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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중에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게시물ID : bicycle2_31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들생길거야
추천 : 3
조회수 : 92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4/06 23:12:06
공포라면 공포 인데...
자전거 타다가 겪은 일이니 여기에 적어봅니다.

오늘 7시쯤 퇴근해서 집에 오자마자 잔차 탈 준비를 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토요일날 자전거 한대를 더 질러서 친형과 같이 타기로 했었거든요.

샤방하게 한강 잠실 실외수영장에서 정비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반포는 가겠지 했는데 형이 몸이 안좋다고 한남까지만 가자더군요.
아쉽지만 그래도 나온게 기분좋았지요.

원래 자전거가 한대였는데 이번에 한대를 더 산 덕분에 형제가 기분좋게 한강 라이딩이라니~ 룰루~
하는 느낌도 잠시...
로드바이크로 총 주행거리 100Km도 안되는 저희 형이 너무 힘들어합니다.
앞에서 끌어보려고 해도 뒤돌아보면 저 멀리서 헥헥 거리며 오고,
형 뒤에서 따라가자니 답답하고... 
그래도 이왕 같이 타러 나온거 형 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한남대교 남단 편의점까지 잘 왔지요.

신물이 올라오네 어쩌네 하면서 웃고 떠들면서 음료수 하나 쪽쪽 빨아마시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새로산 자전거 성능 테스트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성수대교 남단 내리막길을 타고내려오다 
그대로 밟아서 죽죽 치고 나갔습니다.

정말 잘나가더라구요. 우와.
이래서 카본차 타는구나 감탄한지 3초쯤 되었을까...

저 뒤에서 형이 소리를 지릅니다.

'야!! ㅇㅇㅇ!!!!' 

제 이름을 붙여서요.
슬쩍 뒤를 보니 저 뒤에 작은 라이트 불빛이 보입니다.
형이겠거니... 했죠.
내가 너무 빨리가서 그런가... 너무 과속했나... 혼자 두고 집에갈까봐 그러나...

저를 부를때 저 '야!! ㅇㅇㅇ!!!' 이 목소리와 억양이 딱 형이 화났을때 나오는 말투라 조금 쫄아있었습니다.
네...나이 32 먹고도 형 화나면 무서워합니다.
어쩌겠습니까.
형 기다리며 설렁설렁 갔지요.

그런데 의외로 아무말 없이 저를 지나쳐가더군요.
그래서 얌전히 뒤에 붙었습니다.

'지금 힘들어서 이따 뭐라 하려나.. 아 너무 세게 밟았나... 위험해 보였나..'
별에 별 생각을 다했지요.

그러다 금방 신천역방향 굴다리 앞 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헬멧과 버프를 벗더니 그냥 담배를 물길래,
저도 한대 피워물었지요.

그리고 형한테 물었습니다.

'아까 나 왜부름?'

형은 멀쩡하게 운동 잘해놓고 뭔 개소린가 하는 표정으로 저를 보더군요.

'부른적 없는데??'

'아닌데... 아까 그 내리막에서 나 뛰쳐나가고 얼마안되서 바로 형이 나 불렀는데?'

'뭔 개소리야 힘들어서 위액이 나올지경인데 소릴 어떻게질러'

네...
형은 저를 부른적이 없었습니다.
제 귀에 너무도 익숙한 그 억양과 목소리와 무엇보다 정확히 제 이름을 불렀던 그 목소리...

'형... 근데 아까 내가 그 소리 들었을때... 성수대교 남단이었어...'

형제는 집에 오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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