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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有]인터스텔라의 '그들'이란. 부제 : 알고보면 단순한 놀란 영화.
게시물ID : movie_368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금가루소년
추천 : 8/4
조회수 : 3441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4/11/24 22:44:51
인터스텔라를 본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갖게되는 의문은 바로 ''그들'이란 누구인가?'일겁니다.

'그들'은 쿠퍼가 블랙홀 안에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도록 인도합니다. 그리고 쿠퍼를 결국 인류에게 되돌려주죠.

그렇지만 '그들'은 영화 내내 그 존재를 명확하게 드러내진 않습니다. 그저 '5차원의 존재'라고만 막연하게 설명될 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이미 영화 안에서 '그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받았습니다. 제가 부제를 '알고보면 단순한 놀란 영화.'로 잡은 것도 그것 때문이죠.

지금까지 놀란 영화는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을 머리 싸움에 빠지게 합니다.

메멘토부터 시작하여 근래에는 인셉션까지, 감독이 만든 영화 세계 이상으로 관객들은 자신들이 해석한 영화관에 매료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놀란 영화는 영화에서 나온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가장 그 영화의 본질에 근접하게 됩니다. 메멘토나 인셉션 역시 마찬가지였죠.

인터스텔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블랙홀이 무너지기직전, 쿠퍼는 타스에게 이런 식의 말을 합니다. "그들이란 먼 미래에 5차원까지 발전한 문명을 가진 인류"라고요.

이 말은 굉장히 정확한 말입니다. '그들'이란 생존한 인류가 더 발전하여 이룩한 인류, 바로 현생 인류의 자손들이죠.

5차원까지 발전한 인류는 수백년, 혹은 수천년 전일지도 모르는 태양계에 웜홀을 만들고, 쿠퍼를 불러들이며, 블랙홀을 통해 인류를 구할 방법을 머피에게 전하도록 합니다.

그 모든 것을 만든 것은 이미 발달된 문명을 가진 인류였던 거죠.

그렇다면 우린 소박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생존을 먼저한 후에 살아남은 인류가 문명을 발달시켰을텐데, 생존 방법이 없었던 인류에게 생존 후 발달까지 이룩한 인류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여기에 대한 해답도 영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아멜리아가 감격에 벅찼던, '외계존재와의 첫번째 악수'입니다.

쿠퍼는 블랙홀에서 인류를 구할 메세지를 전한 후, 붕괴되는 차원 너머에 있는 웜홀을 통하여 토성으로 날아갑니다.

그때, 과거에서 웜홀을 타고 오던 아멜리아 일행과 조우하죠. 그리곤 시공간을 일그러뜨리며 아멜리아와 손을 잡습니다.

미래의 존재인 쿠퍼와 과거의 존재인 아멜리아가 손을 잡습니다. 재밌는 것은 그 상황을 바로 옆에서 쿠퍼도 지켜보고 있었다는 거죠.

웜홀을 통과하여 블랙홀이 있는 행성계로 날아가던 쿠퍼 일행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은 모두 정해져 있었다는 겁니다.

밀러의 행성에서 23년을 낭비하고, 만 박사에게 배신 당하며, 아멜리아를 에드먼즈 행성으로 보내고 쿠퍼 자신은 블랙홀로 뛰어드는 그 상황들은,

이미 예정된 상황이란 겁니다.

스케일을 좀 더 키우면,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해 스테이션을 건조하고, 중력방정식을 풀어서 살아남은 현생 인류가 더욱 발전한 후, 먼 과거의 인류에게 웜홀로써 생존의 방법을 알려주는 그 상황 역시 모두 이미 일어날 것들이고 예정된 상황이란 거죠.

과거를 바꿔서 현재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대로 일어나기 위해 과거를 맞추며 그 흐름대로 따라가는 것이 인터스텔라에서 보여주는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의 조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에서 보는 미래의 '그들'은 현재의 인류를 보는 미래의 '인류'들이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우주로 떠난 쿠퍼, 아멜리아를 무사히 에드먼즈 행성으로 보내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쿠퍼의 동료애, 인류의 구원을 위해 필사적으로 중력방정식의 해답을 전달했던 쿠퍼의 인류애, 의심 속에서도 끝내 아버지를 믿게 되었던 머피, 아내와 자식을 병들게 하면서도 끝까지 아버지가 머문 자리를 지킨 톰,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에드먼즈 행성으로 날아가 결국 플랜B를 실행했던 아멜리아.

모든 것은 시공간과 차원을 넘어선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현생 인류의 생존을 모르고 에드먼즈 행성에서 플랜B를 실행한 아멜리아는 쿠퍼와 다시 조우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보다 발달된 문명을 가진 쿠퍼 스테이션의 인류들은 에드먼즈 행성에 정착할 수도 있겠지요. 불어나는 인구에 비해 스테이션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어디에서든 어찌됐든 인류의 문명은 발전을 거듭하여 시간마저 조절하게 되면 그들은 21세기 태양계의 토성 근처에 웜홀을 만들 것입니다.

가르강튀아라 불리는 블랙홀 안에 수많은 책장으로 된 공간을 만들고 그곳으로 쿠퍼를 불러들이겠죠.

그리고 그들은 현재의 자신들이 있게 한 그 하나의 방정식을 완성시킬 것입니다.

그렇게 그들의 시간은 정상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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