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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 생각나서 쓰는 내가 수프 못먹게 됐던 일화.txt
게시물ID : cook_1177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칼라듐
추천 : 8
조회수 : 5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6 11:12:57
베스트에서 
못먹는 음식과 못먹는 음식 강권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에 대한 글을 보고 급 생각나서 써봅니다. 
혹시 아이 키우시는 분들도 제 글에서 뭔갈 얻어가시면 좋을듯. 

지금은 못먹는 음식이 거의 음스므로 음슴체

필자는 부모님의 한국적인 식습관이 
주를 이루는 가정의 식단에 따라
초등학교 들어가기 이전까지
양식이나 타국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아이였음

따라서 수프도 한번도 먹어본적도 없을뿐더러
양식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음

때는 바야흐로 초등학교 1학년
급식에 가끔 양식이 나오면서
내가 처음으로 수프를 접하게 된 날이었음

지금 생각하면 그건 원래 나름 고소한 냄새였을텐데
강한 향신료 냄새가 자극적이어서 그랬는지 
급식이라 좀 질이 안좋아서 그랬는진 몰라도
수프를 처음 보는 나에게 수프는 정말
요시꾸리한 냄새가 나고 식감도 딱봐도 꿀꿀이 죽처럼 이상할 거 같은 거부감이 드는 음식이었음

배식은 강제였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내 식판에 수프가 담기긴 했지만 난 이 낯선 음식이 먹기가 싫었고
다른 음식들만 비우고 있었음 
그런데 담임선생님께서는 그 모습을 보시더니
왜 수프를 먹지 않냐며 달래거나 설득의 과정도 없이
나에게 수프를 직접 떠서 억지로 막 먹였음
가뜩이나 거부감 드는 음식을 내 손으로 천천히도 아니고 남의 손에 의해 꿀떡꿀떡 삼켜야 했던 것임

결국 강한 거부감 등등의 심리적인 요인 때문인지 
(다른 애들은 다 잘 먹었기 때문에 음식 자체 문제는 아니었을것임) 
나는 먹던 중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먹은 것들을 전부 다 토하게 됨 
그 선생님이 평소에 나를 괴롭혔다거나 성격이 나쁜 선생님이지도 않았는데 유독 그일만큼은 좀 혹독했음

어쨌든 그때 느꼈던 토사물의 역한 냄새와 
교실에서 다들 보는 앞에서 추한 꼴을 보였다는 엄청난 수치심 등등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긴 나는 그 뒤로는 수프 냄새만 맡아도 토할것 같았고 입에 대지도 못했음

그런데 약 10년정도 지속된 이 트라우마는
의외로 어이없이 쉽게 해소되기도 했음
나는 면에는 원래부터 환장하는 사람인데
지인이 간단한 인스턴트 수프와 면을 함께 이용한 요리를 해주어 권했고, 면 덕인지 생각 외로 거부감 낮게 첫 입을 시작하니 괜찮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고 그 뒤론 차츰 거부감이 줄어들어 이제는 없어서 못먹는 정도가 됨.

그러니까  음...
특히 어린아이인 경우
부모님이나 지도자 되시는 분들은
아이가 음식을 거부한다고 해서 
음식을 억지로 먹이진 않았으면 좋겠음

익숙한 음식에 대한 단순한 편식일 경우엔 
엄한 지도도 필요하겠지만

다른경우, 이를테면 나의 경우는 처음보는 음식에 대한 낯섦이 주된 이유였던 것처럼 
학습과 익숙해짐이 필요한 경우라면
차근차근 지도를 통해 음식을 잘 먹일수 있고
좋아하게도 만들어줄수 있음

당장의 감정적인 이유나 조금 편하려고 
아이의 평생에 남는 트라우마를 만들수도 있는 실수는 안했으면 좋겠음

아이도 그렇지만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임
그 사람에게 어떤 이유나 사정이 있는지도 모르면서
못먹는 음식을 억지로 먹이려고 들지 않으면 좋겠음
나름 방법도 써가면서 해야지 그냥 들이대는건 거부감만 더 키울수 있음

반면에 방법을 잘 쓰는것도 필요함 
예를들어 필자는 순대도 10대 중반까지 먹지 못했는데 떡볶이는 좋아했었음
위와 마찬가지로 그 지인이 순대를 떡볶이 국물에 완전히 범벅을 해서 냄새나 맛이 좀 덜해지게 한 다음에 먹어보라고 함
이제는 순대를 어디에도 안찍고 잘 쳐먹음 

여튼 심리치료에 어떤 것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방법중 그것에 대한 완전한 노출의 방법도 있지만 좋아하는것과 함께 노출시키는 방법도 있는듯이
음식에서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되도록이면 후자를 사용하는게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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