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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의 입장에서 본 수능 영어 32번 논란
게시물ID : freeboard_7915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3E9
추천 : 1
조회수 : 122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1/18 17:37:06
베오베에 갔던 그 영상을 보고 느낀 점을 써봅니다.
영상 :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86542

050.png

이게 그 영상의 캡쳐화면인데요, 
외국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분께서 수능 영어 32번을 풀지 못하고 쩔쩔매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이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수능 영어 난이도가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하실 수 있는데,
아직 졸업식을 올리지 않은 고3 입장에서 보건데 이건 거품입니다.


055.png

이게 문제의 그 문제입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원문을 구글링으로 찾아서 띄워봤습니다.

051.png

원저는 The Knowledge Drive : Confronting Mythological Beliefs입니다.
주황색 테두리 안에 수능에서 변형되어 출제된 구간을,
빨간색으로 어느 부분이 변형되었는지를 나타내었고,
초록색은 빈칸부분, 노란색은 저 영상에서 여성분께서 표시하신 부분입니다.
(노란 형광펜 효과는 구글링으로 찾은 것이다보니 구글에서 알아서 칠해놨습니다.)

보면 글을 중간부터 읽는 것처럼 시작한 학생들을 위해 대명사를 지칭하고 있는 명사로 바꾼 점,
길이가 길어 부득이하게 삭제한 내용, 너무 어려워서 쉬운 말로 바꿔쓴 부분정도가 바뀌었을 뿐,
실제 원문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문법 논란이 된 부분도 its uses create 부분도 'its uses'가 주어고 'create'가 동사라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마 'it used to create'가 맞는거라고 생각했던거겠죠)



원저인 "The Knowledge Drive"는 대학 전공서적 또는 논문급의 서적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어려운 책을 고등학생들이 보는 시험에 출제하다니!'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수능을 주관하는 평가원에서 만든 영어 학습 안내 자료집에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056.png
이게 그 자료집의 표지고, I장의 시험 평가 목표에 이유가 나와있습니다.

053.png

고등학교 영어과 성취기준의 달성 정도만 평가한다면 저 지문은 어려운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평가의 기준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필요한 능력"도 봅니다.
다시 말해, "대학에서 공부할 전공서적등을 읽을 수 있냐"를 보는겁니다.
그래서 대학 전공서적을 출제한거죠.

따라서 지문의 난이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애초에, 정답률로 따지자면 저 문제는 이번 수능 최고난이도가 아닙니다.


054.png
인터넷 강의 업체 메가스터디의 오답률 베스트 정보입니다.
32번은 best5권에 겨우 들 정도입니다.
(30번과 32번의 오답률이 같습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문제 자체의 난이도가 논란이 될 수는 없다는 것.





다만 문제가 있다면, 경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대학을 가지 않아도 직업을 얻고 생활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저 영상에 나오신 분도 그정도까지의 지식을 갖출 필요는 없는 분이 아니셨을까 추측해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학은 스펙의 일종이 되고, 입사하는데 커다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비교적 대학 경쟁률이 작은 반면 한국의 경쟁률은 큽니다.
(대신 '경쟁력'이 그러할 뿐, 대학 자체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노력은 아마 비교할 수는 없을거예요)

수능은 한때 대학별로 치뤄지던 시험을 통합적으로 보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통합적이다보니, 정원이 고정되어 있는 대학들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줄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줄을 커트라인으로 잘라내는것이고, 그 수단이 바로 고난이도 문제입니다.
변별력을 줘야 학생들간에 차이가 생겨 누가 좋은 대학을 갈 지 정할 수 있게 되니까요.
이건 옳다 그르다를 떠나 당연한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찌보면 이번 수능에서 우리 사회의 두가지 문제점이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 좋은 대학을 꼭 나와야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는 학벌주의 사회(또는 그에 매인 수험생과 학부모)
2. 학생들을 줄세운 등수에 집착하는 사회
이러한 사회가 종결이 난다면 아마 수능에 대한 논란들도 비교적 약해지거나 없어지지 않을까요?



이러한 논란들도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겠지만,
이번 논란은 거품이 심해보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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