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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이해충돌방지법' "상피(相避)"
게시물ID : history_199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애비28호
추천 : 13
조회수 : 128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3/09 22:37:52
※ 상피(相避) : 친척 관계에 있는 사람끼리는 같은 관청에 재임하거나 업무상 서로 혐의(嫌疑)가 있는 자리에 재직하는 것을 피하는 일. 《경국대전(經國大典)》에 의하면, 감사(監司)와 수령(守令)은 동성(同姓) 삼촌(三寸) 질녀(姪女)의 남편까지 상피법(相避法)의 적용을 받았음.

요즘 일명 '김영란법' 때문에 말들이 많습니다. 공직자 등의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아주 강력하고 효과적인 법인듯 한데 조선시대에도 이못지 않은 아주 좋은 법이 있었지요.
바로 "상피(相避)"라는 제도입니다.
만약 강원도 관찰사에 어느 인물이 임명 되었는데 이 사람의 가까운 친인척이 강원도 어느 고을의 고을 수령이라면 둘중 한사람은 다른 자리로 이동 되던 법입니다. 가까운 친인척 관계의 사람이 같은 부서의 상하관계로 있으면서 발생되는 부정부패를 근원부터 차단하는 좋은 법이지요.
위의 예 처럼 관찰사로 가까운 친척이 부임되는 경우 낮은 자리 직급의 관리가 다른 곳으로 부임되는 것이 관례였고 낮은 자리의 관리가 이동할 자리가 없을 경우 잠시 대기발령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방직 뿐만 아니라 중앙관리들 특히, 사헌부나 사간원 같이 중요한 자리일 경우 이 상피라는 것이 법으로 정해진 규정보다 좀 더 광범위하게 여겨져서 먼 친척 사이라도(법적인 상피 관계가 아니라도) 관례상 낮은 자리의 관리가 임금에게 보고를 해서 다른 자리로 이동을 요청해야 하고 이게 소홀할 경우 다른 관리들의 탄핵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상피 관계가 있는 사람이라도 임금의 특별한 허락이 있을 경우 상피를 하지 않기도 했지만 관리들의 집요한 탄핵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상피법에서 조금 더 발전했다고 봐야 할 것이 바로 피혐(避嫌)이라는 관례가 있었습니다.
'혐의를 피한다' 라는 뜻으로 어떤 관리가 죄가 있거나 없거나 구설수에 휘말릴 경우 그 혐의가 벗겨질때 까지 출근해서 업무를 보지 않고 집에서 근신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헌부의 관리가 어떤 사건 처리를 하는 동안 사건 당사자가 사헌부 직원들이 자기를 무고한다거나 하는 진술을 하는 경우 해당 사헌부 직원은 자기 일처리가 미숙해서 그런 잡음이 들리는 거고 또 그런 사실이 없는데도 구설에 휘말린 것이므로 이게 밝혀질때까지 해당 직무에서 손을 떼는 형식이었습니다.
물론 사헌부 직원 한명이 피혐을 하는 경우 이 사건이 사헌부 직원의 개인적인 부정부패가 아니라 사헌부 직원 전체가 욕을 먹게 되는 사건이라면 사헌부 직원 전체가 동맹 피혐에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이럴때는 임금이 "뭐 그까이꺼로 피혐식이나 하냐... 니네들 죄가 없는걸 내가 아니까 그냥 출근해라" 하는 정도로 다독거려주면 대부분은 다시 근무를 하게 되지요.
또 좀 큰 사건으로 사헌부 직원들이 피혐을 하게 되는 경우 사헌부와 우호적인 경쟁관계인 사간원 직원들도 "야. 재네들 큰 거 한방 터트릴라고 하는데 우리도 가만 있을수 없잖냐? 우리도 피혐 하자!" 하고는 동맹 피혐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번에 "하위지 과거시험 답안지 사건"과 같은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듯 하네요.
조선 중후기로 들어서면서 이 피혐이라는게 당파간의 알력 다툼으로 인하여 임금에게 무언의 협박과 실력행사 같은 모습으로 많이 변질되긴는 했지만 피혐을 해야 할 상황에서 피혐 하지 않는 경우 그게 위법이던 아니던 자존심도 체면도 없는 등신 같은 선비도 아닌 선비라고 대차게 까였던 시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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