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삼성에서 데뷔한 권혁은 2007~2012년 6년 연속 20홀드 이상 올리며 리그 대표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장신에서 내리 꽂는 150km 강속구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2013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뒤 구위가 떨어지며 지난 2년은 있는 듯 없는 듯했다. 지난 겨울 FA가 돼 한화로 온 것도 팀의 중심이 되기 위한 '야구선수로서의 삶' 때문이었다.
권혁은 "다시 한 번 예전의 명성이랄까, 그런 것에 걸맞게 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정말 만족하고 있다"며 "이제 예전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화에 와서 팀과 함께 하나가 되어가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두 차례나 마운드에 방문한 김성근 감독의 특별한 애정에 대해서도 "이제 감독님께서 마운드에 올라오시지 않도록 제대로 던지겠다"는 강한 의지로 화답했다.
'한화에 오기를 잘했다'는 주위의 이야기는 그를 더욱 미소 짓게 만든다. 권혁은 "요즘 주위에서 '보기 좋다, 야구를 정말 즐기는 것 같다'고 많이들 말해주더라. 내가 안 좋을 때 주위 사람들이나 가족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고, 나보다 더 괴로워하기도 했다. 지금 한화에 와서는 정말 행복하게 야구하고 있다. 요즘 하루하루 좋은 날들을 보낸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할 당시 권혁은 5살 된 큰 딸에게 당당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TV 중계에 잠깐 나오고 내려가는 아버지의 모습은 더 이상 없다. 권혁은 "요즘은 안 물어봤는데 (딸도) 좋아하겠죠"라며 웃었다. 누구보다 큰 환호를 받는 아버지의 당당한 모습, 말하지 않아도 자랑스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