리의 입가엔 그의 당혹감을 덮고도 남을 예능감이 드리워져 있었다.
가장 먼저 찍은 것은 나였다.
그들의 후퇴로를 정확히 조준하고, 좌클릭.
굉음과 함께, 두 명이 날아갔다. 찰나의 정적. 그리고 퍼붓는 맹공. 아니, 퍼부으려던 맹공.
하지만 그것은 붉은 박쥐 날개에 쓸려 사라졌다. 살아있는 적은 셋, 그리고 다운된 적도 셋.
일어서는 적군. 흰 빛의 기상무적. 하지만-

"무사 안착!"

그리고 이어지는-

"싸이클론!!"
"허리케인 블래스터!!"

작전이 먹혀들었다!

홀로 살아남은 엘리의 별똥별에 잠시 주춤한 우리였지만, 이내 발 밑에 그려진 파란 원과 초록색 밝은 빛은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고,
잔반처리 전문 카를로스의 백라이징 제트킥 콤보로 35분 립이 리젠되기 전 5전광을 기록하며 전방타워 전부를 가져감과 동시에 엄청난 렙차를 벌렸다.
그와 함께 전장에 울려퍼지는 열 명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은 예능 오더로서의 자부심을 고취시켰다.

현재 이 전략은 당시 파티원 중 한 명의 클랜에서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