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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자작] 조각
게시물ID : panic_746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은랑
추천 : 6
조회수 : 11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19 13: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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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고뇌속에 나는 오늘도 내 안에 잡념을 지우기 위해 조각칼을 든다.

내 안에 있는 부정한 것들을 씻고자 나는 오늘도 무념무상의 경지를 향해 조각칼을 든다.

이제는 많이 무딘 날을 지니게 되버린, 나와 함께했던 이 조각칼은

내게 많은 영감과 번뇌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모든 이들이 동감하고 체험할 수 있는 그러한 예술

하지만 마지막 한발자국을 떼지 못해 그 절정을 완성시키지 못한게 벌써 몇번째.

내 안의 모든 것을 표현하면 할수록

번뇌에 휩싸여 작품은 망가지고 처음의 의미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언가가 다르다.

한번의 깎임에 내 안에 있던 불순한 마음이,

한번의 잘림에 내 안에 있던 또다른 내가,

한번의 다듬에 내 안에 있던 육체적 제약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느낀다.

차오르는 마음의 벅참과 희열을 느끼며 나는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작업의 결과물을 바라본다.

아름답다. 그 무엇보다.

내 자신이 달라 보인다. 과연 이게 내가 한게 맞을까?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

문제점은? 단점은? 무엇이 있지?

예상되는 비평과 비난을 염두한다.

짐작가는게 몇가지 있다.

그점을 수정하기 위해 나는 다시 나와 함께 했던 조각칼을 든다.

다시 생각에 빠져든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 비록 현실에선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일지라도

나는 그와 함께 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번뇌, 내가 추구하는 예술과는 다른 궤도이기 때문에

지금은 잡념이나 다름없다. 잊자. 지금은 작업에 집중하자.

하지만 한번 시작된 잡념의 흐름은 그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물밀듯이 밀려온다.

나의 또다른 나, 어느 예술가와의 공통점, 내가 가지고 있던 장애과 단점들이

나의 생각 속에 파고든다.

아니 이게 나의 생각속인지 아니면 나의 생각속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나다. 내가 나고 내가 나다.

다시 한번 떠오르는 의식의 흐름을 붙잡고 나는 작업에 열중한다.

굵은 땀 한방울, 공을 들여 작업을 할때마다 내 안의 무언가 꽉 막혀있던 것들이

빠져나감을 느낀다. 

이 희열, 이 성취감, 나는 할 수 있다를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외치며

내 작업실에서 나와 가장 오래한 조각칼을 다시 잡는다.

한땀 한땀 조각을 할때마다, 재료의 조각을 한번씩 깎을때마다 점점 완벽해져가는 

나의 작품을 만족스럽게 바라본다.

작품도 변해가는 자신이 만족스러운지 더욱 아름다워진다.

거의 다 완성이 되어간다. 이젠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다.

나는 내 작품을 보며 마음이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그리고는 힘을 다해 쓰러진다.

아주 뿌듯한 얼굴을 하고. 내 붉은 노력의 결과물을 보며.







얼마전 ○○시 한 공방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평소에 조현증을 앓고 있던 예술가 강모씨는...


작가의 코멘트.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적게 된 두번째 글입니다. 첫번째와는 다르게 오로지 제 상상으로만 쓴 글입니다.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꿈과 공포가 넘치는 공포게시판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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