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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아헤가오 님께 답글
게시물ID : phil_98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버샤이닝
추천 : 10
조회수 : 11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9/24 19:18:34

하도 오래전에 쓴 글이고 오타 투성이인 글인데... 제 글 베스트를 보시고 의문점이 든다 하시길래

제가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은 채무감을 느꼈습니다...-_-;

니체에 대해 쥐뿔도 아는것은 없지만 제가 이렇게 생각해서 뽑은 글이라고 설명을 드려야 할것 같네요.


- (삶은 고통일 뿐이라고 말하는 자들에 대하여) 그들은, 이 끔찍한 자들은 아직 인간이 되지 못했다. 그들이 나서서 삶의 포기를 설교하고 스스로도 떠나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에 영혼의 결핵 환자들이 있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이미 죽어가기 시작하며 피로와 체념의 가르침을 동경한다. 그들은 기꺼이 죽어 있고자 하니, 우리도 그들의 의지를 존중하자! 이 죽은 자들을 깨우지 않도록, 그리고 이 살아있는 관들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자! 그들은 환자나 노인이나 시체와 마주치면 즉시 이렇게 말한다. "삶은 부정되었다!" 그러나 부정된 것은 오직 그들 자신이며, 생존의 한쪽 얼굴밖에 보지 못하는 그들의 눈일 따름이다.

 

자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무슨 지침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삶이 그냥 고통스럽고 이 세상이 전부 헛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죽으면 되지 왜 사느냐고 비꼬는 말입니다. 이 사람들은 "모든 인간들은 늙어서 죽네. 인생은 덧없네. 삶은 고통이며 지상의 것들이 모두 무의미하다" 고 하지만 사실 생의 더 많은 것들을 보지 못하는 그들의 좁은 소견과 피로함에 지친 그들의 의견일 뿐이라는 말이죠. 


흔히 농담조로 이야기하곤 하죠. "어차피 죽을건데 왜 사냐?" 라고 누가 묻는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모두 언젠가는 죽지만 그 가운데 있는 인생에서 겪는 체험과 기쁨이 있으니 살아가는것 아니겠습니까? 그걸 전부 부정하면서 모두 죽으니까 어차피 다 소용없는 일이야 라는 식의 태도가 니체는 몹시 못마땅했던 겁니다. 

 

- 국가는 가장 냉혹한 괴물들 가운데서 가장 냉혹하다. 그 괴물은 차갑게 거짓말한다. 그 괴물의 입에서는 ", 즉 국가는 민족이다." 라는 거짓말이 기어나온다

 

국가라는 개념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원래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있던 개념은 민족뿐이었습니다. 국가는 이 민족이라는 타이틀을 가로채죠.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국가에 대한 정책 홍보를 할 때 우리 민족은 자랑스럽습니다 어쩌구 이야기하지만 사실 우리민족은 북한에도 있고 재일교포도 있으며 간도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후예인 조선족들도 있습니다. 또 대한민국에는 우리민족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이민을 온 이민족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의 대부분이 한민족인 점을 들어서 국가는 국가 = 우리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묶어 탄생시키죠. 한걸음 더 나아가 민족의 정체성을 곧 국가의 정체성인 양 가로채며 국가의 이익에 반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인 민족을 배신하는 행위로 규정짓기도 합니다.


국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이것 뿐이라면 니체도 큰 불만은 없었을 것입니다. 민족을 민족이라 하던 국가라 하던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러나 니체가 보기에는 국가는 모든 세속의 이익에 초월한 양 보편적인 봉사자인척 하지만 사실은 몇몇 위정자와 부호들의 이익에 헌신하며 대중들을 속이고 있었단 말이죠. 이것은 오늘날도 틀리지 않은 것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치가 제 기능을 하기 보다 소수의 정치인 대기업 재벌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이라는 타이틀을 가로채서 국가만이 유일하고도 순결한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에서 애국심의 중요성을 당연하다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세속의 모든 이해관계에 초월해 있는 공정한 신인 척 하지만, 실상은 그 국가라는 괴물은 민족을, 국민을 위하지도 않으며 극소수 이익단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니체의 눈에는 아니꼬왔던 겁니다.

 

- 국가는 선과 악에 대한 온갖 말로써 사람들을 속인다. 국가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거짓말이며, 국가가 무엇을 가지고 있든 그것은 훔친 것이다.


역시 국가라는 단체가 자연 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권한이 위임된 인위적 조직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애국심의 중요성을 교육받고, 국가의 각 기능의 일부로써 우리 자신을 인식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저 한 인간일 뿐이지 국민이다, 국가의 어떤 기능이라는 이야기는 국가가 학습시킨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강조하는 공동체의식은 사실은 야생에서 민족들이 가지고 있었던 개념들이거든요. 


심지어 더 나아가 국가에 반하는 것은 모두 사악한 것이라는 식의 교육도 서슴지 않으니까요. 혹자들은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공동생활을 위해 국가라는 개념은 스스로 생겨났다고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국가가 생겨남으로써 발생하는 분쟁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습니다. 우리는 다만 싸우면 끝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참고 있을 뿐이죠.

 

- 단숨에 정상에 올라 모든 것을 극복하려 온 데서 비롯된 피로감,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목하는 저 가련하고 무지한 피로감. 이것이 모든 신들과 세계 너머의 세계를 발명해 냈다.

 

진화론과 창조론 이야기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이야기를 쉽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신, 영원불변의 초월자라는 개념은 무지에의 호소에서 발명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 세상이 생겨났을까? > 전지전능한 분께서 만든 것임에 틀림없다!

이 복잡한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 신이 창조하신 것이다!

 

왜 신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신이 아니라면 어떻게 설명할건데? 모르잖아? 그러니까 신이야!”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죠(...)


실제로 이런 유형의 정신승리는 신이 존재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에 매우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이 세상에 반드시 시작이라는게 있어야만 할 텐데, 시작 이전에도 시작이 있어야 하니 시작이라는 개념을 상정하는 순간 그건 거짓말이 될 겁니다. 그래서 이 이상 더 시작된 것은 없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최초에 시작도 끝도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그게 신이다 (...) 라는 설명이죠.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들은 산적해 있는데 일체의 고민들을 하기는 싫으니 이 모든 것들을 한큐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했던 겁니다. 절대자, 유일자라는 개념에 대해 니체는 그거 니가 일일이 고민하기 싫어서 옛날에 킹왕짱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시작도 끝도 없는 완전체가 있었다!’라고 지어낸 이야기 아니냐?”라는 일침을 날린 겁니다.


참고로... 니체의 책은 당연히 독일어로 씌여져 있기에... 왜 이 단어를 썼을까 라고 일일히 짚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독일어로 리듬감 있게 읽힐 목적으로 선택된 단어들도 있거든요.

한두마디 정도는 이해되지 않는다 싶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 -_-ㅋ



이상 허접한 답변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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