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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명언86-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는 단편들>
게시물ID : lovestory_684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좋아헤
추천 : 2
조회수 : 65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30 15:20:25

출판일 10.02.16
읽은날 14.08.30

16p. 오빠가 돌아왔다
아빠는 아버지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안 갖춘, 그야말로 나쁜 아빠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간이다. 내가 볼 때 좋은 부모, 아니 그냥 평범한 부모라도 되려면 두 가지가 있어야 한다. 첫째, 돈이다. 부모라면 최소한의 돈은 줘야 한다. 교복 살 돈, 학용품 살 돈, 군것질할 돈 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이 인간은 그 최소한의 돈을 잘 안 준다. 뿐만 아니라 아들이 벌어오는 돈도 가끔 쓱싹해가는 눈치다. 둘째는 멀쩡한 직업이다. 이 대목에서 오해 없기를 바란다. 내가 특정 직업을 비하하자는 게 아니다. 여기서 멀쩡하다는 것은 날마다 성실한 마음으로 그 직업이 요구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아빠가 백화점 앞에서 구두를 닦아도 나는 떳떳할 수 있고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폐지를 모아도 나는 당당할 수 있다. 그러나 고발꾼은 곤란하다.

110p. 보물선
"그거 알아? 워커홀릭들 중에 고액연봉자가 그렇게 많대."
"그래?"
"많이 벌다보니 쉬는 시간도 돈으로 계산이 되는 거야. 일주일 쉬고 수천 날린다고 생각하면 누가 편히 쉴 수 있겠어? 그러니까 죽어라 일하는 거지. 당신처럼."

129p. 그림자를 판 사나이
"신문을 그만 봤으면 해서요."
자는 이를 깨워 미안했지만 오래 전부터 마음먹고 있던 일이었다. ... 
"주소가……"
보급소의 여자는 의외로 선선하게 절독 신청을 받아준다.
"34-2번집니다. 행복슈퍼 옆 붉은 벽돌집."
여자는 장부를 뒤적이더니 서비스 받은 것도 없으니 구독료만 정산하고 가면 된다고 했다. 나는 지갑에서 만이천원을 꺼내 건네주고 영수증을 받았다. 여자는 내가 나가기도 전에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기며 문을 닫았다. 이렇게 간단할 줄 알았으면 진작 왔을 것을. 모두들 신문 끊기가 쉽지 않다고 하여 이제껏 망설여왔던 것이다. 

146p. 그림자를 판 사나이
편지의 말미에 그는 어느 나라 민요에서 따온 구절이라며 이런 글을 덧붙였다.
"별은 빛나고 우리들의 사랑은 시든다. 죽음은 풍문과도 같은 것. 귓전에 들려올 때 까지는 인생을 즐기자."

177p. 너를 사랑하고도
"남자들이 왜 기를 쓰고 성공하려고 하는지 알아?"
"몰라요."
"거절당하지 않기 위해서야."

225p. 너의 의미
나는 사랑이 호르몬의 이상분비 때문에 빚어지는 일종의 병리현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남자다. 사랑이, 우리가 지금 하려고 하는 멜로영화에서 그렇듯이, 애들 코 묻은 돈 우려낼 때나 써먹는, 일종의 청소년용품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유일하게 내가 모르는 것은 바로 내 앞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저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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