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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79. 하얀 죽음
게시물ID : panic_770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8
조회수 : 254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2/02 12:58:20
원문

그녀는 어느 뜨거운 여름날 돌연 나타났다. 하늘에 둥둥 떠다녔는데. 그들은 그녀를 '신의 사자'- 살아있는 진짜 천사 - 라고 불렀다.
그녀의 미모는 아주 독보적이었고 하얀 로브를 걸치고 등에선 장엄한 흰 날개가 뻗어져 있으며 얼굴엔 마치 사랑과 평화라고 적혀있는듯 했다.

그녀는 며칠 동안 도시 위에 머물렀다. 삽시간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지만. 그녀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단지 평화롭게 공중에서 머무를 뿐이었다. 그녀와 대화하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 렇게 며칠이 지나고, 우리는 기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신 뜨거운 나날이 계속되고 있어서 충분히 환영할 만한 소식이었다. 심지어 가벼운 눈보라마저 목격되기도 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이것을 기적이라고 떠들어댔다. 그 눈보라가 폭설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전 세계의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단 한번도 눈이 오지 않던 곳도 하얗게 변했다. 결국 도시들은 눈 아래 묻혔고 온 세상이 침묵에 감겼다. 평화롭고 아릅다운 하얀 죽음으로 뒤덮였다.

그 게 여섯 달 전 이야기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금 땅 속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식량은 거의 바닥났고 비상 발전기도 대부분이 고장났다. 땅 위엔 기온이 영하 30도에 육박한다. 우린 알고 있다. 인류가 멸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을. 천사라고, 신의 사자라고 칭하던 이들... 그들은 틀렸었다...

성경에는 짐승이 우리를 끝내리라 적혀 있었다. 악마가 추위로 우리를 죽이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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