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북 가져가서 한창 스케치업돌리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작은 노트에 바나나를 그리고 계시더라고요, 폰으로사진보시면서.
저도 어릴 때 도화지에 선긋기 부터 배웠던 기억도 있고 입시미술도 하고 현재 미대휴학중인 사람이라 반갑기도 해서 힐끔힐끔 쳐다봤어요.
좀 고칠 부분이 있기는 했는데 휘미로 하는 거니까 지켜보고 있었는데 또 다른 여자분이(30대쯤?) 오셔서는 저처럼 그걸 봤는지
훅 대화를 거는 거에요.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어떻고 원근법에 반사광에 이런저런 얘길하시는데, 아주머니 분이 대꾸도 잘 하면서 들으시더라고요.
순간 서로 아는 사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고 여자분도 그림에 손을 댔던 사람인가 했어요ㅎㅎ
안 듣는 척 안 보는 척, 다 듣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유화 배우다가 기초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솔직히 누가 옆에서 그림 도와준다는 식으로 자기 그림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약간 기분이 상할 때도 있잖아요. 신경껐으면 할 수도 있고.
아주머니가 그러진 않을까 생각도 들고 우리 엄마도 취미로 기타나 수채화 배울까 생각만 있고 실천을 못하는 상황인데 그것도 꼭 이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밖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그림그리는 사람 만나니까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