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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게시물ID : panic_50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티타노마키아
추천 : 21
조회수 : 86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0/01/29 00:33:27
1
빨간 당구공

 
'빨간 당구공'이야기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괴이한 이야기인 듯 하지만, 
명확한 의미도 없는 이야기 입니다. 
숨겨진 반전이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무서운 이야기들이 유행할 때, 
일부러 "무엇인가 숨겨진 반전이 있는 듯한 느낌"만 날 뿐, 
정확하게 하나로 의미를 정할 수 없는 이야기들입니다.

 
빨간 당구공이 시험과 관련된 비밀이다. 
아주 웃긴것과 관련된 비밀이다.
라는 식으로 시작하는 것들이 있고, 
전자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후자는, 
마치 소의목 이야기 처럼, 
아무도 그 비밀을 알 수 없다는 식으로 막막하게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하는 엔하위키의 글에서 가져온 사례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에 이야기가 상당히 기괴한 분위기가 생깁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수능을 보기 얼마 전, 
빨간 당구공 3개를 사달라고 했다. 
그리고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 다음 면허를 딸 때도, 
고시를 볼때도 빨간 당구공 3개를 요구했고 모두 합격했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들이 죽어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병원에 가서 아들의 유언을 듣고, 
빨간 당구공 3개의 비밀이 너무 궁금했던 나머지 아들에게 물어보게 되었고. 
아들은 말을 해준뒤 바로 숨을 거두었다.
아들의 장례가 끝나고 집에 갈려서 택시를 잡을려고하는데, 
아들이 말해준 비밀이 생각나서 너무너무웃긴 것이다. 

 
그래서 택시를 잡고 배를 잡고 깔깔대며 웃는데,
택시기사도 그 비밀이 궁금한 나머지 아버지에게 물어봤고, 
그 말을 들은 택시기사는 너무 웃긴 나머지, 
그렇게 웃고 가다가 강가 옆을 지나다 핸들을 비틀어 버려서, 
결국 아버지와 택시기사는 강으로 떨어져서 죽고 말았다.

 
그래서 그 빨간당구공3개의 비밀은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야기의 내용자체는 비교적 명확하지만, 
비밀 하나만 감추어져 있는 전통적인 '빨간 당구공'계열 이야기와, 
이야기 자체가 환상적이고,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상징적인 형태로 되어 있는 나폴리탄계열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다거북이야기 는 두가지의 중간 형태입니다. 

 
'빨간 당구공'계열 이야기의 원류 격으로 이야기 되는 것은 일본에서는 고전인 찻잔속에 입니다.

 
D모 게시판의 렌즈맨님께서는, 
빨간 당구공계열 이야기의 제조법에 대한 글을 써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대부분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어떤 알 수 없는 대상에 관해서 생각나는대로 아무 말이나 나오는대로 쓴다.
(2) 그 대상과 관련하여 어떤 요상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한 후 거기에 대한 질문을 하나 던진다.
(3) 필요할 경우 도움이 안 되는 힌트를 대충 준다.

 
위의 과정을 따라서 만들어본 이야기들입니다.

 
3개월 뒤 결혼하기로 한 남녀가 있었다. 


어느날 같이 식사하던 도중 여자가 말했다.
"아 나 요즘 감기 걸린 것도 아닌데 자꾸 콧물이나고 목이 갑갑해."

 
그러자 남자가 대답했다.
"그게 감기 걸린 것 아닐까?"

 
"아니 감기는 아닌데 열도 좀 있고 기침도 나오고.."

 
"감기 맞는 거 같은데. 
감기약 사먹어?"

 
"감기 아니라니까!"
라면서 여자는 남자를 죽일듯이 노려보는 것이었다.

 
남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를 마쳤다.
남자는 종업원에게 후식으로 녹차 두잔을 달라고 했다.
잠시 뒤 녹차가 나왔다. 
여자는 녹차를 홀짝 맛보더니 갑자기 남자의 얼굴에 찻잔을 던졌다.
그리고 
"내가 감기 아니라고 했잖아! 응? 이 화상아" 라고 하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 후 여자는 실종되었다가 1주일 뒤에 강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여자의 사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여자가 감기라는 말을 극구 부정한 이유는?
 

묘사가 특별히 세세하고, 
매우 구체적인 장면, 
소재가 등장하는 것이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지 싶습니다.

 
실제로 이런 빨간 당구공 계열 이야기는, 
답이 소개되어 있지 않은 추리 퀴즈 책에 실린, 
추리 퀴즈들이 발전해서 나타난 것이라는 설도 매우 설득력있게 제시 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화가의자살 이야기는 추리 퀴즈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사연을 살펴보면, 
추리 퀴즈에 실린 바다거북이야기나, 
화가의자살 이야기가 널리 퍼진 것이 영향을 미쳐서, 
순수하게 답이 없는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를 많이 나타나게 하기에 이르고, 
이러한 신비로운 분위기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그 감상을 극대화하려는 나폴리탄계열 이야기가 탄생했다. 
라는 식으로 서로 영향관계를 생각할 수도 있지 싶습니다.

 

2
소의 목

 
소의 목 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나 무섭기 때문에 도저히 끝까지 들을 수 없다거나, 
들으면 무서워서 미쳐버리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설에 도는 이야기 중에는 
'소의 목'이야기의 요약이라는 것으로 아래와 같은 일화가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그렇게 엄청나게 무섭지도 않거나와, 
무서워서 미쳐 버리는 종류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일본의 에도시대 말기에 극심한 기아로 모두 굶어 죽을 상황에 놓이게 되자,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 
부모, 
형제, 
친인척 등을 죽여서 먹어버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 사람을 잡아 먹을 때 그나마 죄책감, 
거부감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서 소의 목을 잘라서, 
그 안을 파 낸 뒤에 잡아 먹을 사람 머리에 씌워서, 
소라고 생각하면서 먹었다고 합니다.
 


3
나폴리탄 이야기


'나폴리탄 이야기'로 대표되는 이야기들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신비로운 분위기와 비밀, 
수수께끼의 답이 있을 듯한 이야기인듯 한 이야기이고, 
"이 이야기의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요?" 라든가, 
"이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죽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같이 수수께끼를 직접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명확한 답이 없고, 
"도대체 무엇일까?"하는 호기심과 신비로움만 자극하는 형태의 이야기 입니다.

 
'나폴리탄 이야기'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이야기에서 "나폴리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느 날, 
나는 숲을 헤매게 되어 버렸다.
밤이 되어 배도 고파져 왔다.
그런 가운데, 
한 가게를 찾아냈다.
'여기는 어떤 레스토랑'
이상한 이름의 가게다.
나는 인기 메뉴의 '나폴리탄'을 주문한다.
몇분 후, 
나폴리탄이 온다.
나는 먹는다.
어쩐지 이상하다.
짜다.
이상하게 짜다.
머리가 아프다.
나는 불평을 늘어 놓았다.


점장이 말하길,
"미안해요. 다시 만듭니다. 돈은 받지 않아도 좋습니다."

 
몇분 후, 
나폴리탄이 온다.
나는 먹는다.
이번에는 멀쩡하다.
나는 가게를 나온다.
잠시 후, 
나는 눈치채 버렸다.
여기는 어떤 레스토랑.
인기 메뉴는.
나폴리탄.

 
비슷한 이야기로, 
소녀와일기장 이야기도 있습니다.

 
나폴리탄 계열 이야기가 유사한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와 다른 점은, 
빨간 당구공 계열 이야기는 사건의 정황과 상황이 명확하고, 
일어난 일과 궁금해서 알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 
그 궁금한 부분도 정확히 지적되어 있는 이야기인 반면, 
나폴리탄 계열 이야기는 내용 자체가 신비로운 비유로 되어 있으며, 
정확히 어느 부분이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되어 있기 보다는, 
이야기 전체의 으시시한 분위기와 괴기스러운 감성이 매력으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즉, 
빨간 당구공 계열 이야기가 소설과 같은 산문의 맛이 있다면, 
나폴리탄 계열 이야기는 표현의 심상을 중요시 하는 시와 같은 맛이 있는 이야기라 할 것입니다.

 
 
4
바다거북이야기

 
대체로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와, 
나폴리탄계열 이야기의 중간 형태로 되어 있는 이야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다거북 이야기 입니다. 
이 이야기는 나름대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신비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부러 글에, 
"단, 인육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라는 
힌트아닌 힌트를 붙여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다에서 조난 당했을 때에, 
쇠약한 선원이 동료에게 먹인 어떤 스프.
그 바다 거북이의 스프 맛은 최고로 맛있어서,
그는 그 환상적인 맛을 일생 잊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사히 생환해 성공한 그는,
평화롭게 태어나서 2번째 바다 거북이의 스프를 사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마디 중얼거린 뒤 심장 마비로 죽어 버렸다.
"아, 
이것은 거북이의 고기가 아니다."
 


5
찻잔속에


19세기 일본에서 영국계 일본인 저술가인 고이즈미 야쿠모가 소개한 이야기 입니다. 
즉 매우 오래된 형식의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가 갑자기 알 수 없게 끝나는 것이 신비감을 주는 이야기로, 
뒷부분이 분실되었다는 설 부터, 
이야기를 만들다가 결말을 맺는 방법을 찾는데 실패해서, 
그냥 그렇게 끝낸것이 후대에 발굴되었다는 설까지 여러가지 탄생 근거가 있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 사람이 차를 마시다가 찻잔 속에서 이상한 사람의 얼굴 형체 같은 것을 봅니다. 
이상했지만, 
그 사람은 그 차를 다 마시고, 
이후에, 
그 사람은 자꾸 그 형체의 환영을 봅니다. 
이러한 환영 때문인지 주인공의 삶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결국 세 명의 사무라이와 결투를 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환영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면서 세 사무라이와 결투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갑자기 끝납니다.'
 


6
스타쉬피스

 
아래 이야기는 대표적인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로, 
원래 일본의 TV쇼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 에피소드 
"즌도코베론쵸"
'사실 이 에피소드도 원작이 있습니다.' 
를 변용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는 그냥 '낚시' 정도로 통하지만, 
원판은 환상적이고 기이한 맛이 멋진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 크게 유행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변용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유행한 판본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신부까지 나오는 판본으로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어떤 도시에 한 소년이 살았습니다.
그 학생이 어느날 엄청좋은 신발을 보고 사고 싶었지요.
그 학생은 아빠한테 부탁했습니다.


"아들아 혹시 스타쉬피스가 뭔지 아니?"

 
"당연하죠. 
그게 머냐면은 
어.
어.
모르겠는데요."

 
갑자가 아빠가 인상을 쓰더니 물어보는 것입니다.
"진짜 모르니?"

 
"네.
몰라요."

 
"정말?
진짜 몰라?
진짜 모르는거야?"

 
"진짜 모른다니까요."

 
아빠는 갑자기 옆에있던 쓰래기통을 아들에게 던지고는 발로 막 밟아댔습니다.
주위사람시선은 생각 하지 않고요.
아빠가 돌아간 후, 
아들은 아빠가 자신에게 신발을 사주기 싫어서 이러는것인줄 알았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흘러 방학식이 시작되었고,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질문했습니다.

 
"물어보고 싶은거 있으면 다 물어보세요."

 
소년은 손을 들고 외쳤습니다.
"스타쉬피스가 멉니까?"

 
학생들과 선생님이 그 소년을 이상하게 생각 하였고,
선생님은 "다시한번 말해줄래?"하고 다시 말할것을 제안했죠.
소년은 좀전과 같이 말하였고, 
선생님은 교무실로 뛰어 갔답니다.
교무실에서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떻게 우리학교에 스타쉬피스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게 주제죠.
회의에서 결정된것은 그 소년을 퇴학 시기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소년은 퇴학을 당했습니다.

 
그리고는 항상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의 사연들 들어 달라고.
1년동안 편지를 보낸 결과,
대통령과 이야기를 할수 있었으며,
대통령에게 스타쉬피스가 머나고 물어 봤지요.
더불어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망처놨다고도 말했지요.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스타쉬피스를 모릅니까?"

 
소년은 끄덕끄덕거렸고,
대통령은 인상을 쓰며 밖으로 나갔고,
임시 의회가 열렸습니다.
결정된 안건은 국외 추방을 시키는 거였으며,
그 소년은 분노 했습니다. 
스타쉬피스가 뭐길래.
스타쉬피스가 뭐길래.

 
시간이 흘러 소년은 청년이 되었고, 
청년은 미국으로 갔습니다.
미국에서 헤이 디자이너가 된 청년은 미국 대통령 눈에 뜨여서,
대통령에 머리를 손질하게 되고,
이에 만족한 대통령은 자신이 이루어줄수 있는 소원하나를 들어 주기로 했답니다.
청년은 '돈을 주세요'라고 말할려다가,
마음속 깊은곳에서 스타쉬피스가 떠올랐습니다.
소년은 대통령에게 당부했습니다.
제가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도 화내지 말라고,
대통령은 흔쾌히 승낙 하였고,
청년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스.
스.
스타쉬피스가 무엇인지 아세요?"

 
대통령은 확실히 들었고,
황당함과 경악이 섞인 눈으로 청년을 바라보았습니다.
청년이 그때 말했습니다.

 
"제가 아까 당부한말 기억해주세요."

 
대통령은 아까 한말때문에 화를 못내겠고,
그 자리에서 말했습니다.

 
"방금 그말 못들은 걸로 할테니 조용한곳에서 여생을 마치게나."

 
청년은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분노 했습니다.
스타쉬피스.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망쳤으니까요.

 
그리고는 나이가 들었습니다.
청년은 죽어가고 있었지요.
스타쉬피스를 몰라서 가족도 모두 떠나버린 텅 빈 집.
오직 청년이 가끔씩 나가던 성당의 신부님만이,
청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주기 위해 청년의 손을 꼭 잡고,
옆에서 기도하며 서 있었습니다.
청년은.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신부님.
마지막 가는 길.
소원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가련한 이여."

 
청년은 눈물을 흘리며 신부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스타쉬피스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실 수 있으십니까?"

 
신부님은 잠깐 두 눈을 크게 떳습니다.
"스타쉬피스를.
가르쳐 달라고? 
그걸 정말 모른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신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청년의 손을 뿌리치고, 
당장이라도 나가버릴듯한 기세로 문을 향해 쿵쿵 걸어갔습니다.
청년은 애타게 신부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신부님! 
주예수와 마리아의 이름으로! 
사랑을 베풀어주세요! 
저는 이제 죽는 몸입니다!"

 
멈칫. 
청년의 절규는 너무도 가련했습니다.
결국 신부님은 몸을 돌리고 청년에게 다가왔죠.
"스타쉬피스를 모른다니.
실망이지만, 
내가 알려드리겠습니다.
어린 양이여."

 
"가,
감사합니다! 
스타쉬피스란 무엇.
입니까?"

 
"스타쉬피스란."
신부는 청년에게 속삭였습니다.

 
"아.
그렇구나."

 
신부님의 속삭임이 끝나고, 
노인이 된 청년은 행복한 미소를 띄고 죽었습니다.
 

 
7
화가의 자살
게렉터블로그에서 croydon님 덧글로 소개
대표적인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로, 
그 원형이 되는 추리 퀴즈 형식을 그대로 갖고 있는 비교적 원형적인 이야기 입니다.

 
한남자가 따스한 봄날 여자친구와 길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사기위해,
지갑을 꺼낸 남자는 지갑에 수표밖에 없음을 확인하고,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그 남자는 이윽고 오천원권 지폐를 발견하더니,
갑자기 오천원짜리 지폐를 몇분간이나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의아하게 생각한 여자친구와 핫도그 노점상 주인이, 
몇차례나 그 남자에게 말을 건네었지만,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폐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그렇게 십여분정도를 있던 그 남자가 문득 휴대폰을 꺼내어, 
급히 어디론가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내가 잘못 본것이면 좋겠다"라는 말을 쉴새없이 되뇌이고, 
몇차례 똑같은 연락을 반복했다.
그리고 여자 친구에게 
"다섯시간 이내로는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 급히 사라졌다.

 
약 삼십분정도 시간이 흐른 후, 
남자는 인근 건물 옥상에 올라가 투신 자살을 했다.
특이한 점은, 
그가 자살할때 입고 있었던 옷가지들은 그 전부터 입고 있었던게 아니라,
그가 자살하기 몇분전에 근처의 옷가게에서 모두 새로 구입한것이었다.


그가 급히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했던 대상들은, 
다름아닌 그의 초등학교 동창들이었으며,
그의 직업은 화가였다. 
그는 그날 오후에 치과진료를 예약해놓은것 외에는,
별다른 약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 남자가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 남자의 죽음은 타살이 아니라 명백한 자살이다.'

 

8
붉은 세면대

 
일본의 TV연속극에서 중간에 삽입되어 인기를 끈 이야기로, 
빨간당구공계열 이야기 입니다. 
TV연속극에서는 시작 장면에서 이야기를 보여주고, 
TV연속극이 끝날 때 답을 가르쳐 줄것처럼 하지만, 
결국 끝날 때도 안 가르쳐 줍니다.

 
어느 맑은 날의 오후, 
길을 걷고 있는데 붉은 세면대를 머리에 이고 있는 남자가 걸어 왔습니다. 
세면대안에는 물이 가득 들어 있었고, 
남자는 그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도록, 
천천히 느긋하게 걸어 옵니다.

 
나는 용기를 내어, 
"실례합니다만,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붉은 세면기는 머리에 싣고 걷고 있습니까?" 라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너의."
 


9
소녀의 일기장

 
환상적인 느낌으로 섬짓함을 유도하는, 
나폴리탄계열 이야기인, 
나폴리탄 이야기와 거의 흡사한 이야기입니다만, 
액자구조와 정신병적인 느낌을 살려서 더 강하게 발전시킨 이야기입니다.

 
어느 오후.
작은 새가 지저귀는 숲 속을, 
한 명의 소녀가 달리고 있었다.
"엄마!
어디에 있는 거야?"
외치는 소녀.
하지만 대답은 없다.

 
그러던 중 소녀는, 
어떤 집 앞에 겨우 도착했다.
"여기군요! 
여기에 있군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중간이 끊어져 있는 일기장 하나 뿐.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불쑥 놓여져 있다.
소녀는 살그머니 손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5월16일
내일은 즐거운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 
매우 즐거워.

 
5월17일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5월18일
어제는 매우 즐거웠다.
산타씨에게 가득 선물 받아 버렸다.
그렇지만 이상한데. 
그 선물 어디에 둔 거지?

 
9월33일
시계의 바늘이, 
천천히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12월65일
오늘이군요, 
밖에 나와 보았어.
그랬더니 사람이 많이 있었어.
가득 많이 있었어.
그리고 전나무는 이상한 색이었다.
어째서일까?

 
소녀는 돌연, 
일기장을 덮었다. 
소녀는 깨달아 버렸던 것이다.
그래.
소녀는, 
깨달아 버렸던 것이다.



출처는 괴기과학도시전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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