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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청소
게시물ID : humorstory_429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롱
추천 : 1
조회수 : 4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13 23:38:59
남자는 청소기의 엉덩이에 꼬리처럼 연결 된 줄을 강제로 잡았다.

"그러지 마세요.."

울먹이는 청소기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꼬리 끝에 있는 단자를 구멍에 끼워넣었다.

"하아..."

아픈 듯 신음했지만 곧 괜찮아졌는지 눈물이 그렁그렁 맫힌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주인님 제발..."

하지만 남자는 완고했다. 청소기의 주둥이를 거칠게 붙잡고 붙어있는 봉을 쫙 잡아 늘렸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강제로 바닥에 입을 쳐박도록 했다.

"으읔...."

청소기는 치욕감을 느꼈다. 막무가내인 인격모독 때문에 거의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바닥을 햛아."

남자가 건성으로 말했다.

"못해요 그런 것은!"

"스스로 하기 힘들다면 내가 도와주지."

이러더니 스위치를 강으로 눌렀다.
순간 갑작스레 밀려들어온 고통으로 청소기의 눈은 홉 떠졌다.

"흐읍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앜!!!!!!!!"

"으하하하하 더 빨아. 더 햛아라! 더러운 방을 깨끗하게 만들어!!"

보름 전에 남자 주인에게 고용 된 청소기는 오늘도 그의 요구에 맞춰서 몸을 내주었다.

"호홓로홀호호홇ㄹ홇ㄹ홓"

"뭐라는거야? 안들리잖아!"

스위치를 특수로 누르자 엄청 거친 바람이 청소기의 목구멍을 타고 먼지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먼지가 섞인 바람이 입으로 들어갔지만 뻥 뚫린 입이라 어찌하지 못하고 모두 받아들였다.

"흥ㄹ헐엏허렁헝ㄹ할어ㅣㅏㅈ덜 허럴호롷로호 헐ㅇ허아ㅗ호허헣"

고통으로 일관 된 표정. 남자는 스위치를 끄고 청소기의 주둥이를 응시했다.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거지? 쌓여있는 먼지 맛에 감동이라도 한거야? 응?"

"주인님.. 제발 용서해주세요. 더 이상은.....!!"

"그렇게 말해봤자 호소력이 없는데."

스위치를 약으로 돌렸다.
그러자 다시 먼지를 흡수하며 고통스러운 모습을 취했다.

"너의 뒤를 보라고."

남자는 청소기의 몸체를 만졌다. 무척 뜨거워진 몸. 그리고 뒤의 엔진 구멍에서 배출되는 뜨거운 바람.

"이렇게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있으면서 말이야. 너도 사실은 좋은거잖아."

아니라고 부정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자 남자는 청소기의 주둥이를 발로 콱 밟았다.

"나에게 거짓말 하지 말랬지! 더러운 암컷아!"

그리고 스위치를 끄자 숨이 찬지 헉헉거리며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는 얼굴로 메달렸다.

"용서해주세요. 잘못했어요. 더 이상은 무리에요. 몸이 망가진다고요!"

"그럼 묻겠어. 바닥에 입을 대고 햛는 게 싫어?"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지."

그러자 슬픈 듯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이내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해방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길다란 봉을 가져왔다. 그리고 청소기의 몸을 더듬거렸다. 순간 청소기에게 불안한 감정이 엄습했다.

"주인님... 그건 무엇인가요?"

겁먹은 목소리로 물어보자 주인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아.. 이거?"

그리고는 청소기의 주둥이를 뗀 뒤 새로 가져온 것을 억지로 박아넣었다.

"아얏.."

사악하게 미소지으며 주인은 말했다.

"원통형 주둥이다. 과자부스러기를 빠는데 효과적이지."

"아.. 안돼!!!"

휘잉~!

강으로 돌린 뒤 남자는 냉장고 위의 먼지로 청소기의 주둥이를 가져갔다.

"바닥의 먼지가 싫다면 더욱 더러운 걸 먹여주마!!"

거의 0.5cm 두께로 쌓인 먼지의 층에 점점 청소기의 입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그만! 싫어! 이런 건 싫어!"

절규하듯 외치자 남자는 변태처럼 흐흐흐 웃었다.

"이사 온 뒤로 한 번도 청소한 적이 없는 곳이다. 너의 입으로 깨끗하게 만들어."

휘잉-

" 꺄앗!! 헐호로홓홓 ㅎ로홸앟 ㅗ호ㅗㅎ홓ㅎ렇렇"

"하하하하핫! 이것으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청소기는 고통스러운 듯 울먹거렸다.
그 표정에 흡족해하며 주인은 뿜어져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내일은 말이야.. 내일은.. 크크크...."

휘잉~ 휘잉~
뜨거워진 엔진이 미지근한 바람을 내뿜으며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내일은 대청소를 하는 날이거든......"

순간 청소기의 눈동자가 점이 되어 확 움츠러들었다.

"싫어!!!!!!"

비명과도 같은 절규가 엔진소리에 파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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