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다만, 내 사춘기가 1년 반 늦었어. 그것 뿐이야.

승부를 피한 것도 억지로 참은 것도 아니야. 다만, 내 사춘기가 1년 반 늦었어. 그것 뿐이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모티브가 된 걸로 유명한 '아다치 미츠루' 작품 중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H2' 입니다.

아다치 작품들은

작품마다 주인공 얼굴이 다 똑같고(하지만 아다치 덕후들은 다 구분한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

내용도 다 거기서 거기(삼각관계...사각관계......스포츠....청춘....연애..........성장...)

이제 질릴 때도 되었지만, 전 그래도 아직 아다치 미츠루 작품들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작품 내에 절대 악이 없이, 다 순둥순둥하고 착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자극적이고, 화려한 것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소 취향에 안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들을 대신하고도 남을 매력들이 아디치 미츠루 작품 속엔 있습니다.

H2는 4명의 주인공 '히로', '히까리', '히데오', '하루카' 의

(야구만화를 빙자한) 청춘/성장/연애/로맨스물 입니다..ㅎㅎ

히로, 히까리, 히데오는 중학교 동창이며

히로와 히데오는 중학교 야구부를 지역대회 우승으로 이끈 에이스였습니다.

그 때문에 히데오는 야구부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지만,

히로는 팔꿈치를 더 이상 쓰면 안된다는 갑작스런 병원 진단을 받고, 일부러 야구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합니다.

하지만, 머지 않아 히로의 주치의가 돌팔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야구부도 없는 학교에서 갑자원 출장과 히데오와의 운명적인 승부를 위해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히로는 히까리와 아주 어릴 때부터 가족처럼 함께 했던 소꿉친구 였고,

중학교에서 만난 히데오를 히까리와 이어주기도 하지만

나중에 깨닫게 되죠. 자신이 히까리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중2때까지 늘 첫째 줄에 겨우 160이 됐을 무렵, 쓸만한 녀석들은 모두 다 이미 첫사랑 진행 중"

H2를 모티브로 한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이란 노래에서도 위와 같은 가사가 나오죠.

히까리 역시 히로와 비슷한 성장통을 겪게 되고,

남매와도 같았던 두 사람에게 미묘한 감정들이 생깁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봐주세요)

"아마, 다시 한 번 중1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또 기꺼이 히데오한테 널 소개할 거야.

그리곤 다시 1년 반 후에 알게 되겠지.

히까리고 알고 보면 괜찮은 여자네- 하고 말야.

승부를 피한 것도, 억지로 참은 것도 아니야.

다만 내 사춘기가 1년 반 늦었어. 그것 뿐이야."

서로에게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 그때는 보이지 않았기에 보지 못했지만 뒤늦게 깨달아 버린 감정,

각자의 곁엔 이미 히데오와 하루까가 있기 때문에 감정에 충실할 수도 없지만 무시 할 수도 없는 두 사춘기 청소년의 혼란스런 마음,

그런 사춘기 시절의 성장통들을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극복해 나갑니다.

아다치의 만화는

구구절절 이렇다, 저렇다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장면들로 꽉 채워진 채, 그것을 보고 상상하며 해석하는 것은 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H2 역시 언제나 그랬듯 아주 담백하고, 은근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그 '여백의 미'가 있기 때문에 여운이 배가 되는 아주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최고 걸작이라 생각하는 '터치' 도 완전 추천 드립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

"아..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아직 내 감성은 살아있구나"

.....

"히로야, 너 뭘 태우고 있는 거니!?"

"내 청춘"

"그런 것보다 네 침대 밑에 있는 야한 책이나 태우면 어떻겠니? 엄마가 보기엔"

"그건... 내 목숨이야"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상, 즐거운 한 주 되세요.

헉....저는 책게시판이 있는 줄 지금 알았어요............

그것도 모르고 애니게에서만 계속 기웃거리며 만화책..만화책....하고 있었네요...ㅋㅋㅋㅋ ㅠㅠ

만화책도 책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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