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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우리 개 이야기
게시물ID : animal_1146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otmd
추천 : 7
조회수 : 76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1/04 19:35:34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mbsIdx=2229283&cpage=12&mbsW=&select=&opt=&keyword= 

- 어느날 읽은 글인데 삭막한 가슴이 촉촉해짐... ㅠㅜ 기억을 더듬어 찾아내 긁어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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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 이야기 

우리 개가 저에게 오기 전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는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인간을 믿지 않고, 움찔거리며, 사나왔습니다. 

그나마 저는 밥주는 사람이라 좀 낫다랄뿐, 우린 주인과 개, 이런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불러도 안오고, 언제나 무시하고. 
밥 줘도 본체만체. 사료가 없어지는거 보니까 먹는가 보다. 
똥 싸는거 보니 먹긴 먹는갑다.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결코 사람이 보는 데서 무엇인가 먹는 법이 없었습니다. 

사납고, 민감해서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인간은 적이라고 알고 있는듯. 
사람 지나가기만 해도 짖어대고 악을 써대고. 
경찰이 두번 쯤 왔습니다. 
갖다 버리라고 안하고, 해결책을 조언해주신 동네분들 감사드립니다. ㅠㅜ 

5킬로도 안되는 개가 사납긴 얼마나 사나운지,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개룰 제압 못하니까, 의사샘님이 해주시면 좋으련만. 
못하셨습니다.. 
결국 바람총인가까지 동원했는데 개가 하도 날래서 결국 못 맞췄지요. 
마취약값만 반만 내고 왔네요. 


  
그래. 진료도 못받는게 니 팔자려니 해라. 
난 할만큼 했어. 그러다 병걸려 죽으면 다 니탓이다. 
난 너 무서워서 손 못대겠어. 
동물농장보면 맹수도 치료를 받는데, 왜 우리개는 안되지? 
저게 무섭다 한들 맹수보다 무섭겠어? 
도대체 저 조그만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거야? 
그냥 그랬는데....... 


  
어느날 개가 쓰러졌습니다. 
막 토하고 그랬대요. 회사 조퇴하고 달려가보니 거의 늘어졌더군요.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축 늘어진 개는 반항도 안하니까, 피도 뽑고 했는데 
심장사상충이래요. 
왜 예방 안했냐고 그러시는데....0 
왜 안했냐구요? 
워낙 포악해서 병원 셋을 옮겨 다니도록 의사샘이 다 포기한 개라 검사를 못해서 못했지요. 
치료를 뭘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으니까, 이미 치료 단계를 지났다 하더군요. 

이 개는 오늘 내일 죽을거라고 합니다. 
이미 체온이 내려가고 동공이 풀렸다고 합니다. 
근데 온 몸에 타박상이 있다네요? 
제가 살면서 개 때린적은 없었으니까. 
아마 저에게 오기 전에 누군가에게 맞았나봐요. 
다리도 그래서 다소 기형이고, 맞았다 저절로 나은 흔적이 여기저기 있다구요. 
그때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저게 무슨 개냐면. 
5킬로짜리 잡종입니다. 
아무도 이뻐해 주지 않을만큼 못생긴 개입니다.저게 어떻게 저에게 왔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이 개는 아무리 봐도 사랑받은 티가 보이지 않습니다. 
잡종으로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맞으며 살다가, 
결국 심장사상충으로 죽어간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굉장히 가슴 아팠습니다. 

의사가 개 데리고 가라 하셨습니다. 
병원에 있어도 할게 없다고요. 
그래서 울면서 데리고 집에 왔습니다. 

  
에구 불쌍한것. ㅠㅜ 

  
제가 이 개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주워왔던 그 자리에 도로 버릴까. 
내지는 안락사 시킬까 하는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올뻔 한적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예민하고 사람에게 마음의 문도 안 여는걸요. 
너무 키우는게 힘들어서 누가 가져가주지 않나 생각도 했습니다. 
티비에서 개과천선 나오면 우리개 어떻게 안되나. 
하이디 나오는거 보면서 우리개 무슨 생각하며 사는지 좀 알고 싶어. 그렇게만 생각했어요. 
동물농장에 나오는 얌전한 개 키우는 사람이 엄청 부러웠습니다. 
근데 죽는다니까 불쌍해서 막막 눈물이 나고. 
그래, 가는 길이라도 조금 편히 가라.....하고 쓸어줬는데. 


  
안죽더군요. 
다음날 비틀비틀 일어나는거 같더니 
다음날은 비틀비틀 물도 먹고, 참치캔을 뜯어줬더니 국물만 빨아먹더라구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만약.....살아난다면. 
돈 얼마 들든간에 내가 심장사상충 치료해 줄게. 


  

  
그리고 개는 살았습니다. 


  

  
근데 살았다랄뿐. 여전히 포악합니다. 
지난번 이 개는 오늘 죽을거다. 라고 말해준 의사샘한테 데려갔는데 
이제 기운 차린 개에겐 손을 못 대더라구요. 
도무지 진료를 못할만큼 사나왔습니다. 
저더러 주인이 제압하지 못하는 새를 어떻게 진료하란거냐! 하고 화냈어요. 
덧붙여 심장사상충 치료약이 지금 한국에서 품절이라나? 

이 동네 수의사샘들 다 포기했습니다. 
저도 포기할라고 했지만, 그때 죽어갈때 한 약속이 있잖아요. 

  
그래서 야후거기에서 동물병원 검색해서 쫙 뽑아놓고 1번부터 다 전화 걸었습니다. 
심장사상충 약 있냐, 포악한 개 진료할 수 있냐. 
그러다 결국 한 동물 병원에서 약 있다고 오케이 받았습니다. 
워낙 포악한 개라 이동가방엔 들어가지도 않고, 차도 탈 수도 없어서 다른 구에 있는 먼 거린데도 걸어갔습니다. 
과연 이 개를 의사샘이 치료할 수 있을까 걱정한게 엇나가지 않았습니다. 


  
난리 났습니다. 
싸움 났습니다. 
의사샘이랑 개랑 난리 난리 났습니다. 
의사샘은 개를 제압하기 위해 이불을 들고 덮치고. 
개는 죽는다고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고 난리나고. 
의사샘님이 결국 개 머리를 짓누르는데 성공하고, 내가 입마개를 씌웠을 때에는 
개가 거의 숨넘어가기 직전이었습니다. 
사람과 개가 이렇게 싸울 수 있다는 것, 저는 상상도 못해봤고, 믿을 수도 없어서 그저 아연이었습니다. 
이게 이런 개였어? 


  
그렇게 진료결과.... 심장사상충 아니라네요. 
피뽑고, 현미경 검사하고, 화학검사까지 했는데 아니래요 
그럼 우리 개는 왜 그때 죽어갔나요 하고 물어도 그건 모르겠대요. 
어쨌든 심장사상충이 아닌건 좋은데 피부병이 있다는군요. 
곰팡이도 세균도 아닌데, 뭔가 호르몬계통에 문제가 있다나? 
장기치료가 필요하대요. 

  
그래서 개의 치료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후로도 병원 갈때마다 난리 났어요. 
한번은 하도 먼 거리라 동생이 차로 데려다 줬는데 그때 하필 개랑 의사샘이랑 싸우면서 
사방에 똥 뿌리고, 오줌 뿌리고....... 
나야 내 개똥 뒤집어 쓴다지만 의사샘 까운에 바지에 똥 다 튄거 어째요 
동생에게 똥 튄거 어째요. ㅠㅜ 
덕분이 쇼크먹은 동생이 다신 안 데려다 준다는군요. 

  
어쨌든 그런 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간식은 금지. 
으아...우리개랑 나 사이에 있지도 않은 신뢰가 다 무너질지도 몰라. 
이렇게 일주일에 한번 병원 가면.... 
근데 점점 개랑 사이가 좋아지드라구요. 
개가 내 앞에서 밥을 먹게 되었고. 
내가 주는 약도 잘 먹어요. 
여전히 부르면 온다던가 애교를 떤다던가 하진 않지만 
만지게 한다던가, 내 앞에 앉아있는다던가 합ㄴ다. 
그냥 내버려 두면 내 방안으로 들어오진 않지만 방문 앞에서 털퍽 앉아있고..... 
늘 그 위치에서 저를 보고 있군요. 

신기하다? 

  
돈이 한달에 16만원씩 들었습니다. - 이거 무슨 날벼락일까요 
근데 돈 든 티가 납니다. 
완전 망가져 있던 개가 점점 살아나고 있어요. 
곰팡이 같은게 가득했던 귀도 깨끗해지고 있고....... 
처음 얘를 봤을때 귀에 뭐가 붙었나? 하고 문지르다가 귀 피부가 툭 떨어져 나갔을때 
받은 쇼크가 꽤 컸지요. 
털도 나요. 
빨갛던 배 피부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구요. 
무엇보다도, 산책때 병든개 데리고 다닌다고 늘 조마조마 했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웃어주는게 느껴집니다. 
거기다가 가끔은 강아지가 예쁘다는 소리도 들어요. 


  
와. 자신감!!! 

  
거기다가 개랑 사이가 조금씩 좋아진 것 같고.. 
그리고 개도 조금 유순해 진거 같습니다. 
여전히 사람 지나가면 막 짖어대지만, 이리오라고 하면 멈춥니다. 
매일 산책 데리고 나가서 그런가. 사람들을 보며 공격태세를 취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의사샘도 그랬어요. 
개가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이제사 비로소 강아지의 눈빛이 되었다고. 
그 전엔 강아지가 아니고 뭐였는데요? 

그리고........ 

  
또 울었어요. 
뭐에 울었냐면. 
지난달에.....우리 개가 처음으로 의사샘님 품에 안겼어요 
입마개 없이. 
늘 거의 잡아먹을듯이 으르렁대고 그러던 개라.... 
깜짝 놀라서 안절부절했어요 
그러지 마세요. 샘님. 물려요. 
우리 개 싸나와요. 
근데 그 개가 의사샘님이 안아올리니까 그 품에 가만 있는거예요. 
물론 긴장은 하지만.... 
그래도 나 너무 놀라서 입 딱 벌렸어요. 
우리개가, 입마개 없이 사람에게 안겨 있다니. 
믿을 수 없어.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그리고 지난주엔......또 의사샘님 품에 역시 안겨서 귀청소를 했습니다. 
우리개 귀청소 엄청 싫어해서 한번도 못해봤어요. 
사실 귀는 민감하잖아요. 
근데 의사샘님이 귀청소가위에 솜을 찍어서 귀를 후비는데도 찡그리기만 하지 가만 있더라.구요 

뭐야. 얘 누구야. 
이 개 누구네집 개야. 

  
여전히 치료중이지만. 
이제 주사는 안 맞게 되었어. 약만 먹어도 된답니다. 
병원비가 조금 줄었어요.? 
약도 조금씩 줄여보자는군요. 
간식으로 황태를 조금 주기 시작했는데, 완전 좋아하는군요. 
완전 애교 떨고........너, 누구집 개니. 


  
이제 같이 살만한거 같아요. 
똥 오줌....은 맘에 안드는 곳에 싸지만, 그곳에만 싸니까 나름 대처방법이 생기고 있고. 
집으로 들어오는 낮선 사람에게는 짖지만,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짖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산책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이 개는 사람을 좀 더 많이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다가 어느날에인가는 모르는 사람에게 애교를 부리더라구요. 
그 사람은 그냥 개의 애교에 귀엽다고 하고 있을 뿐이지만 
가장 믿을 수 없던 사람은 저 였습니다. 
이 개가 
사람에게 애교를.....? 
모르는 사람인데? 


  
원래 이 개는 
애교가 많은 성격인지도 모릅니다. 


  
조금 예뻐진 것도 있고.... 
물론 비싼 강아지처럼 귀티나거나 이쁘진 않다고 해도 말이예요. 
의사샘님을 잘 만나니까 이런 일이 생기네요. 
암튼 병원은 잘 선택하고 봐야 해요. 


손, 발, 앉아 이런것은 모르지만 
간식을 먹기 위해서는 앉아서 기다립니다. 
놀이에 필요한 명령어는 모르는데 
지시어는 제대로 압니다. 
이리와. 저리가. 비켜. 안돼. 기다려.이런거요. 
불쌍한 개라고 
사정을 알아주고 중재해주신 착한 경찰 아저씨와 
받아들여 걱정해주신 동네 분들과 
좋은 의사선생님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좋으심에 
맹수 하나가 개가 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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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4월에 올라온 이야기인데- 이 개가 어찌 살고 있나 더듬어서 더 긁었음. 

======================= 

티비에서 옛동물농장 재방송 중 
병원 실험견이었다 가정으로 입양된 개가 나오네요. 
  
아우. 
눈물나요. 
  
개라는건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이라고 믿고 있는데 
저 개들은 사람을 무서워하고 
그 행동에 경계와 눈빛에 두려움이 가득하네요. 
손길을 거부하고. 
  
우리개 몇년전 모습이잖아.............ㅠㅜ 
싶어서 눈물나요. 
6개월 정도 일반가정에서 키웠어도 그 성질이 가시지 않았다는데 
  
6개월가지곤 어림도 없지요. 
저희집에 제 개가 들어왔을 때는 정말 
죽기 직전으로 온갖 병에 시달린데다 더럽기까지 한 걸레짝 같은 개였어요 
무엇보다 사람을 무서워하고 거부하고.......그래서 치료도 못 시키고. 
  
저걸 개로 만드는데 들어간 돈이 얼마고 
매일 매일 산책 시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었을까요. 
  
그렇게 조금씩 변화된 개가 
드디어. 
사람 손에서 간식을 얻어먹는 것을 볼때의 감동이란 
지금 생각해도 잊혀지지 않을 광경이었습니다. 
다른 개들은 잘도 그러더만........ 
  
뭐 지금은 제 개도 잘 그러지만요. 
만지는데 시간이 걸리고 
오게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제 옆에 와서 앉게 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개답게 
놀게 하는데도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요 
열살된 개라 훈련은 안 시키려고 하지만 
평범한 개 처럼 귀여움받고 놀게 해주고 싶었어요. 
저희집에 올 때는 타박상에 골절상에 귀도 잘려 있었어서요. 
  
  
  
저 실험견도 
인간을 믿게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는데 
과연 그걸 주인이 견뎌줄 수 있을까........걱정되었는데 
잘 견뎌주네요. 
발라한 개가 된걸 보니 눈물이 납니다. 
  
  
  
  
제 개는..... 
그 후로 돈을 쳐발라서 돈 들여 개로 만들고 난 후 
이제는 다 나아서 돈 안든다. 했더니 (지난달까지 매달 병원가며 치료 받았지요) 
...이번달에 눈을 다쳐서 도로 병원비 나가네요. 
개 병원비 일정의 법칙인가.....;;;;; 
  
안약 넣을때 얌전해서 그나마 다행 
  
  


======================= 

1. 개 이야기 

그날은 비가 왔는데요 
쓰러져 있던 개를 줏어안고 근처의 동물병원으로 갔던 기억이 마치 어제 일 같습니다. 
이 개는 죽은 개다. 
아직 안죽었지만 오늘 죽을거다. 
동공이 이미 풀렸다. 
놓고 가던가 가서 버리던가 하라. 

라는 의사의 말에 축 늘어진 개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눌어져 가는 숨을 물아쉬는 개를 대충 닦아 거실에 방석을 깔고 눕히고는 
보고 있었습니다. 

원래도 더러운 개가 
비에도 젖어 있어서 냄새나고 
피부병도 있어 보이고 
거기다가 구타 흔적도 있다더군요. 
누가 이 작은 개를 때렸을까요. 

순간 안타까운 기분이 들어서 
말해보았습니다. 
살아나면 나랑 같이 살자. 
살아나면 
내가 병도 고쳐주고 때리지도 않을게. 

라고 말한건 사실 반은 공수표. 
이 개는 살 수가 없다는 말을 조금 전에 들었는걸요. 

근데 그 때 개의 작은 움직임이 
저는 꼭 기척같아요. 
아주 조금 목을 움직이길래 
물을 줘 봤어요. 
그런데 
정말 힘겹게 물을 핥더라구요. 
조금씩 조금씩. 
그래도 설마 이게 살 줄은 몰랐는데. 

다음 날 물을 제대로 먹더니 
그 다음 날에는 죽도 먹고. 
살아나더라구요. 

네, 
약속대로 치료 해주고요 <-이백원.-- 
같이 살고 있습니다. 
개가 있으니 없을 때보다 불편한게 한 둘이 아니지만 
매일 매일 우리 개는 귀여워~~~라고 노래 부르며 쓰다듬을 존재가 있다는건 좋네요. 

그날 
그 작게 물을 핥던 모습이 
참......... 
기억에 남아 있어요. 
생명이란 대단하구나, 
살려고 하는 의지라는걸 그떄 본 기분이거든요. 




2. 고양이 

동생이 죽을거 같다면서 구출해 온 고양이는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하룻고양이었는데 
정말 죽을 것 같았습니다. 

딱 봐도 
더럽고 콧물 줄줄 흘리고 있고 
눈에는 젖은 눈꼽이 가득. 
무엇보다 기력이 없어 축 늘어져 있고 말이죠. 
징그러운 기분까지 드는 아기고양이. 

일단 아픈 동물은 병원. 

그래서 신발 상자에 대충 수건 깔고 
고양이를 닙어 넣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 축 늘어져 있던 아기고양이가 
상자 안에 들어가는게 싫어서 
약한 반항을 하며 
앞다리를 쭉 뻗는거예요. 
도망가려는 듯. 

순간. 
너, 너도 살려줄게. 
막 이런 기분? 

그래서 병원에 데려 갔더니 
다른 병원이었는데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이 고양이는 거의 죽은 고양이다. 
그러나 아기고양이의 운명이란 원래그렇다. 
키우려면 치료해주고, 버릴거면 치료의 의미가 없다. 

그래서 키우겠다 했더니 
고양이 얼굴을 닦아주더군요. 
세상에 저 못난이 고양이 얼굴이 저렇게 이쁜거였다니. 
영양제를 먹이고, 밥을 먹이고 난 후 체력이 붙으면 목욕하기로....... 

이름도 붙였습니다. 
카라 라고. 
엄마집의 보일러실에 넣어둔 후 (거기가 따뜻) 
저희집에 고양이집이랑 고양이사료랑 고양이 모래랑 다 준비해서 데리러 갔는데 
이게 왠일. 
보일러실 유리가 깨진겁니다. 
뭐냐 뭐냐 물어봤더니 
동생 왈.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나서 가봤더니 큰 고양이가 보일러실에서 휙 빠져 나가는데 
그리고 보니 카라가 없더라고. 

엄마 말로는 어미가 데려간거라네요. 

병원 의사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새끼 고양이의 운명은 어미에게 맡기는게 제일 좋은거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그 후 카라는 다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그 일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상자 속에 들어가기 싫어서 
쭉 뻗어대던 작은 고양이 앞발이요. 

살고 싶다는 의지라는건 
어쩌면 이렇게 솔직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걸까요. 





--------------------------------- 

그렇게 살려낸 개는 환기를 무지 좋아하는 개. 
겨울에도 문이나 창문 열라고 강요해대서 내가 죽겠음. 
확 다시 갖다 버릴까보다. 


===================== 

@가장 최근 글은 며칠 전 글인데 강아지 호텔에 맡기는 것 어떠냐 묻는 걸 보니 아직 잘 사나 봅니다! 

===================== 


직원 단합대회인지 뭔지를 토-일에 하는 바람에 하루 외박하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살아도 
개를 키우는지라 그동안 아무리 늦어도 집에는 꼭 돌아왔는데. 
업무라 그렇게도 못하네요. 

아무튼 하루 집을 비우게 되었는데 

개를 그냥 집에 두고 가는게 좋을지 
아니면 동물호텔(?)에 맡기는게 좋을까요. 

한번도 동물호텔 이용을 안해봐서 
판단이 잘 안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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