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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끝에 온 마왕을 보내며
게시물ID : star_259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스고래
추천 : 4
조회수 : 2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8 00:38:28
초등학교 5학년 되던 때... 대학가요제를 TV로 보면서
막판 노래를 하던 무한궤도라는 그룹의 보컬... '그대에게'는 나의 마음을 확 사로 잡았다.
초딩 5학년이 음악에 대해 뭘 알겠냐 싶기도 할지 모르지만
당시 대학가요제 다른 참가자 수준과 차원이 다른... 이른바 클래스가 다른 수준을 신해철을 보여줬고
당해 대학가요제 대상을 거머 쥐었다.
훗날 내 동기들과 대화해 보니 무한궤도의 대상 수상은 누구나 다 예측했을 만큼
신해철 그의 클래스는 확실히 달랐다.
 
내 유년의 끝에 다가온 신해철...
지금도 재즈카페의 "위스키 블랜디 블루진 하이힐.... " 로 시작하는 랩 구간은 틀리지 않고 외우고 있다.
노래 '안녕'의 영어로 된 랩도 이제는 머리가 아닌 입과 혀가 기억해서 외우는 정도랄까
고딩시절 나왔던 앨범 리턴오브 넥스트 1집 (사실 넥스트 2집)의 감흥은 지금도 여전하고
희대의 그 명반을 대학 입학 후에야 겨우 구매해서 즐겨 듣게 되었다.
 
그리고 넥스트 4집에서는 애니매이션 OST로는 오버가 아닐 정도로 고 퀄리티의 음반을 내 놓았고
ROCK OPERA 라고 자처한 앨범의 수준을 확실히 증명했다.
 
이후 음악 소비가 줄어들면서 그의 음악을 많이 접하지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내 유년의 끝에서 어른의 시작지점까지 함께 해준 스타이자 영웅이었다.
 
막상 그가 세상을 떴다니... 지금은 뭐 눈물도 나지 않고 먹먹하기만 할 뿐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내 유년, 청소년, 젊은 시절의 추억이 온전히 서랍속에 있는데
야속하게 먼저 가버리다니... 그를 추모할 수 있는 이 며칠의 시간
언젠가는 눈물 한 번 쏟을 수 있지는 않을지...
 
신해철씨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다던 그 병아리 얄리는
마왕께서 가신 그 곳에서는 하늘을 날고 있을까요?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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