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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게시물ID : animal_109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순수징어
추천 : 3
조회수 : 27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09 17:31:48
오래도록 좋은 인연이 될거라 생각했어

네가 그렇게 청소기 소리를 무서워할줄은 몰랐구나

아직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새까만 새끼고양아

평소에 청소도 잘 안하는 내가 웬일로 집안 청소를 하겠다고 나서서

먼지가 많이 날린다고 앞문을 살짝 열어놔버렸네

3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청소기 소리를 피해 사라졌구나

난 네가 집안 어딘가에 숨어버린 줄 알았지

청소가 끝나고 아무리 널 부르고 찾아도 이미 넌 어디에도 없었고

급히 밖을 돌아다녔지만 너는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질 않았지

한달 갓 지난 어린애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

차에 치이는건 아닐지 

앞으로 다가올 추운 겨울은 어찌할지 

동생이 기르겠다고 데려온 너를 하루만에 오빠된 내가 잃어버렸어

데려온 날 동물병원에 가보고 사료도 사고 모래도 사고 집도 화장실도 만들어준게 바로 어제인데

이제는 모두 하릴없는 집안 장식물이 되었구나 

골목골목 기웃기웃 어느 승용차 밑에서 떨고있는건 아닐까 집 주의를 몇 번이고 맴돌았지만 

너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걸까

검은 비닐봉지만 보아도 혹시 하는 마음에 다시한번 쳐다봤지 

이제는 나처럼 부주의한 주인보다는 좀더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고

아니라면 비록 길고양이가 되어 병약하고 살찐 모습이 될지라도 

언젠가는 내 앞에 나타나서 야옹하는 소리를 들려줬으면 좋겠다 


곧 회사에서 돌아올 동생이 슬퍼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무거워진다

유난히 힘들었던 14년

겨울이 되어서야 좋은 인연을 만나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만에 떠나보낸 못된 주인을 용서하렴

아직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까만 새끼고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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