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오면
이 목련꽃 나무 아래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쪼로록 세워 놓고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올해는
어찌어찌 하다보니
사진마저 미처 찍지도 못했는데
내리는 빗속에 쳐다보니 이리 꽃이 지고 있었네요.
아이들 불러 세울 틈도 없이
손에 든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애들 모습이 빠져 이리 두고두고 아쉬운데...
떠나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계절
그저
수학여행을 보냈을뿐인데...
그 부모들 가슴속에
구석구석마다 빼곡할
같이 해 보지 못한 일들
같이 해 주지 못할 순간들..
입밖에 낼 수 있는 고통은
새털보다 가볍겠죠.
그대 떠나는 날에는 비가 오는가
하늘도
이별을 우는데
눈물이
흐르지 않네
슬픔은
오늘 이야기 아니오.
두고두고
긴 눈물이
내리리니
잡은 손이
젖어 가면
헤어지나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저무도록 긴 비가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