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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칠삭둥이 엄마입니다.
게시물ID : baby_26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람사람열매
추천 : 21
조회수 : 4020회
댓글수 : 41개
등록시간 : 2014/08/17 23:50:48
육아게시판을 보다보니..육아에 지치신분들이 많이보이네요.

저도 현재진행형이라 많이 힘들지만..
내 아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오늘입니다.

28주에 태어났어요.

원인없는 갑작스런 양수파열로 하루 입원하고 다음날 바로 응급수술해서 태어났어요.

1.27kg 의 아주작은 몸으로 태어나서
5일 후.
큰 수술을 했어요. 
병명은 괴사성장염이고.. 장을 잘라내고 배에 인공항문을 내는 수술이었죠.

매일 울었어요
병원에 혼자 놔두고 온게 미안해서
그 작은몸에 큰 흉터를 만든게 미안해서
이게 다 내가. 엄마가 못나서 그런 것 같아서 

병원도 멀어서 면회가는 것도 힘들었고
산후조리원 만삭사진은 꿈도 꾸질않았고

아이 한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젖도 못물리고
매일같이 유축만 했었어요.

장이 안좋은 아이는 모유가 최고라는데
많아야 30cc씩 나오던 모유도 두달도 안되서 말라버리고..

한달간 산후조리로 나가지 못하다가
왕복 네시간걸리는 병원으로 매일 면회갔어요

아기아빠가 일찍 퇴근하는 날엔 저녁에 같이 갔구요

30분 보려고 편도 2시간 걸리는 병원에 참 열심히 다녔네요 

처음 안아보던날
처음 수유하던날
처음 장루팩 갈며 울었던날

다시 생각해도 떨리고 기쁘고 눈물이 나요

남들은 
애기가 안자서 죽겠어요!!
백일의 기적이 오나요?

그런거 물어볼 때 저는

오늘은 몸무게가 안늘었구나
오늘은 30g이나 늘었네
언제쯤 2kg되서 퇴원할 수 있나요
언제 복원수술 할수있나요

평범한 엄마들이 부러웠고
아파트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눈물나고..
부러웠어요

그래도 시간은 흘러 아이가 퇴원을 했어요
두달간 2kg가 조금 넘는 작은 아이를 열심히 키웠답니다.

그렇게 4.5kg가 넘었고 복원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을 했죠.

불행하게도 첫 복원수술을 실패해서..
병원을 옮겨서 또다시 완전 개복수술을 했어요

다행히 원인도 찾고..회복도 되었지요

복원수술로 인해 두달가까이 아이랑 전 병원생활을 했어요
이번엔 인큐베이터가 아닌 일반병실로 입원한거라
제가 늘 옆에 있을수가 있었어요

 수술실로 보낼 때.
수술하고 회복실로 나올때.
재수술하고 중환자실로 보낼 때.

정말 대성통곡했어요
혼자 보호자 대기실에 앉아서 모니터만 쳐다보던 시간이 제가 살았던 날중에 가장 끔찍했던 시간이었네요.

 

그랬던 아이가 지금은 생후로 돌이 지났어요

배에는 아직..어쩌면 평생 가시지 않을 기다란 상처가 남아있고.
수없이 많이 꽂았던 주사바늘 자국도 여기저기 남아있어요.

그래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작게 태어나고 아팠던만큼 다른아이들보단 많이 느리지만
정말 훌륭한 말썽쟁이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오늘도 사고치러다니는 아이와 투닥거리며

또 다짐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훨씬 더 크게 아프지 않은 것에 감사하자.
날보며 방글방글 웃어주는 우리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엄마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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