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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왜 수학을 가르치는가? 4부 (완결)
게시물ID : science_397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학자
추천 : 10
조회수 : 104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09 00:35:25


드디어 왜 수학을 가르치는가 연재글을 마무리 할 시점까지 왔군요.

이번 편은 그림도 안 넣고, 글만 죽죽 써댈꺼라 1~3편보다는 재미도 없고, 읽기도 좀 힘들거에요.

더구나 1~3부에서 국 내/외 수학사 내용을 다뤘던 것과 다르게, 교육과정 이야기만 잔뜩 할거라 더할 거구요.(그래서 최대한 간결하게 쓰려 노력했습니다만서도...)



하지만 이 일련의 글의 핵심 내용이 이번 편에 다 담겨 있습니다.

다소 인내심을 갖고 읽어보시면, 보람을 느끼실거에요.



1~3부 내용을 안 읽어 보신 분들은, 시간이 없으시다면 결론 부분만 보셔도 좋습니다만,(이 글의 말미에서 1~3부 내용과 합쳐서 전체 내용을 요약하고 결론을 내릴겁니다.)

당신을 위해서 12시간 넘는 시간을 들여 이 글들을 쓴 제 정성을 봐서라도, 한 번 쯤은 아래 글들을 정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학교는 왜 수학을 가르치는가? 1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17690&s_no=917690&kind=search&search_table_name=humorbest&page=1&keyfield=subject&keyword=%EC%88%98%ED%95%99

2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21767&s_no=921767&kind=search&search_table_name=humorbest&page=1&keyfield=subject&keyword=%EC%88%98%ED%95%99

3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924811&s_no=924811&kind=search&search_table_name=humorbest&page=1&keyfield=subject&keyword=%EC%88%98%ED%95%99


자 그럼 시작합니다.



지난 시간에 해방직후 까지 다뤘는데, 적은 줄 알았던 내용이 글을 고치다가 지웠는지 안보이네요 -.-;;

광복 직후부터 다시 다루되, 그 이후 부분은 간단히 다루고 지금의 교육과정으로 넘어와서 다루도록 할게요.



광복 직후, 우리는 당연히 일제 강점기 것을 사용하지 않으려 합니다만, 우리 고유의 교육법이나 교육과정이 없었기에

북한은 소련, 남한은 미국의 교육을 그대로 배껴옵니다. (만 북한 쪽은 제가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더 적을 수가 없고, 남한쪽만 다루겠습니다.)



1946년 3월 일단 학교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수학 내용만을 선정하여(지금의 교육과정처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떻게 가르쳐라가 아니라, 이런이런 내용을 다뤄라 하고 죽 목록만 나열해놓은, 그래서 이 시기를 '교수요목기'라고도 부릅니다.) 문서를 반들고 배포합니다.

이 시기는 시간적 여유 없이 성급하게 이것저것 제정하다보니,

사실상 일제시대 때 가르쳤던 내용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교사의 역량에 따다 가르치는 수준이 천양지차였으며 (굵직 굵직한 것만 정해줬기에...)

심지어 교과서도 맞춤법이 틀린 문장도 군데군데 있고, 교과서 쪽수에 비해 다루는 양과 범위가 상당히 많았으며, 각각의 개념 설명도 지금과 비교할때 풍부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교과서 구성도 지금과 달라서 지금은 수와 연산, 문자와 식, 함수 등등으로 분리해서 가르치는것과 다르게

수,문자식,방정식,부등식,그래프 등을 하나의 단원에서 함께 다루고 있었습니다.

또 지금과 다른 특징이 있다면 수학 용어에 대해 한글과 한자 표현을 병기한 경우가 많았고, 순 우리말로 표현한 용어도 많다는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평행사변형을 그때 당시엔, 平行四邊形[평행사변형], 나란한4각형, 平行四角形[평행사각형], 나란히꼴, 平行形 등으로 표현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명칭도 산수가 아니라 셈본(수를 세다 할 때 그 셈이요)이었다네요.



아무튼, 이 시기를 간단히 말하자면 일제 강점기 때와 다를바 없이 총체적으로 엉망이었고, 곧 6ㆍ25가 터지는 바람에 엎친데 덮친격이었습니다.

전쟁으로 이를 어쩌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고쳐서 쓰다가,

1953년 각계의 권위자들을 모아 교육과정 전체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1955년 드디어 교육과정(제 1차 교육과정)을 공포합니다.



앞서도 말했다시피 광복 이후 우리의 교육은 미국의 교육을 그대로 배껴오는데,

미국의 진보주의 교육자인 듀이의 실용주의 사상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실생활에서의 실용성을 매우 강조하고(단원명도 장사놀이, 어린이 은행, 추수, ... 느낌이 확 오죠?), 내용도 매우 쉬워집니다.

수학 용어도 이전에 비해 좀 더 우리말로 바꾸려했으나 (앞서 말한 평행사변형의 경우 '나란히꼴'로), 일부는 버려졌고, 일부는 자리잡아(사다리꼴, 마름모 등) 지금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후의 교육과정도 여전히 미국에서 배껴오기(...) 가 이어지는데, 보통 미국에서 유행하던게 10년쯤 지나서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게 됩니다 (3편에서도 말했다 시피, 국내에 이런것들을 연구할만한 고급 자원이 너무나도 부족했기에 어쩔 수 없이 외국에서 검증된걸 가져다 쓰는건데, 정작 우리가 쓸 때쯤이면 그 동네에서는 이런 저런 단점들이 부각되서 안쓰게 되는... 이런 눈이 촉촉해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거죠)

2차 교육과정도 그렇고,(1차 과정이 너무 계통성 없이 수학을 다뤘기에 좀 더 계통성이 강조됩니다.)

3차 교육과정도 마찬가지인데, 이 3차 교육과정은 조금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다루는 수학의 모양과 비슷하게 된 시기가 이때거든요.

수학교육 현대화 운동(1950년대 말 미국에서 시작해서 1970년 전후로 우리나라에 소개됨)의 영향을 받아

수학적 구조가 더욱 강조되고, 집합개념을 토대로 수학의 내용을 전개하며(수학 교과서 제일 앞에 집합부터 다루는게 이때부터 였습니다. '수'학 교과서니 '수'부터 다뤄야 할것 같은데 집합부터 다루는게 이상하지 않았나요?), 논리적 엄밀성을 강조하는 등(용어와 기호도 엄밀하게 사용해서, 직선, 반직선, 선분의 개념을 구분하는 등...) 수학다운(?) 모습을 갖춰서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이후의 교육과정도 마찬가지로

4차 교육과정은 '기본으로 돌아가기'를

5차는 NCTM(미국 수학 교사 협의회) 학교 수학에 대한 권고사항의 반영(문제해결력의 신장이 강조되기 시작합니다.)

6차(그 유명한(?) 열린교육이 잠깐 등장하죠.), 쭉쭉- 이어졌으며



7차(1997년 고시, 2004년 모든 학년 적용 완료) 이후부터는 교육과정을 수시개정으로 바꿔서 필요할때마다 개정하게 되는데(학교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지옥의 문을 연...)

2007년 개정 교육과정(처음엔 8차 교육과정, 7차 개정교육 과정 등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으나, 수시 개정이 되버렸기에... 2007 개정 교육과정으로 통일하여 부름), 2009년 개정교육과정이 등장했는데(올해 인가 내년에 또 교육과정을 개정한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이 글에서 모두 다룰 필요는 없고 2009 교육과정만 보면 됩니다.

수학과 교육과정을 보는 이유는, 왜 수학을 가르치는지에 대한 답을 국가가 여기에 실어 놓았다... 라고 할 수 있거든요.

100쪽이 넘지만,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보도록 하고, 바로 1~4부 내용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완결 짓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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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8]수학과 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11-361호)(최종수정) 발췌


 수학과는 수학의 개념, 원리, 법칙을 이해하고 기능을 습득하여 주변의 여러 가지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며, 수학적 문제 상황을 수리·논리적 사고를 통하여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능력과 태도를 기르는 교과이다.

 복잡하고 전문화되어가는 미래 사회에서 사회 구성원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은 창의적 사고 능력, 문제 해결 능력, 정보처리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으로, 이는 주로 수학적 추론, 수학적 문제 해결, 수학적 의사소통과 같은 수학적 과정의 교수·학습을 통하여 증진된다. 수학적 과정을 통해 길러진 핵심 역량은 타 교과의 성공적인 학습에 기반이 될 뿐 아니라, 나아가 개인의 전문적 능력의 증진과 창의·인성 중심의 21세기 지식 기반 사회의 민주 시민에게 필요한 소양과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도 토대가 된다.

 한편, 학교 수학에서는 인지적 능력의 증진은 물론 수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 수학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긍정적인 태도 등 정의적 영역의 개선과 더불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바람직한 인성을 길러야 한다. 수학은 개인차가 크게 나타나는 교과이므로 학생의 인지 발달 단계, 학습 수준, 학습 특성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수학 과목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수학적 개념, 원리, 법칙을 이해하고,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길러, 여러 가지 현상과 문제를 수학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합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며, 수학 학습자로서 바람직한 인성과 태도를 기른다.

 가. 생활 주변이나 사회 및 자연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 분석, 조직, 표현하는 경험을 통하여 수학의 기본적인 기능과 개념, 원리, 법칙과 이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기른다.
 나. 수학적으로 사고하고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길러, 생활 주변이나 사회 및 자연의 수학적 현상에서 파악된 문제를 합리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기른다.
 다. 수학에 대하여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수학의 가치를 이해하며, 수학 학습자로서 바람직한 인성과 태도를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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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부 전체 결론입니다.

수학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긴 역사를 가지는 학문이며(기원전 4~5천년경에 바빌로니아 인들이 약간의 산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보아[달력 조각 등] 이미 그 전부터 수학의 역사는 시작되고 있었다),

그 긴 역사만큼이나, 수학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중요하게 여겨져왔다.(서양에서는 플라톤[기원전 427 ~ 기원전 347]에 의해 특히 강조[국가 통치자, 일명 철인 양성을 위한 교육으로]되고, 중국에서는 주례[주 나라(기원전 1046 ~ 기원전 256)공 단이 저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음.],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왕조실록 등을 보면 수학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음. 1,2부 내용 참고 바람)

과거에는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중요한 학문으로 다뤄졌으며, 조선 말에는 중국과 일본의 수학자들도 깜짝 놀랄정도로 우리 수학은 매우 발전했지만,

개화기를 맞이하여 전통적인 모습이 많이 사라지게 되고, 일제 강점기에 수탈을 위한 저급한 교육의 실시 (일부 매국노들이 이 때의 교육을 허명의 학문이 아니라 실용적 학문의 시기이다 라고 주장하지만 궤변일 뿐이다.) 와 광복 이후 6ㆍ25 전쟁 등으로 완전히 만신창이가 되나(3부 내용 참고 바람)

차츰차츰 형태를 갖추어, 지금은 민주 시민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필수적인 과목으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미흡한 모습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가슴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 시일 내에 이만큼 성장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과 중

가장 오래 전부터 체계화 되기 시작한 과목이며,

논리적 엄밀성을 갖출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과목이라 말할 수 있는 과목이 수학입니다.



다음주 수요일부터 서울에서 세계수학자대회(영어 약자로 ICM.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수상도 여기서 합니다)가 개최됩니다.

우리나라는 국제 수학 연맹을 1981년에 1군 회원국으로 가입했는데(최하위가 1군이고 최상위가 5군이며 다섯 군으로 회원국을 나눕니다),

1993년 2군으로, 2007년에 4군으로 두 단계 상향(한 번에 두 단계가 상향된 것은 유례 없는 사건) 했다는 사실을 봐도,

얼마나 우리 수학계가 척박한 땅이었는지, 또 그 척박한 땅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국제 수학계에 초청을 받아서 강연을 하시는 분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고,

필즈 메달 수상자 밑에서 공부하는 분도 있다고 알고 있으며,

영재 교육면에서도 많이 진보하여 초등학생 때 이미 대학수준의 수학 - 미적분과 정수론 등을 독학으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머지 않아 필즈상이나 아벨상 같은 수상자도 나오고 가우스나 오일러 같은 세계적 명성을 가진 대수학자도 하나 둘 나오리라 기대해봅니다. (사실 3부에서 언급한 이임학 교수님도 대중적 인지도는 없지만, 대단하신 분입니다. 앞으로는 인지도 있는 우리 수학자들도 많이 생기겠지요.)




#. 댓글들에 일일이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__)

하지만 모두 읽어보고 있으니 댓글을 남겨주세요.

남겨주신 댓글은 앞으로 글을 씀에 있어 (만약 쓸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 끝내고 싶은데... 폴리아편 마저 써야되네? ㅠㅠ 누가 대신 써주면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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