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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일지
게시물ID : readers_150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해표
추천 : 1
조회수 : 1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19 23:25:29
12시, 수면.

 창문을 열어 밤공기를 초대하니 온 세상이 제 방이 된 것 같습니다.피부는 밤공기를 진단합니다.

밤공기에 어느덧 단풍이 드는 느낌입니다. 여름은 제 시간을 내어줄 준비가 되었나 봅니다. 

밤공기는 폐를 따라 종이 위에 일렬로 섭니다. 귀뚜라미 소리만 올연히 차있는 밤입니다. 




저는 지난 벗으로 물들었던 공기를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때의 벗도, 그때의 느낌도 없지만 때와 같은 단풍이 밤공기에 물들었음을 발견하며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오늘의 단풍에는 새로운 벗의 색으로ㅡ다만 예전의 느낌은 그대로ㅡ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벗의 색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습니다. 오밀조밀한 소박한 색들은 저만의 얼룩을 가지고 있습니다.

벗의 얼룩을 생각하니 저는 얼룩을 세어보게 됩니다. 벗의 색에서 보던 얼룩과 같은 것이 보입니다. 

그 얼룩의 진원을 생각해 봅니다. 제 좁은 속을 탓하게 됩니다. 다시금 부끄러운 밤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밤은 얼룩에 대해 반성해봐야겠다ㅡ했지만 부끄러운 밤은 어느새 발 뻗고 있는 좁은 방을 탓합니다.

내일은 아침공기와 함께 얼룩을 지워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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