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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씨의 일일 6편 - 미운서울
게시물ID : art_202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보
추천 : 23
조회수 : 2103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4/12/13 22: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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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은 맨들거리는 살결을 지닌 경성 최고의 여자였다.

적어도 어리숙한 구보에게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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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리 좋다던 서울에 와보았더니 차갑기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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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다던 구경거리

 찾아보려 했다만 

도리어 어질거리고 답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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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은 항상 나의 동네를 부끄러워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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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까지 오는 것은 싫었대요. 

사나운 길의 고양이가 무섭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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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손을 잡고 올려다본 하늘색은 참으로 고왔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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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은 도무지 찾을수가 없고

그 와중에 눈인지 비인지 모를 것들이 눈물처럼 내리고

미래같은것은 생각하기가 싫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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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은 아무것도 말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나만 그 자리서 애달파하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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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밟아 녹은 진창과 어울리는 것이야말로 

나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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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와 슬픔이 뒤섞인 눈송이가 

구보의 입가에서 녹고

그것은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도시의 맛이었다.

아아, 미운 서울이다.




-
재료는 크레파스입니다!

날이 추워지니 도시가 더 미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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