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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곳은. 트와일라잇. 시티. -14화. 아돌프 박사-
게시물ID : cyphers_939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2
조회수 : 22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8/25 02:51:14
  둠칫 둠칫 둠칫 둠칫.

  우리는 이 효과음을 알고있다!

  둠칫 둠칫 둠칫 둠칫.

  아니, 이 효과음의 출처와 수염을 알고있다!

  "레이튼님, 안에 계십니까."
  "오오오, 윌라드! 드디어 싸울 생각이 생긴거냐!!"
  "아니요. 트릭시 양을 고용하고 싶어서 부탁을 드리러 왔…."

  쾅!

  "…일단 대화라도 나누게 해주시…."
  [섬멸모드 작동. 목표: 「윌라드」의 반응 소멸.]
  "…알겠습니다. 물러나겠습니다."
  [취소.]

  지난 며칠간 레이튼의 가치는 부쩍 올랐다. 일단 그의 전투 능력이 나날이 발전해가는 것도 이유중에 하나지만…그를 데리고 오면 트릭시가 공짜였기 때문이다. 연합과 회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1+1 행사였다.

  "음? 당신은…?"
  "아, 윌라드 이사로군요. 네, 아돌프입니다."
  "네? 아돌프 박사셨습니까?! 전 그냥 이 집에는 불한당같은 이가 살고 있어서 외부의 접촉을 꺼리고 있으니 이 집을 찾는 계획을 재고하는게 어떻냐고 말하려고 했을 뿐인데…?!"
  "젠장! 괜히 뜨끔해서…!"
  "브, 브뤼노! 지금 당장 레이튼 펠프스 님의 숙소로 오십시오! 아돌프 박사가 여기 있습니다!"

  아돌프 박사는 재빨리 레이튼의 숙소로 숨어들었고, 허겁지겁 레이튼에게 달려가 말했다.

  "서둘러서 트릭시를 불러주십시오! 재빨리 점검만 하고 사라져야겠습니다!"
  "뭐, 뭐? 갑자기 사람 찾아와서는 무슨 말을…."
  [아돌프 박사님?]
  "그래, 트릭시. 아돌프 박사가 왔네. 둘이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아, 잠시 자리를 비워주시려는 겁니까? 감사합니다."

  레이튼은 잠시 숙소 밖으로 나갔고, 아돌프 박사는 그런 레이튼이 숙소 문을 닫고 시야에서 사라지기까지를 기다렸다가 트릭시에게 달려들며 외쳤다.

  "오랜만에 아돌프 박사님이 가장 좋아하는 병원놀이~!"
  "내 이럴 줄 알았다, 이 얼간이 박사!"
  "아, 아직 가지 않았는가…."
  "당신 같은 양반을 위해 외부인을 하나 데려왔지! 호타루!"
  "허, 허억!"

  호타루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아돌프 박사에게 말했다.

  "언니를 건드린 죄는 죽음으로 갚아주셔야겠습니다."
  "호, 호타루! 제발 살려주게!"
  "그렇게는 못합니다!"

  호타루는 아돌프 박사의 이마 한복판을 향해 수리검을 던졌다. 아돌프 박사는 마지막에 병원놀이를 즐기지 못한 사실에 후회하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그 순간, 레이튼이 호타루가 날린 수리검을 붙잡았다. 호타루는 화를 내며 물었다.

  "뭐하시는 겁니까!"
  "이 멍청이! 너 지금 무슨 짓을 하는거야!"
  "뭐라니요? 언니를 건드리려던 파렴치한을 단죄하려던 것이었습니다!"
  "이 멍청이!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건지 알기나 해?!"
  "뭐, 뭘 하려고 했다는 겁니까!"

  레이튼은 수리검을 트릭시에게 건내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 양반을 일격에 즉사시키면 내가 때릴 몫이 사라지잖아!"
  "내가 트릭시의 오류를 고쳐주지 못하는 것보다 자네의 분풀이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 더 큰일이었던 겐가?!"
  "시끄러워, 이 파렴치한!"

-

  "으으…. 삭신이 다 쑤시는군…."
  "파렴치한 행위를 한 대가 치고는 값이 싸다고 봐."
  "…죄송합니다."
  "아무튼. 트릭시에게 딱히 문제는 없는거겠지?"
  "없네…. 단 한가지만 빼면…."
  "한가지?"

  아돌프 박사는 두 손을 도리저으며 말했다.

  "걱정은 말게. 오히려…인간으로서는 정상이 되어가고있다는 뜻이니 말일세."
  "요점만 말해."
  "…그녀가 감사를 표할 수 있게 되었네.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일세."

  그 말에 레이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이전에도 이따금씩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곤 했는데."
  "하지만 고쳐졌지. 자동으로 고쳐버리는 프로그레밍이 되어있으니."
  "…그래서 감사하다고 하다가 알 수 없는 감정이라 말하곤 했던 건가…."
  "그렇네. 하지만…이제 한계가 와버렸군. 원래대로였다면 이렇게 되기 전에 수습을 했을테지만…이제 더 이상 수습할 수도,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이는군."
  "무슨 소리지?"
  "수습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 카케로우이자 안드로이드 트릭시이고자 하는 카케로우 그녀의 무의식 속의 의지일세. 지금의 달라진 자신으로부터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기계이고자 하지도 않지. 그리고 그걸 막는게…미완성 트릭시를 완성에 가장 가까운 상태로 남겨두고자 했던 나의 역할이었네. 하지만…그것도 이제 끝이군. 그녀는 진심으로, 너와 함께하길 원하고 있어. 그녀도 알고 있었던 것일세. 내게 되돌아오면 지금의 자신을 잃을 것이라는 것을."

  그 말에 레이튼은 트릭시를 되돌아봤다. 트릭시는 평소대로의 그 멍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을 보고 있노라니 아돌프 박사의 말이 도저히 믿기지를 않아서 되물었다.

  "말도 안 돼. 트릭시가 나와 떨어지기 싫어한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본능으로부터 발현된 것이 아닌, 진정한 이성으로 탄생한 사랑. 이해할 수 없는 것이겠지, 우리같은 생물은."
  "마, 말도 안 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카케로우 언니가…! 카케로우 언니가 이따위 놈에게 반했을 리가…."
  "인정하기는 싫다만 내 의견 또한 같아. 트릭시, 저 말이 사실…."

  트릭시는 그 말에 말로써가 아닌 행동으로써 대답했다. 레이튼의 한 팔을 꼭 껴안고서, 다만 침묵했다. 대답할 생각이 없다는 듯…. 아니, 대답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는 알아달라는 듯이.

  "…어린 학생은 자네 취향이 아닌가?"
  "박사!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그쯤 하고 그녀를 받아달라는 말일세. 바보같은 친구."
  "…."

  호타루는 트릭시의 왼 뺨을 꼬집으며 말했다.

  "바보같은 생각 말아요, 언니! 저 파렴치한은 언니를 좋아해주지 않을 거라구요!"
  [….]

  트릭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다만 한쪽 팔을 풀어서 호타루를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본 아돌프 박사는 신기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드디어 기억이 돌아오려 하는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지금 이것도 원래대로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 결국 인간의 뇌는 기계장치와는 다르다 이거로군."

  물론 이 말에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순간만큼은 호타루 이나바, 트릭시 폭스, 그리고 아돌프 박사 세 사람 모두가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니, 정정하겠다. 그의 대답을 강요하였다.
  하지만 레이튼은 그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상관없는 문제라는 듯, 말했다.

  "뭐 어때. 받아들일 필요가 없는걸."
  […!]

  트릭시는 뭔가 큰 충격을 받은 느낌이 드는 멍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호타루는 언니를 불한당에게 빼앗기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할지, 아니면 언니가 저따위 불한당에게 차였다는 사실에 화를 내야할지 알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이 둘의 상태는 레이튼의 다음 한마디에 완전히 달라졌다.

  "애초부터, 이 녀석은 내가 가라고 말한다고 해서 갈 녀석이 아니야. 머무른다면 머물러도 돼. 상관없어. 이대로 계속 살면 되는거야. 우리의 관계는 앞으로 나아갈 이유가 없어. 그리고 난 세 살짜리 아가씨나 건드리는 변태적인 놈이 아니야."
  [….]

  그 말에 트릭시는 레이튼의 어깨위에 올라타더니 레이튼의 머리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뭐, 뭐야! 왜 이래! 얌마! 그만 때려! 그리고 저리 안 내려…으아악! 그만해! 그만!"
  "이럴 수가! 이런 오류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이게 다 레이튼 자네 때문일세! 그러니 이 상황을 해결하기위해 아돌프 박사가 가장 좋아하는 병원놀이~!"
  "입 닥쳐."
  "죽고 싶습니까?"
  [섬멸모드 작동. 대상: 아돌프 박사.]
  "아…. 농담일세,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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