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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스, 그 인간다운 본능에 대해서
게시물ID : phil_103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티카의정신
추천 : 1
조회수 : 7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07 18:46:26
타나토스, 인간다운 본능

.... 연어에게는 강을 거슬러 올라 죽는 것이 '연어다운 죽음'으로 본능에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다른 방식의 죽음은 피한다. 타나토스 덕분에 생명이 연장되는 역설이 생긴 것이다. 적극적으로 살고자 하는 모습은 오로지 에로스에 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연어다운 죽음을 맞기 위해 중간에 연어답지 않은 죽음을 안 당하려는 몸부림을 보이는 것이다. 연어의 일상은 생의 본능인 에로스와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가 싸움을 통한 결과로 구성된다고 볼 수 밖에는 없다

 

 연어가 나중에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나 평상시 천적을 피하고 먹이를 찾는 행동 속에는 모두 타나토스와 에로스가 작용하고 있다. 다만 어떤 본능이 더 많이 작용하고 있느냐가 다를 뿐이다.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오를 때에는 타나토스의 힘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에로스의 에너지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연어는 '연어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생명체에게는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모두 필요한 것이며, 생명체는 이 두 본능에 의해 평생 좌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수컷 사마귀는 암컷에게 잡아먹힐 것을 알면서도 짝짓기를 한다. 수컷 사마귀는 암컷이 공격할 때 다른 수컷과 싸울 때처럼 반항하지 않는다. 수컷은 죽음에 처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것은 수컷 사마귀 안에 죽음에 대한 본능, 즉 타나토스가 있기 때문이다.

 

 

 

... 인간(역시 마찬가지로)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런데 인간은 단순히 죽음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 역시,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다가 죽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유년기에 그토록 부러워하던 어른들의 세상을 충분히 경험한 다음, 마치 유년기처럼 아무 고통 없이 평안하고 행복한 상태에서 죽기를 바란다. 그리고 죽을 때는 신과 같던 부모 - 혹은 부모 같은 신 - 의 품으로 돌아가니 자신을 받아달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때 쓰인 '품'과 '돌아간다'는 단어는 유년기에 대한 향수가 무의식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다운 죽음에 대한 욕구는 - 역설적으로 - 삶을 연장하게 한다. 언젠가 죽는다는 결론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평안한 죽음을 바로 실행하려 하기보다는 중간에 고통이 있을지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 노력하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도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본능이 모두 작용하기 때문이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문명속에서의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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