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보이후드
게시물ID : movie_349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네케
추천 : 1
조회수 : 4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6 13:51:39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느꼈던 점 횡설수설 정리
















영화를 보고난 뒤 천천히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영화는 처음-중간-끝,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나눌 수 있다. 전위적인 영화가 아닌 이상 거의 모든 영화가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12년 간의 세월을 담아낸 보이후드는 어떨까. 아마 어린시절-사춘기-성인직전과 성인일 것이다. 아니면 엄마의 결혼 생활에 따라 나눌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의 생활이 달라지니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이렇게 나누기엔 12년의 세월을 165분에 보여줬던 그 각자의 세월이 서로 부착된 끈끈함을 절단하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영 마땅치가 않다. 굳이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절단하기보다는 엘라 콜트라인의 첫 생애부터 죽음까지, 그 가운데의 생애를 잘라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 가운데에는 공백이 있다. 일종의 점프컷을 보는 듯한 느낌은 그 사이사이의 공백을 가늠해보게끔 한다. 예를 들면 엄마가 대학 교수와 재혼하자 교수의 아들딸과 엄마의 아들딸이 가까워지는 과정이라든지 말이다. 하지만 이를 절단이라 하기엔 너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마치 지난 세월을 담은 앨범을 들춰보는 것처럼 말이다. 이 영화의 처음은 하늘을 바라보는 메이슨의 얼굴에서 시작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바닥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메이슨은 그 나름대로 세상을 이해하려 하는 말 그대로 어린 아이다. 이 영화의 끝은 카메라와 메이슨의 시선을 맞춘 채(혹은 카메라가 살짝 올려다보는 각도일지도 모르겠다) 메이슨이 하늘을, 그리고 땅을 바라보며 끝난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다. 곁에는 사람이 있다. 메이슨은 하늘이 아닌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사이엔 12년이란 세월이 있었다. 메이슨은 이사를 겪으며, 여러 친구와 만나고 헤어지며, 엄마의 두 번의 재혼을 지켜보며,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으며 성장한다. 처음 이사할 때 집을 뒤돌아보던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학의 기숙사에 들어가며, 두 번째 아버지의 아이들과 이별했다. 그리고 메이슨은 그의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그만의 시각으로 그를 받아들이고 성장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만의 것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은 대부분 공감에 가까울거다. 특히 그 사춘기의 치기어리고 허세스러운 행동들과 말투들을 볼 때는 얼굴을 가리고 싶으면서도 공감이 갔다. 난 아직 보이후드의 끝부분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아마 영화 마지막에서 메이슨이 하늘과 땅을 같이 바라봤다면 난 아직 하늘과 땅의 경계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곁에 설레는 사람도 없다. ASKY! 처음과 끝 사이, 즉 중간에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많아 없는 거다. 내가 그의 인생을 뭐라 평가할 수 있을까. 나도 아직 사는 중인데. 다만 대한민국의 학생의 입장에서 보자니 메이슨이 말도 못하게 부러웠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성친구들을 많이 만나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저렇게 다양한 활동, 대학을 가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가고, 그것을 주변에서 지지하는 것, 그의 친아버지가 너무 자연스럽게 독서를 하는 것,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하는 것. 아마 내 눈에 이런 것들만 밟히는 것은 내가 그러지 못해서일거다. 난 아직 보이후드의 후반부에 서있다. 그럼 난 대체 뭘 해야 할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