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게 에서 엘레베이터 관련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난 일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저는 5살때부터 아파트 13층에 살았고

고소공포증이...아마 있는것 같습니다.

높은 곳은 무서워하고 곧 떨어질것처럼 느껴져 덜덜 떨리지만 그 공포를 즐기는(?) 편이라서 아마라고 붙였습니다;

5살때 처음 아파트로 이사가서는 첫날에는 계단에 갇히는 꿈을 꾸고, 이후에도 높은곳에서 떨어지는 꿈(이사가고 처음꿈), 엘레베이터에 갇히는 꿈, 층수가 왔다갔다 하는꿈

아파트 관련된 무서운 꿈은 다 꿨습니다.

공포영화를 본적도 없던 어린나이때부터요. 아마 높은곳에 있다는것과 처음 온 장소에 대한 두려움으로 꾼것이겠죠.

근데 성인이 된 어느날 정말 꿈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22살쯤 까지 부모님댁에서 같이 살다가 자취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일하는곳이 부모님댁 근처라서 자주 방문했구요.

솔직히 언제쯤 일어난 일인지, 왜 부모님댁에 갔는지 기억이 안납니다.

그런일이 있고 나서 생각하면 더 무서워 질까봐 애써 기억에서 지운것같아요.

그 이후에도 부모님댁에 몇번 방문했지만 한번도 그런일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일이 있었다는것 자체를 잊고 지냈거든요........

평소처럼 핸드폰을 보며 엘레베이터를 탔고 저 혼자였습니다. 13층을 누르고 핸드폰을 보다가 엘레베이터가 멈추길래 내렸습니다.

계속 핸드폰 보면서 집으로 가서 문을 열려고 하니 문이 잠겨있고, 문이 우리집 문이 아닌겁니다. 주변 환경도 우리집과는 달랐구요.

(여기서 앞서 말씀드린 고소공포증이랑 관련이 있는데요. 제가 높은델 정말정말 무서워하거든요. 높이감이 다르면 딱 눈치를 챈다 해야해나.. 13층 높이는 지겹도록 봐서 이제 무섭지 않은데 14층 이상~12층 이하는 약 한 5층부터 고소공포증을 느껴요... 그러니 배경만 봐도 13층이 아닌 경우엔 딱 느낌이 오는거죠. '무.섭.다' 라고....)

다시 돌아가 확인해보니 12층. 엘레베이터도 12층에 멈춰있었구요. (잘못내린게 아닌거죠)

절대절대 그런일이 없지만... 정말; 15년넘도록 엘레베이터를 지겹도록 타면서 한번도 없었던 일이지만 잘못눌렀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계속 핸드폰을 보며 (속으로 계속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왜냐면 층수 버튼도 큰데다 층수누를때 분명 13층을 누른걸 확인했거든요.. 

이미지 보면 아시겠지만 12랑 13의 위치가 완전 멀고 착각해서 잘못누를 위치는 아닙니다.) 계단으로 갔고 한층 올라가서 또 집앞으로 걸어갔는데, 뭔가 또 느낌이 쎄합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배경이 또 뭔가 어색해요.

층수확인을 해보니 14층...하하..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때당시에는 무섭다는 생각을 안했습니다. 핸드폰을 보느라 정신이 빠졌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워낙 오래살아서 그런지 아파트 자체가 무섭다고 느껴지지가 않았거든요. 그냥 내 실수인가보다, 하고 이번엔 계단이 아닌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근데 막상 1층에 도착하니 무서운거에요;;;;;

귀신에 홀린것마냥...... 13층만 갈 수 없다니 이게 무슨....... 근데 진짜 저도 참 용감했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층에서 다시 계단을 올라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거죠..

진짜 지금생각해도 몸에 소름이 끼치게 무서운데 그땐 무슨정신으로 그런건지 ...ㅋㅋ 

그래서 12층에 도착했고 핸드폰을 보지않고 계단을 한층 올라가서 13층에 도착했습니다.

끝이 좀 허무하죠? 근데 그때당시엔 너무 무서웠던지 그 일이 있고 몇년동안 (언제일어난 일인지 조차도 기억 안나니까요)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꿈은 절대 아니에요... 정말 꿈 같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