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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IMF를 잊었나요??
게시물ID : sisa_5679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이어골렘
추천 : 7/2
조회수 : 69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2/30 01:08:50
변희재가 비정규직양산의 시작이 DJ, 참여정부라고 지껄이던게 생각나서
글 잘쓸자신은 없고 아고라 뜨문뜨문 보다가 확 와닿더군요
장문이라 시간 남는분만 보세요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1442907 다음아고라
 
 
 
시작하기에 앞서 우선 장문의 글이 될 듯 합니다. 새벽에 졸린 눈을 비비며 쓰는거라 두서가 없어도 이해를 바랄께요.
 
전 사실 서울에 있는 유명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고, 지방에 있는 4년제 국립대를 졸업했습니다. 요즘 같으면,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대다수가 SKY도 취직못해 펀펀히 노는 판에, 취업하기 참 힘들겠다... 하실 겁니다. 네... 동감합니다.
 
그런데요, 인터넷을 주로 하는 세대들이 젊은 세대가 많고, IMF를 피부로 직접 겪으신 분들도 있을테지만, 아마 IMF를 모르는 분들도 상당히 많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지금 제 손에 98년 한경 기업정보라는 아주 두꺼운 책이 한권 들려져 있습니다. SK 텔레콤(주)에서 인원을 모집하는군요. 좀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직급별초임 : 신입대졸 125만, 대리 160만, 과장190만, 부장 230만
제수당 : 초과근무, 부양보조비, 중식보조, 출퇴근보조비, 개인연금, 자기개발비, 휴일근무수당
상여금 : 900%
 
생활정보 신문 교차로나 벼룩시장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상여금 부분 빼구요) 내용이죠? 그런데 다름 아닌 SK텔레콤 사원모집 요강이란 말입니다.
 
14년이 지났으니, 물가도 많이 오르고 했으니, 당연히 임금도 많이 올라야겠죠. 당연하신 아주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요, 여기서 한번 타임머신을 거꾸로 돌려봐야겠습니다.
 
98년도가 IMF가 터진 해이죠? (97년도 끝자락에 터진거니 아래 어떤분 지적대로 97년도가 맞습니다만, 실제적인 영향은 98년도부터 시작되기에 98년으로 하겠습니다) 98년도 이전 대학가 풍속도를 알려드릴께요. 제가 졸업한 경제학과에 매년 취업시즌이 돌아오면 각 대기업, 중소기업으로 부터 입사원서가 쏟아지게 들어옵니다. 한 사람이 작성해야 하는 원서가 많게는 60장에 달할때도 있죠. 선배들이 원서 쓰는게 힘들어 후배들 술사주고 밥사주고, 대신 써달라하는 사람도 많았구요.
 
보험, 금융쪽에 취직하는 경우에는 "실패한 입사"로 규정짓는 시대였죠. ㅎㅎ 잼있죠? 특히 금융권은 대졸 초봉은 높으나, 승진 연수가 너무 길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이었구요. 상상이 가십니까?
 
물가도 많이 오르고, 산업이나 금융의 패러다임도 많이 변한 이 시점에서 98년도 얘기를 꺼내는건 맞지 않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임금 문제를 떠나서, 그 당시 우리 사회는 최소한 지금보다 일자리의 기회가 많았습니다. 이건 분명한 팩트죠. 또한 그 당시도 우리 재벌가 분들은 군사정부 시절부터의 길게는 일제시대부터의 정경유착으로 말미암아 승승장구하던 시절이구요, 우리 아버님 세대들은 한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는, (물론 구시대적 발상이긴 합니다만), 직업 안정성은 가지고 있었죠. 그때도 노사분규는 지금보다 더 많이 일어났습니다.
 
상고를 졸업한 저희 사촌누나가 LG 반도체에 입사해서 보너스하고 이것저것해서 한달에 평균 250만원의 봉급을 받던 시절입니다. 물론 그것은 93년도 일이구요. LG 반도체에 근무하는 생산직 직원들 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도 봉급이 비슷했구요, 또한 LG 사장님 바뀌었다고 금 10돈을 협력사 직원들까지 수고했다고 나눠주던 시절이었습니다. 믿겨지십니까?
 
그러다가 98년도 IMF 터지고 나서 가장 먼저 변한 현상이 바로 일자리 품귀였죠. 세상에서 듣도 보도 못한 비정규직이란 말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부실기업은 정리됐고 (부실인지 아닌지의 잣대는 대한민국의 기준이 아닌, 소위 말하는 글로벌이란 잣대를 가지고, IMF 구제 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세계은행총재인 캉드쉬란 사람이 대한민국 거시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요구안 - 사실 강제안이죠 - 을 들이민 일방적 요구였습니다)
 
살아남은 기업은 쾌재를 불렀죠. 기존의 정규직 직원 대폭 줄이고, 전에는 비싼 임금주고 써야 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 아웃소싱 등등으로 아주 싼 임금으로 데려다 쓸 수 있었으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외국인들도 쾌재를 불렀죠. 기존의 한국 자본 시장 개입의 장벽이 제거되고, 투자비율도 올라가, 소위 말하는 돈되는 기업에 노동 유연성이란 핑계거리를 들이대고, 정규직 인원 대폭 짤라내고, 이것저것 규제 풀어놓고, 대기업에 현금이 쏟아집니다. 그 대기업이 성공하겠습니까? 실패하겠습니까? IMF 이전에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던 기업들이었거든요?
 
예를 들어 삼성이 5조의 이익을 내면, 그 수혜가 가장 많이 돌아가는 집단이 누굴까요? IMF 터지고 금융, 자본 외국시장에 다 개방하고, 많이 넘어가고 그랬거든요? 삼성이 돈 벌면 우리도 좋지만, 외국인들은 더 좋거든요?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하는게 아니라, 첫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망합니다.
 
교육시장도 개방되서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비정규직 면해보자고, 너도나도 할 거 없이 대학진학 하게 된 시점이 바로 IMF 즈음입니다. 예전에 영어회화 못한다고 대기업 취업 못했을거 같죠? 그 사람이 영어 못해서 회사에서 나락으로 떨어졌을듯 싶죠? IMF 터지고 나서 고급 인력이 물밑듯 쏟아지고, 회사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10년 20년씩 근무한 과장 부장들보다 더 낳은 인력들이 줄을 서게 되니, 명퇴니, 용퇴니 하면서 사람들 거리로 내쫓고, 용케 살아남으신 분들은 퇴근후에 가족과 함께 했던 시간을 영어학원에 가서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오늘날의 현대자동차와 삼성이 있는거다" 그런데 이건 아십니까? 현대자동차가 수출이 늘어나는 비율보다 내수의 비율이 늘어날수록 기업이윤이 더 늘어난다는 사실?
 
막말로 이제 우리 대기업들 승승장구하니,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하면 누가 반대를 심하게 할까요? 1. 정부, 2. 재벌, 3. 외국인.... 정답은 바로 3번입니다.
 
천안에 있는 삼성 SDI 공장 안에 들어가, 무작위로 10명을 뽑는다고 가정할때, 여러분들이 정규직을 뽑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공장 안에 들어가서 말입니다. 많아야 20%? 아니 이것도 많을거 같은데요? 제가 위에 말했던 LG 반도체 생산직 여직원들의 급여가 93년도보다 물가가 훨씬 오른, 2003년도에 얼마였는지 아십니까? 2003년도는 하이닉스 반도체였죠. 3조 3교대였구요, 갓 입사한 신입사원 봉급이 A조 B조로 2주씩 한달, C조인 야간조를 못했을시 각종 세금떼고 100만원 될까 말까 였습니다. 이건 제가 현장에 있어봐서 알죠. 그 당시 옛날을 회상하며, 공부좀 더해서 더 좋은 회사에 가야겠다고, 참 많은 아가씨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미용기술을 배우고 그랬던 기억이 나는군요. 요즘은 봉급이 많이 올랐지만, 사실, 그만큼 정규직은 줄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양극화? 이건요...두말 할 것도 없이. IMF가 원인제공자입니다. 지금이야 시대가 발전하고 스마트폰이 있고, LED TV가 있고 에어컨이 있고, 첨단 자동차가 있고 하니, 그때보다 더 잘 사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삶의 질은 떨어졌어요. 예를 들어 만원 벌어서 배추 20통 사던 시절, 10만원 벌어서 배추 20통 살 수 있다면, 여러분 삶은 좋아진겁니까?
 
유성기업의 사태를 보면서 느끼는게 뭐냐면요,
그분들이 연봉 7천을 받는다고 귀족노조니 뭐니 하면서 마치 노사분규가 호강에 겨워 하는 행동인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모양인데요, 그런 생각에 잠겨 계신 여러분들이야말로 피해자입니다. 진짜 피해자예요. 자기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과 재벌과 기득권 때문에 피해는 피해대로 보고, 그들에게 동조하고 그들에게 굴복하고, 그들에게 스스로 노예임을 자초하는 꼴밖에 안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답답하게도 우리 대한민국 많은 국민들은 IMF를 다 잊어버린듯, 한달 2교대로 뼈빠지게 일해도 125만원 남짓의 봉급이 정당한지 알고,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에 무감각하고, 그저 연봉 7천 하니까, 입이 쫙 벌어지는거죠. 자신의 신세와 비교해보니 기가 막힌 겁니다. 정작 기가 막혀야 할 건, 자기들을 이런 나락으로 빠지게 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은 국가 경제의 원동력이고, 초법적이고, 심지어는 영웅대접까지 받으면서 죄를 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휠체어 타고 검찰 몇번 들락날락 거리면 뭐든지 용서가 되는 나는 종이요, 당신은 나의 사랑스런 주인님~~~ 만수무강하소서를 외치고 있는 꼴이란 말입니다. 아시겄어요? (쉽게 말해 내 등에 칼 꽂은 놈 덕분에 보험료라도 타 먹을 수 있으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이러고들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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