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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상황시에도 차분침착하면 되는데ᆢ
게시물ID : freeboard_803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플래티넘
추천 : 1
조회수 : 5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18 04:50:14
얼마 전 얘기인데, 
혹시 도움이 되려나 해서 올려 봅니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좀 다니고 있었는데, 
방학이라고 집에 온 딸램이 같이 가겠다 해서 
아*병원 신경과에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근데 바로 제 앞 의자에 앉아 있던 아짐니에게 갑자기,  
호흡곤란을 동반한 경련과 마비 증세가 왔어요! 

자기 경동맥 부분을 만지며 막 고함을 쳐요.  

"으악~~ 뻣뻣해져ㅠㅠ 으으으 마비! 마비!! 다리! 가슴도! 으으으~~목! 목!!" 

같이 온 아짐니는 다리를 주무는 듯 마는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더라구요.  
아니, 나보다 훨 나이도 있어 보이고  덩치가 소도 때려잡게 생겼는데(죄송ㅠ)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거에요.  

그 아짐니는 자기 뻣뻣해지는 목을 만지고 가슴을 탕탕 치며 헉헉대는데 주변에서도 다들 쳐다 보기만 하는 거 있죠.ㅠㅠ 

오지랖 최여사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조심스레 일어났죠.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가만히 그 아짐니 의자 뒤에 서서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가슴을 펴게 한 뒤, 어깨와 목을 계속 주무르며 가까이 있는 간호사를 불렀는데 
이넘으 간호사도 머뭇머뭇 서두르지를 않아요. 
ᆢ접수만 계속 담당해 경험이 없어 그러나ᆢ 

병원 와서 기다리다가 사람 죽는다는 말이  확 실감이 나고, 지인 한 분이 얼마 전 어이없이 꼭 이런 식으로 가신 게 생각이 나더라고요ㅠㅠ 

간호사가 묻기를ᆢ "왜 이러는 건데요?"  
그걸 누가 아냐고!!!! 
 
설명이야 동반한 그 아짐니가 대답할 테고,  
전 그 호흡 가빠하는 환자분께 집중해 차분히 

"미안해 하지 말고 내 팔에 머리를 편히 기대고 몸에 힘을 빼고 큰 숨을 아주 천천히 쉬어요~ 천천히~ 그렇지 천천히 크게~~ 호흡을 고르게~ 그렇지 천천히~" 

경련이나 마비가 오면 당황해서 과호흡이 되고 그러면  산소가 부족해 마비가 빨리 풀리질 않더라고요. 
이건 순전히 제 경험^^;; 

계속 목을 주무르고 머리를 쓰다듬어 지압을 해 주고 십자가를 조그맣게 가슴에 그으며 기도를 했어요. 

그 사이 딸램더러 재빨리 물을 가져오게 해 천천히 조금씩 마시게 했더니 차츰 호흡이 돌아왔고 마비가 서서히 풀리더라고요. 
아짐니 이마엔 온통 식은 땀 범벅이 되었는데  그제서야 보안담당을 시켜 휠체어 하나 갖고 온 간호사ᆢ 
어이없었지만 병원 메뉴얼대로 처신했으리라 믿고 싶고요. 
화도 안 났어요.  전들 어찌 하리ᆢ 

(혹시 이 글로 인해 그 간호사에게 피해가 가는 걸 원치 않아요. 딸같은 나이던데ᆢ) 

다급한 위기 상황도 일단은 지난 것 같고 제 차례도 되어 전 진료실 쪽으로 갔어요. 
그 아짐니가 그 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간호사랑 말도 나누고 했으니 괜찮으시리라 믿어요. 
 
딸램이 조심스레 말을 꺼내더라고요. 

"옴마! 늘 느끼지만 옴마는 위급상황일 때 되게 냉철하고 침착해, 옴마 짱!" 

"근데 걱정도 된다요. 요새 하도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서 옴마처럼 도와주다가 혹시 잘못 되면 덤탱이 쓸 수도ᆢ" 

"얌마! 내가 그대한테 할 대사인 듯요. 내가 옴마냐? 그대가 옴마시냐? ㅋㅋ" 

누군가를 도와야 될 때  그 외 나머지 것들을 생각하고 재다간  다 놓치는 법. 

그 아짐니가 그 후에 제발 괜찮으셨기를 바라고, 
어떤 상황에서든 차분하고 침착하게 대처하면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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