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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탁...탁...지팡이에 의지해 시내를 돌아다닌다. 혼잡한 거리를 지나 집이라고 불리우는 거대한 미로를 한밤의 비명이 가득 메운다.
가로등과 쓰레기통에 부딪히지 않으려면 그것들의 위치를 외워놔야 한다... 신중하게 걸어야 한다. 선글라스는 굉장히 까맣기 때문에
빛에 굉장히 민감해진 눈은 절대로 바깥에 노출되면 안됬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그냥 열쇠를 꽂아넣고 싶다는 충동을 최대한 참으며, 마지못해 열쇠를 한참이나 만지작거렸다.
방 안으로 들어와 암막 커튼이 제대로 벽에 고정되어 있는지, 그리고 카펫이 문지방에 딱맞게 붙어있어 어떠한 소음과 빛도 새어나가지 못하게 되어있는지도 확인했다.
안전장치들이 제자리에 있는걸 꼬박 두 번씩 확인한 다음에야 선글라스를 벗고 TV와 조명을 약하게 틀었다.
장님인 척 하는것은 참으로 힘들다. 하지만 '괴물'들이 내가 자기들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나를 괴롭히지 않기에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