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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올려주세요 ㅠㅠ 현기증 난단 말예요
게시물ID : sisa_5739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_헷
추천 : 3
조회수 : 48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2/05 01:28:26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2012, 19대대선이 있던 해. 세상은 온통 빨간색으로 뒤덮였다. 김일성이살아났다면 그의 꿈이던 적화통일이 이뤄진 줄만 알았을 것이다. 빨간색 플랜카드에는 꿀보다 달콤한 문구들이우리를 유혹했다. 반값 등록금 실현. 아이돌봄서비스 확대. 비정규직도 차별 없이. 신용유의자 부채 50~70% 감면. 어르신 임플란트도 건강보험으로. 한 치의 틀림도 없이 여당에서는 이러한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씨할아버지가 침침한 눈을 매만지며 현수막 앞에 멈췄다.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던새댁도 멈췄다. 자기 몸만한 가방을 맨 대학생 이씨도 멈췄다. 그렇게사람들이 모였다. 그들 모두 믿었을 것이다. 설마 대통령하겠다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진 않겠지. 저 말들의 3할 정도는지켜주지 않을까.
 
 믿는다는것은 왜 이다지도 일방적인 것일까. 그 믿음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쏟아낸 복지공약을 지키리라확언했다. 그러나 증세는 없을 것이라 했다. 사람들이 진짜냐고물었다. 그는 속고만 살았느냐며 되물었다. 그렇다. 우린 속고만 살았다. 그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지하산업을 양성화시켜 세수를 증대하겠다고. 절대로 증세는 없다고.
 
 그렇다. 증세는 없었다. 담뱃값이2,000원 올랐다. 담배 안 태워서 다행이다고 넘어갔더니 연말정산이 들이닥쳤다. 열심히 세금 내며 산 줄 알았는데 닥치니 그게 아니란다. 내가 덜냈단다. 이 역시 증세는 아니란다. 증세는 없다고 하는데왜 자꾸만 사는 것이 팍팍해질까. 결국 여당에서도 증세없는 복지가 불가능하다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그래,차라리 도둑질하듯 빼가지 말고 복지 위해 어쩔 수 없다 변명이라도 하며 가져가라는 심정이었다. 나는순진했다. 그래도 세금이 제대로 걷혀 좋은 곳에 쓰인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말은 그게 아니었다. 증세를 못하면 복지를 못하니 둘 다 포기하겠다는 거였다. 2012년의 저 현수막들이 폐기처분 됐듯 공약 역시 쉽게 버려버리겠다는 거였다. 당장 연말정산 앞에서 부들부들 떨다가도 이게 아닌데 싶었다. 복지를안 하겠다고? 선별적 복지를 하겠다고? 말은 좋았다. 멋있었다.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복지를 제공하겠다니. 하지만 정부가 복지 필요한 사람을 찾는 것에 소질이 없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아닌가. 송파 세 모녀가 왜 죽어야 했는가.
 
 나는잎새에 이는 바람처럼 가냘픈 소득세에도 괴로워하는 몸이지만 복지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 않는다. 아이들은보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노인들은 건강하게 제 명까지 살 권리가 있으며, 가난한 자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
 
사실, 우리 소득세보다 더 좋은 세수가 있다는, 불경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노동자들의 소득세가 오르는 동안 눈감고귀 막았던 세금이 있다. 법인세다. 자연인으로 태어나 이리힘든데 다음 세상에는 법인으로 태어나고 싶다.
 
 노동자들의피와 땀으로 돈을 번 법인은 그들에게 선심 쓰듯 임금을 준다. 당당한 노동의 대가일진데 주는 사람의콧대만 높다. 이렇게 받은 임금에서는 자동으로 소득세가 빠져나간다. 그렇다노동자들은 세금을 내지도 않는다. 소득세는 혼자 증발해서 국세청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이 임금이라는 것, 많지도 않다.중간 소득자의 2/3도 못 버는 저임금 노동자가 OECD평균 16.3% 인데 우리나라는 25.1%. 적은 임금으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정부는 참 알뜰하게도 이 모두에게 소득세를 걷어간다.
 
 노동자가소득세를 내면, 법인은 법인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자꾸정부와 여당은 소득세만 가지고 걸고 넘어진다. 여당의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일본도 법인세를 내리는 추세다. 국제 정세를 무시할 수가 없다.’ 이 당에서는 복지에 대해서도 이런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우리는아직 유럽, 일본 등의 복지를 답습할 수 없다. 그만한 수준이되지 못한다.’ 우리는 유럽과 일본같은 경제적 수준이 되지 못했으므로 복지도 요구해선 안 된다. 하지만 법인세는 그들의 룰대로 올려선 안 된다. 그들의 논리를 이해할수가 없다.
 
 나는 보편적 복지를 원한다. 그것에 대해 기꺼이 세금을 내려고 하는 민주주의 사회의 모범 납세자다. 내가 착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선별적 복지를 못 믿어서다. 선별적 복지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죽었다. 고지서에 적히는 숫자얼마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 그 얼마나 귀한 기회인가. 보편적 복지를 말한다고 빨갱이라 욕하는이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세금 안 내고 정부에 기대려고만 하는 법인들은 그러면 빨갱이 할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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