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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는 밤
게시물ID : bicycle2_273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치찌개홀릭
추천 : 5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9/19 02:07:20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지르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할부가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잔차와
별 하나에 헬멧과 
별 하나에 속도계와
별 하나에 오일과
별 하나에 빕과
별 하나에 카본, 카본

굇수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어릴 때 세발자전거를 같이 타던 아이들의 이름과, 피나렐로, 루비, 파르텐샤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로드여신이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토끼, 노새, 노루, 「엄복동」 이런 라이더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굇수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선두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자덕은 부끄러운 평속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잔차가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로그가 무성할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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