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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취미로 시써본거 뿌려봅니닿ㅎ 8편
게시물ID : lovestory_70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aRangNolJa
추천 : 4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2/24 00:34:21



여명 

순백, 눈꽃 내려앉아 세상 덮는 새벽에
나는 무엇을 쌓아내며 밤잠을 설쳤는지
내린 눈, 바람에 얼어 녹을 줄을 모르는구나



사이

차고 넘친 바닷물이
온몸에 감싸돌아
짠 내음이 얽히고설켜

파도쳐도 치는 줄도
모르고 나는 잠겨
바다가 턱 끝까지 차올라도

오는 파도보다 무서웠던 건
바다보다 차가운 오늘,
너의 시선이
동틀 녘처럼 따스했던 저번과 달라서

그렇게 바다에 묻혔다
나는 그렇게 잠겼다



첫눈 

새하얀 눈들은
길가에 닿자마자
새큼 새큼 녹아내렸다

첫눈이
바람에 더불어 휘날리니
단풍을 털어낸 빈 나무는 어찌할 바를 몰랐나 보다

시려운 눈보라 속에서
젖은 단풍이 내 가슴 결을 파고들었다

차갑기보다는 안에서 아려오는 것이,
네가 내 곁에 없어 서러워 우는
내 가슴의 눈물조각이려나



빈 거리에서

공기조차 하얗게 내려앉은 

빈 거리를 걷는다

사람 한 명 찾는 이 없는 

버려진 좁은 골목에는

조그맣게 써내려간

어린 날의 내 이야기가 쓰여있다

 


슬프고, 슬펐고

서러웠고, 무서웠고

행복했고, 사랑했고

즐거웠고, 감동했던

그런 소소하다면 소소했고

거대하다면 큰 충격들을

길가에 휘갈겨 적은 그러한

내 이야기들을

 

생애 중요할 것 같았던 조각들을 

뒷켠에 두고 불빛 가득한 길가로 나아간다



유정란


수백, 수천 마리의 어미가

잉태할 아기를 갖고 좁은 공간에서

시끄러운 듯 조용히 모이를 쪼아낸다

 

움직일 힘도 없지만 낳은 내 아이를

따뜻하게 품어주기도 전에 떠나간다

가슴이 미어오고 쓰러질 듯 눈물지어도

내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

 

누군가의 밥상 위 찬거리가 되어

내 아이는 그렇게 누군가의 입속으로

사그라질 것이다

 

생각하고 떠올릴수록 터지는 복장은

누군가에게 호소할 수도 전해지지도 않기에

또다시 태어날 또 다른 내 아이에게

이 내 설움을, 떠나간 내 아이의 태명을 묻어본다

 

사무치게 끼어드는 바람에 몸을 뉘이고 잠이 든다

그렇게 울었나 보다


미아


 

    피지도 못한 꽃이 지다

     그것을 뿌리에게 미안해 말라

       너를 가득 품에 안고 물을 주며 

         달콤하게 사랑을 네게 속삭인 뿌리가

          잎을 보내는 심정을 어찌 네가 알겠느냐

            꽃잎 한번조차 만개하지 못한 너는 우리에게

               미안해 말라, 너는 그러지 마라 내가 미안하다

▶◀




바람 부는 곳



네가 쉴 날 없이 쏘아붙이던 그 곳은

내가 노란빛이 물 빠진 갈색 빛깔 단풍이어서

햇빛처럼 선명히 기억한다

 

산들산들 봄바람처럼 내 몸을 간지럽히던 너는

이제는 다가오는 동장군을 알리듯이 겨울의 냄새를

가득 안고 내게로 밀려온다

 

영원할 것 같았던 나의 날도 한낱 가을의 색이었을 뿐,

그저 흐르는 시간 속에 나는 너에게 잠시 스쳐 간 순간일 것이다

너 또한 내게 그런 의미였을지 모른다

 

너에게 밀려 어느 밤 붉은색 길가에 떨어져

누군가에게 밟힐, 의미 없는 여러 단풍잎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래도 기억되고 싶은 내 소망은

너에게 원하는 내 마지막 바람일지 모른다

스치우는 바람이 아닌, 꿈같은 바람




까만 밤


한 폭의 검묽은 수묵화처럼

짙게 뿌려진 하늘을 바라보며

내 응시에 스쳐 간 별똥별은

내게는 들리지 않지만 저 안에선 울부짖었을 것이다

 

억겁의 시간을 넘고 흘러

저 별들은 오롯이 제자리에서 빛나고

몇백 년 전 터졌을지도 모르는 별들은

아직은 전해지지 않을 소리를 담고 내 눈가에 들어온다

 

무엇이 가볍더냐,

이제는 별을 셀 수조차 없게

까만 막이 내려왔구나

 

사실 나는 달보다 별을 더 좋아했었는지 모른다






한 때 시인이 꿈이기도 했어요..

물론 이런 저런 이유로 접었지만

여전히 글 짓는건 참 보람차고 재밌는 것 같아요ㅋㅋ


예전에는 시 짓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칭찬 받는게 참 좋았는데

어느샌가부터 오글거린다라는 말도 그렇고..

괜히 감성적이다, 중2병이다 그래서 주눅들고 혼자 끄적이네요ㅋㅋ


가끔 주변 둘러보면서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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