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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정리
게시물ID : readers_149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름풍선
추천 : 4
조회수 : 28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15 23: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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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생각이 담긴 책게시판 보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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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성공한 사람이다. 
난 이웃에게 평판이 좋으며 
내 인맥또한 넓고 그들도 나를 좋아한다. 

나는 다행히 단기간에 노력보다 더 쉽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다. 
내집, 내차, 내가족을 꾸리면서 너무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나는 멋진 단독주택에 고급 승용차, 단란한 가정을 꾸린 성공한 사업가이다. 

하지만 난 매우 피곤한 사람이다. 
사업은 나날이 커지고 있고 여기저기 만나야할 사람과 관리해야할 돈도 많기 때문이다. 
일분 일초도 헛되이 쓰지 않도록 노력했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그들을 위해 일해야 했다. 
가족이 내얼굴을 자주 보지 못해 관계가 서먹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럴때마다 조그만 선물을 주면 그들은 금방 나에게 상냥하게 대해 주었기에
나에게 명예와 돈은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요소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사업에서 부도를 내고 말았다. 
소중한 내집과 재산이 모두 한순간에 날아갔고 빚도 생겼다.
바로 게임 속에서...

나는 이 행복한 생활에 취해 현실의 나를 잊은채 내 모든것을 여기에 쏟고 있었다. 
게임속의 내가 나 자신이고 그게 현실의 나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현실의 나는 30대 후반을 달려가는 지하 단칸방 백수,
이제 게임속 나의 모습은 현실의 모습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였다.
나는 이 게임을 정리하기로 한다. 

그동안 정든 게임속 가족, 내집, 고급 승용차등 모든것을 정리하고 보니 정작 정리해야 할것은 따로 있었다.
어지러운 방안, 곰팡이에 얼룩진 옷들, 죽어있는 화분, 더러운 싱크대속 벌레들... 
성급히 정리가 필요해 보였다. 
어디서 부터 뭘 해야할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난 그중 가장 쉬운 일을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 
우선 나는 내목에 밧줄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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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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