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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을이다 그리고 당신도
게시물ID : phil_107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빨래통
추천 : 7
조회수 : 80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2/13 00:36:58
 최근 땅콩항공과 알바몬 사태로 인해서 '갑질'이라는 단어가 급부상했다. 이 단어 자체는 최근에 유행했을지는 몰라도 그 근본 원인은 매우 오래되었고 뿌리깊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 이 갑질에 대해서 조금 깊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그럼 갑질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갑질이란 바로 권력에의 욕구이다. 권력이란 것은 나의 의지를 타인에게 관철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남이 싫어해도 억지로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다. 권력이라하면 저기 청와대나 국회에 있을 것 같은 단어이지만 실은 어디에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두 사람 이상이 모인 곳엔 반드시 권력관계가 형성된다. 가족관계에서부터 친구 사이, 직장 동료 간에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국민 사이까지 모든 곳에는 권력관계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부부 간이나 애인 사이에서 주도권 경쟁을 하거나, 친구랑 밥먹으러 갈 가게를 결정하는 것 같은 사소한 것에서도 내 의지를 관철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권력에의 욕구, 즉 갑질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본능을 잠시 뒤로 미루고 더 큰 가치를 추구 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은 그저 똑똑한 짐승들을 만드는 것에 불과한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엘리트들을 보라. 그들이 과연 배운 사람처럼 행동하는가? 지식과 인성은 비례하지 않는다. 시험을 위한 공부, 인성평가를 빙자한 복종훈련, 다행히도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체벌로 대표되던 일제시대의 잔재 등 아직 교육이 가야할 길은 멀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갑인 동시에 을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편의점을 예로 들어보자. 편의점 점주는 알바에게 갑질을 하지만 동시에 건물주에게는 을이다. 그리고 그 건물주도 누군가에겐 을일 수도 있다. 콜센터에 전화해서 상대방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감정을 쏟아내본 적이 았는가? 혹은 주민센터나 관공서에 갔다가 공무원 욕만 하면서 나온 적이 있는가? 실은 이건 을끼리의 수평 폭력에 불과하다. 진짜 갑인 정치인들이나 재벌들은 저기 위에 있고 애꿎은 사람을 앞세워서 서로 싸우고 감정을 상하게 만드는 거다. 웃기는 이야기다. 자기 손 더럽히지 않아도 을끼리 알아서 싸운다.

 이처럼 99%의 보통 국민들 간엔 절대적인 갑을 관계도 없고 영원한 갑과 을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갑으로서의 쾌락도 알지만 을로서의 서러움도 잘 알고 있다. 대표적인 을이라면 누가 있을까? 알바, 비정규직, 임차인, 저소득층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실은 이게 다 우리의 모습임을 외면하지 말아야한다. 여기서부터 화합과 배려, 공감과 연대는 시작되는 것이다. 연대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작게는 인터넷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민 단체나 당에 가입하는 것까지 방법은 무궁무진하고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다. 할 수 있는 것, 쉬운 것 부터 시작하자. 이런 참여가 점점 많아지면 그것이 바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99%인 우리 을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조금씩 이해하고 연대함으로써 진짜 갑에게 저항하는 것이 더 나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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