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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뮬러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왔습니다.
게시물ID : science_40816짧은주소 복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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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5
조회수 : 95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9/06 12: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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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9월 5일, 서울대학교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버클리 대학교의 물리학 교수로 재임 중이신 리차드 뮬러(Richard A. Muller) 교수님의 에너지 관련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전 날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에너지신산업 대토론회에 리차드 뮬러 교수님이 대동하시기도 했습니다. 귀국하기 전에  시간이 비어서 서울대학교에서 교수님을 특별히 모셔 2시간 가량 특강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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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열강하시는 모습이 인상에 깊었습니다. 이분의 이력을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초기 연구 주제는 주로 중성미자, 블랙홀 및 빅뱅, 입자물리학 분야였습니다. 이후 지구과학 쪽에도 관심을 두셔서 세계 기후 및 지구 온난화 문제에도 많은 연구를 하셨습니다. 관련 분야에 관해서 이 분 제자 여럿이 노벨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군요. 유명한 저서로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가 있습니다.


이번 강연의 주제는 단연 '에너지'였습니다. 어떻게 에너지를 잘 활용할 것이고, 전세계가 협력할 지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리차드 뮬러 교수는 우선 '지구온난화'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말을 했습니다.

 지구온난화란 무엇인가? 지구의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평균온도가 상승하면 허리케인과 토네이도가 더 빈번해지고 강력해질 것이며,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여 침수되는 곳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교수는 이에 회의적인 시각이었습니다. 리차드 교수는 우선 '지구온난화는 명백한 현상이며, 그 원인에는 CO2가 주력하며 이는 곧 인류가 빚어낸 결과가 명백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은 대부분 과학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토네이도와 허리케인이 강해진다는 설 역시 실제 지난 50년 간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그 빈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허리케인은 극지방과 적도지방의 온도 차에 의한 대류순환에 의해 발생되는데, 지구온난화에 의해 그 온도차가 적어져 오히려 태풍의 발생빈도는 감소한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는 말을 아꼈습니다. 그 역시 엄밀히 자기가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지구온난화에 대해 과학자들이 아는 것은 없다고 말을 합니다. Nobody knows 라고 했죠. CO2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인지 혹은 결과인지도 아무도 모르는 거죠.)

또한 빙하가 녹는 것 역시 지구온난화에 의한 영향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해수의 흐름 등에 의해서도 충분히 변동될 수 있는 사항이고 그 역시 Nobody knows 라는 겁니다.


리차드 뮬러 교수가 지적한 지구온난화의 진짜 문제는 바로 '대기 오염'에 있다고 했습니다. 화석 연료를 태우면 다량의 CO2가 발생됩니다. CO2 뿐만 아니라 다른 유독성의 기체(이산화황, 질소화합물 등)가 많이 발생하고, 대기오염의 주범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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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방금 9월 6일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한 동북아 지역의 대기오염 현황입니다.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점은 심히 유감스럽네요.)

AQI 지수구분 구간의미
0 - 50 좋음 대기오염 관련 질환자군에서도 영향이 유발되지 않을 수준
51 -100 보통 환자군에게 만성 노출시 경미한 영향이 유발될 수 있는 수준
101-150 민감군영향 환자군 및 민감군에게 유해한 영향이 유발될 수 있는 수준
151-200 나쁨 환자군 및 민감군(어린이, 노약자 등)에게 유해한 영향 유발, 일반인도 건강상 불쾌감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
201-300 매우나쁨 환자군 및 민감군에게 급성 노출시 심각한 영향 유발, 일반인도 약한 영향이 유발될 수 있는 수준
300+ 위험 환자군 및 민감군에게 응급 조치가 발생되거나, 일반인에게 유해한 영향이 유발될 수 있는 수준


다음과 같이 표시되고 한국의 경우 대부분 좋거나 보통이며 부산지역에서 일부 민감군영향이 나타납니다. 일본의 경우 보통이 대다수, 민감군영향이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중국의 경우 심각한 수준이군요.

(공기 오염, PM2.5 (미세먼지), PM10 (호흡 미립자), NO2 (이산화질소), SO2 (아황산가스), CO (일산화탄소), O3 (오존)가 대기오염 척도로 사용되었으며 http://aqicn.org/map/kr/ 에서 실시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리차드 뮬러 교수가 강조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대기오염인 것이죠.

실제로 중국에선 대기오염으로 인해 하루에 죽는 사람의 숫자만 최소 300명에서 최대 3000명이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죠. 이건 정말 엄청난 국가적이고도 범인류적인 손실이지 부끄러움입니다. 전세계적으로 CO2 배출량을 감소시키자는 목표로 여러 조약이 체결되었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규제와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 1997년 12월,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되어 2005년 2월 16일 공식 발효됐다. 선진국(38개국)은 1990년을 기준으로 2008~2012년까지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한국은 2002년 11월에 비준했으며 아직 법적 의무는 부담하고 있지 않으나 OECD회원국으로서 멕시코와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 압력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2차 의무감축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2013~2017년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국의 산업보호를 위해 2001년 3월 탈퇴했다. 지구온난화를 유도하는 물질로 감축대상인 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불화탄소(PFC), 수소화불화탄소(HFC), 불화유황(SF6) 등 6가지.

[네이버 지식백과] 교토의정서 [Kyoto Protocol] (매일경제, 매경닷컴)


이처럼 선진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문제가 되는 것은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배출이죠.

중국, 인도 등 연 평균 성장률 6~10% 를 기록하는 이런 나라에서는 안 그래도 엄청난 인구와 국토, 자원을 토대로 발전을 엄청나게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교토 의정서와 같은 족쇄를 채우는 것은 사다리 걷어차기나 다름없죠.

그래서 리차드 뮬러 교수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의 필요성을 필력했습니다.

그런 것들의 후보로 대두되고 있는 것들에는 '풍력, 수력, 태양광발전, 지열, 배터리... 등등' 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생각은 이것들은 결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풍력 발전기 하나의 크기는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2배나 큰 크기입니다. 거기다가 풍력발전기로 인해 수많은 조류가 죽임을 당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당 발전량은 8MWh 밖에 되지 않습니다.

수력 역시 자연 파괴가 심각하고, 태양광은 단가가 너~무 비쌉니다.  에너지 뽑기도 전에 돈을 다 써버리는 셈이죠. 지열은 사용가능한 지역도 너무나 제한적이고, 배터리의 경우 깨끗한 화석연료에 속하는 가솔린에 비해서 효율이 1%에 불과한 에너지 원입니다.

그러면서 교수가 강조한 것은 바로 '원자력 에너지'였습니다. 원자력 에너지만이 인류의 궁극적인 에너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였죠. 1g당 에너지를 발전할 수 있는 양은 우라늄-235가 다른 화석연료 및 수소전지 등에 비해서 거의 수십억 배의 비율로 막대합니다. 다른 일조량이나 풍속과 같은 자연적 환경에 영향도 받지 않고 대지도 크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원자력 에너지의 안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집니다. 최근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이 엄청난 환경적 피해를 안기는 사고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리차드 교수님은 이해 관해 쓰나미로 죽은 사람이 15만 명,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해 암에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겨우 28명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었습니다. 다만 교수님이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은 이런 원전사고가 너무나도 정치적인 수단으로, 일종의 선동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안전성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가치입니다. 그래서 리차드 교수님이 언급하신 것이 바로 4세대 원자로입니다. 원자로는 1940년대 개발된 1세대 원자로, 그 후 90년대까지 개발된 2세대 원자로,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3세대 원자로로 발전되어 왔는데, 현재에는 주로 3세대 원자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 경수로라는 원자로를 이용합니다.

4세대 원자로는 경수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효율을 극대화한 꿈의 에너지원으로 흔히 평가됩니다. 현재 사용되는 '경수로'의 경우 우라늄-235 만을 원료로 사용합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우라늄 광석의 경우 우라늄-235와 우라늄-238 두 개의 물질이 존재하는데, 존재비율은 235가 0.7%, 238이 99.3% 입니다. 그런데 우라늄-238은 핵발전에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여서, 우라늄 광석 1kg 를 캐면 그 중에 겨우 7g만이 핵발전에 사용되는 것이 현재 경수로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4세대 원자로의 경우 우라늄-238 까지도 핵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 원자로를 '고속증식로'라고 하는데, 우라늄-238에 고속의 중성자를 조사(project)시켜주면 우라늄이 중성자를 흡수하면서 플루토늄-239으로 변하게 됩니다. 예, 여러분이 잘 아시는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입니다. 이 플루토늄까지도 핵발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4세대 원자로이죠. 이런 점을 가리켜 '전세계의 모든 핵무기를 에너지 발전에 사용할 수 있는 원자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한 현재의 원전의 경우 사용후 핵연료가 많은 문제가 됩니다. 고준위 핵폐기물이다 보니 마땅히 처리할 때도 없고 논란도 많죠. 하지만 4세대 원자로의 경우 이런 핵폐기물까지도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핵재료를 가지고도 에너지 효율은 현재의 100배 이상을 낼 수 있고 핵폐기물 처리장 크기는 100분의 1 로 감소시킬 수 있죠. 또한 원전 사고와 같은 안전성의 문제도 모두 해결해 주는 것이 4세대 원자로라, 많은 국가에서 현재 합계 500억 달러(50조 원 이상) 투자를 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2028년 경 상용화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아무튼 리차드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의 요지를 꼽아보자면

1.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탓이 맞다. 하지만 문제는 빙하가 녹느니 하는 것이 아닌, 대기오염이다. Save the Polar Bears가 아닌, Save the Pandas 가 더 맞는 문구일 것이다.(Panda = 중국의 대기오염을 말합니다.)

2. 경제성과 환경성을 두루 갖춘 에너지원이 필요한데, 풍력 수력 등의 에너지는 그 후보가 되지 못한다. 원자력이 해결책이다.

3. 원자력 중에서도 현재 효율의 100배가 되고 안전성까지 갖춘 4세대 원자로의 개발 및 상용화가 시급하다.

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저 역시 현재 원자핵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 매우 관심있게 들었습니다. 원래는 핵융합 쪽으로 관심이 많았고 핵분열 발전에는 큰 관심을 두지 못했는데, 이번 강의를 계기로 4세대 원자로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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