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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겨울밤 할아버지 구해준 썰
게시물ID : boast_13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리집돌쇠
추천 : 1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3/28 03:53:01
십년도 훌쩍 지난 일인데 갑자기 다른 글 읽다가 생각났어요.

제가 중 3때 크리스마스 이브 밤 이었어요. 그 때 교회에서 새벽송 한다고 삼삼오오 팀 짜서 돌아다니면서 그 교회 사람들 집앞에 가서 노래 부르고 과자 적선받고 그랬는데, 가는 중에 길에서 누워 있는 할아버지가 있었어요. 술냄새가 심하게 났던거로 보아 한잔 하시고 집에 가시는 길이었는듯....

저랑 한살 더 어렸던 (그러나 외모는 거의 제 형님 뻘이었던) 교회 동생과 저는 할아버지 막 깨우면서 어디에 사시냐 물었고, 나머지 애들은 쭈뼛쭈뼛 거리더니 그냥 교회로 돌아갔습니다. 

그때 주소가 159-29번지 모 이딴 식이라서 그냥 숫자만 들어서는 무슨 집인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그 근처 집들 돌아다니면서 문 두들겼습니다. 밤이라서복덕방 문도 닫았고, 파출소는 엄청 멀었고 해서 딱히 머리에 떠오르는게 없었어요. 다행히 번지수 앞 번호가 저희집 주소랑 같아서 그 근처인건 알았거든요.

거의 한시간 돌아다닌 끝에 결국 집을 찾았고 고맙다고 하시는 아주머니한테 나름 쿨하게 '당연히 해야하는 일인걸요, 메리크리스마스'라는 중2병 걸린 대사를 남기고 그냥 왔습니다. 

요즘에 흉흉한 소식이 많이 들리던데, 이런 얘기도 많이 들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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