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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븅신사바] 공포 소설 - 공포에 대한 의견서
게시물ID : panic_794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미블리
추천 : 6
조회수 : 131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02 20: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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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대한 의견서



자다 한밤중에 눈을 떴다.
왜 눈이 뜨였는지는 알 수 없다. 

늘 그렇다. 
내가 내 자신의 의지를 마음대로 컨트롤 하지 못할 때 , 그때가 진정한 공포가 느껴질 때라 늘 생각한다.


정확히 1시17분.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 시간에 눈이 떠지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머리맡에 습관적으로 놓고 자는 핸드폰을 눈이 뜨자마자 잡고 확인을 한다.

어두컴컴한 방안의 암흑.
늘 일어나자마자 습관처럼 잡아 킨 휴대폰 액정의 빛이 눈이 부셔 눈살을 찌푸린다.
나를 감싸고 있는 어둠은 자연적인 어둠과는 다르다.
인위적으로 만든 완벽한 어둠이다.
암막커튼을 동원하고 빛 차단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만든, 수면을 위한 공간.
인위적인 빈틈 없는 어둠. 

뚜렷한 시야를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잠에 덜 깬 시선으로 보는 야생의 어둠은 많은 상상력을 일으킨다.
인위적인 어둠과 야생의 어둠의 차이이다.

그 상상력란 것은, 타인에게 통용되도 공감되지도 않는 스스로에게만 적용되는 극대한 공포심이다.
착시현상이라거나 잘못 본 것이라는 이성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하는 암막의 공포이다.

새벽1시17분.

핸드폰은 여전히 그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쩌면 깨어난 시간이 15분이라던가 16분일수도 있다.
그러나 원인이 불명한, 이유 없는 자연스러운 눈 뜨임 으로부터 폰을 더듬어 찾아 액정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어느 순간부터 그 시간이 여지없이 1시17분을 가리키기 시작했다.
방안은 야생의 어둠조차 허락지 않은 완벽한 인위적인 어둠으로 인해 눈을 떠도 온통 까만 시각만이 이어진다.
쓸데없는 상상력을 차단하기 위해 만든 어둠속에 유일하게 퍼지는 휴대폰 액정 빛.



왜 1시17분일까. 


그 미묘한 일관성, 시간의 일치가 불러오는 공포.
눈을 뜨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잡는 순간 후회한다.
그리고 두려워지기 시작하낟. 손에 물건이 잡히는 순간, 바로 눈이 액정화면을 바라보는 다음 순간을.
그 시선속에 들어온 시간이, 또 다시 1시 17분 일까봐.

공포는 그러한 것이다. 
어느 한부분에 극단적인 공포를 느껴 애써 모든 인위적인 수단을 써 그 크기를 줄여놔도,
다른 식으로 이렇게 다가온다.
시각과 청각과 심리적으로 , 시간적으로 사람을 꼼짝 할 수 없게 만든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지는 귀신의 형상을 본 것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어둠에 녹아있는 희미한 시선으로 어둠의 존재를 닮은 존재를 본 착각에 빠진 공포를 느낀 것도 아닌데.
고작 1시17분이라는 반복된 시간에 의한 공포가 밀려온다.

디지털 시계가 1시18분을 가르켰다.
아날로그 시계가 가지는 초침소리의 공포심도 배제할 수 없어 치운 방 안.
초가 흘러가는 시각적 공포를 없애기 위해 디지털을 배치했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은 그것 조차 공포로 다가온다.
언제 어디서부터 1시 17분이었을까.
눈을 뜨고, 또 시간을 확인하고 소름 돋아 하는 순간 1시18분으로 바뀐다.

정말 내가 일어나 깨어나는 순간은 1시17분이었을까.
차라리 4시 44분이라던가 하는 상징적인시각이었다면 그 핑계를 대며 웃었을텐데.

한밤중에 스스로 만든 한 치의 빛도 허용하지 않은 완벽한 어둠속에서.
눈을 떠도 감아도 자신이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확인이 안 되는 그 인공적 어둠 속에서,
습관처럼 눈을 뜨고 의지와는 상관 없이 폰을 찾아 머리맡을 더듬는 행위.

그것은 정말 자신의 의지인 걸까.

아니면 다른 어떤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조작된 것 일가.
아니, 그전에 정말 그가 보는 1시17분이 정말로 1시 17분이라는 시각일까.
어느 순간에 깨어나듯 그가 반복적으로 1시17분이라는 시각을 보게 만들기 위해 파악할 수 없는 불명의 존재가 시간을 멈추어 논 것은 아닐까.

그렇게 조작해 놓은 것은 아닐까.

한밤중에 이유 없이 의지와 상관 없는 눈뜨임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시간 하나로 사람을 공포심에 빠지게 만든다.
등골이 쭈볏서고 미쳐버릴 것 같은 공포를.

공포의 크기는 조건과 존재유무에 상관 없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허를 찌른다.
인간이 숨을 쉬고 살아있는 이상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항력이다.

그래도,
시간은 어떻게든 흐르고 아침이 오면,
지금 가진 이 의미불명한 극대한 공포는 아침햇살을 보는 순간에 하하, 웃어 넘기는 별 것 아닐 상황으로 될 것이다.
빛은 언제나 늘 사람을 이성적이며 안정적이게 만드니까.




그런데,


혹시 태양이 멀쩡히 떠 있는 환한 낮에도 
그가 알 수 없는 불분명한 이유로 공포감이 밀려오면.
그때는 어떤 핑계를 대며 위안을 삼아야 하는 걸까.

당신은 혹시 한낮의 대낮에 자신의 방에서 소름이 돋는다던가,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에 빠져든 적이 있는가?


나는 그것이 가장 무섭다.
지금 시각은 오후 1시 17분.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유 없이 소름이 끼치며 등골이 오싹하다.

이 미칠 듯한 공포심에 대한 자기합리화나 어떠한 변명도 생각이 나지 않는 지금.
나는 어떤 명확하고 확실한 공포와 마주선 것도 아닌데

미치도록 무서워 견딜 수가 없다.
어둠을 핑계로 될 수 없는 한 낮의 원인모를 공포.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상상이 가는가?



-공포에 대한 의견. 2015년.5월.2일. 낮 1시 17분에.


PS. 확인 하고 싶은 것이 잇다.  지금이 1시 17분이 맞는가? 
혹시 이 시간이 나에게만 흐르는 시각인건가. 
나는 지금 아무와도 연락할 수 없을 만큼 공포에 빠져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 하다.
이글을 읽는 당신들이 리플을 남겨주어 내가 지금 확실하게 1시17분 즈음에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

지금은 2015년 5월 2일 낮 1시 17분이 확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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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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