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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비리
게시물ID : military_52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9
조회수 : 99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1/23 17:06:46
어제 오발사고를 일으킨 76mm 함포는 원래 이태리제인데
국내에서 개량해서 탑재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고장을 일으켰던 기종이라고 하네요.
이거 파보면 분명히 방산비리와도 연관이 있을 겁니다.
도대체 이놈의 방산비리는 왜 율곡비리에서 끝나지 않고
이렇게 지겹도록 이어져 오는 것인지...

말 나온 김에 율곡비리에 대해 좀 적어 보겠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율곡 이이"는 '10만 양병설'을 주창합니다.
일본의 춘추전국시대는 곧 끝날 것인데,
전국을 통일한 세력은 일본 내 세력 갈등 완화와 국내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반드시 명이나 조선을 침공할 것이므로 10만 정병을 양성해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었죠.

우리 군은 1974년부터 1993년 까지 32조원을 쏟아 부어 무기 및 장비의 현대화를 진행하는데,
이 사업의 이름이 <율곡 사업>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은 그야말로 비리의 종합선물세트였습니다.
율곡사업에서 드러난 비리를 통칭해서 <율곡 비리>라고 합니다.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위한 종합평가에서 맥도널더글러스의 F-18이 1위를 하며 대상 기종으로 선정되자
F-16 지지세력 측에서 공군참모총장을 감금하고 강제 전역시킨 뒤
록히드 마틴의 F-16으로 결정을 뒤집어 버린 사건이 대표적인 율곡비리입니다.
나중에 록히드마틴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나서 관련자들 대부분 처벌을 받았죠.

율곡비리는 공군에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해군의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은 율곡비리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원래는 만재배수량 3,000톤 정도에 대함 및 대공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함미에는 함포 대신 비행갑판을 만들어 헬기 이착함이 가능하도록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배 크기가 갑자기 2,000톤으로 확 줄어 듭니다.
그리고 비행갑판과 미사일들은 다 날려 먹고 그 자리에다 함포를 주렁주렁 달고 나오죠.
너무 다 날려 먹는게 미안했던지 함대함 하푼 8발은 남겨 둡니다.
호위함 타고 림팩 같은데 가면 외국 해군들이 두 번 놀란다고 합니다.
저 조그만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왔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저 조그만 배에 올망졸망 있을 건 다 있어서 두 번 놀라고...
외국 해군들이 하푼 미사일 푸슝푸슝 날릴 때
우리 해군은 76mm 빵야빵야 하고 다녔습니다.
호위함이 이정도인데 초계함은 말도 못하겠죠.

율곡비리가 가장 피부에 와닿았던 것이 조수기입니다.
함정에는 물을 싣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 주는 조수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수기가 성능 불량이라 한 번 돌리면 다음 입항 때까지 고장이 나 있습니다.
결국 제한급수를 해야 하고, 제한급수 때문에 제대로 씻지 못하게 된 거죠.
제가 이전에 썼던 글 중에 비오는 날 모두 고추 꺼내 놓고 샤워를 했다는 얘기가
바로 이 불량 조수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 외에도 레이더, 사통장비, 음탐장비 등 대부분의 장비들이
원래 제원에 비해 여러가지 기능이 빠진 채로 들어 왔고,
그 덕에 제한된 기능 밖에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부상을 당한 오수병은 편모슬하에서 자란 독자라고 합니다.
부디 어머니 가슴 아프지 않게 오수병이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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