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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고부부의 자전거세계여행]호주#9. 즐거움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게시물ID : travel_184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껄껄유머
추천 : 2
조회수 : 47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18 07: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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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부부 자전거세계여행중인 껄껄입니다.
블로그에 올리는 여행기를  퍼오는 과정이 쉽지 않아서
사진도 새로 업로드하고 글만 복사해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은 호주 여행을 다 끝내고 캐나다 밴쿠버 온지 2주정도 지났습니다.
아마 다음주쯤이면 로키산맥 라이딩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네요^^;;
홈페이지에는 호주여행기를 거의 끝까지 올렸습니다.
홈페이지 및 블로그 : www.thereadygo.com (네이버 블로그와 연동됩니다
 
[레디고부부의 자전거세계여행]호주#9. Bermagui - Merimbula 즐거움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튜로스 호수 이후로 하루에 한번씩은 비를 만나며 축축 해진 텐트를 겨우 말리고
버마구이를 떠나 타트라(Tathra)로 가는 43km 정도의 일정
 
12.버마구이-타트라.jpg
< 16.03.12 국립공원이 정말 많은 나라 호주 >
 
역시 몇 개의 국립공원을 지나야하고
그래서 업힐이 또 .....
버마구이 - 메림뷸라-1.jpg
< 타트라 43km >
 
버마구이 - 메림뷸라-2.jpg
< 내려가면 또 올라가겠지.>
 
버마구이 - 메림뷸라-3.jpg
< 그래도 풍경은 기가막히네~>
 
버마구이 - 메림뷸라-4.jpg
 
버마구이 - 메림뷸라-5.jpg
 
버마구이 - 메림뷸라-6.jpg
< 으아아ㅏㅏㅏㅏ 쓰러진다ㅏㅏㅏ...>
 
쓰기도 지겨운 몇 번의 업힐을 지나 점심먹을 시간쯤 되서
오늘의 가장 높은 언덕이라 생각되는 곳의 정상에서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쉬고 있는데
핸섬하게 생기신 호주 미중년 아저씨가 엄청 반갑게 인사하며
자기 마당으로 들어와서 쉬다가라고 하고 없어졌다.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그럼 들어가볼까 하고 들어가니
엄청난 뷰를 자랑하는 뒷마당이 있는 집이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8.jpg
< 캠핑장보다 좋아보이는 뷰와 잔디 >
 
버마구이 - 메림뷸라-9.jpg
< 정상에 있는 집 답게 시원한 뷰를 자랑한다. >
 
뒷마당 뷰를 보며 감탄하고 있으니
아니 친절한 이 아저씨 차와 함께 간식거리도 내주신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10.jpg
< 비싼 피스타치오와 포도!! >
 
점심을 먹고 가려던 곳이었는데 간식을 얻어먹게되서
점심을 꺼내 먹기 뻘줌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의 친절한 마음과 웃음은 최고의 휴식이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12.jpg
< 좌) 트레이시 , 우) 앤드류 >

명실과 나는 너무 좋은 뷰와 잔디에 캠핑장보다 좋다며
연신 감탄했고.. 실제로 뒷마당에서 하룻밤 신세져도 되는지 묻고 싶었지만
우린 아직 부끄러움이 많은 여행자였다.
그래도 친절한 현지인과 대화 그리고 우리의 여행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여행의 즐거움이 한껏 더 해지고 있었다.
앤드류와 트레이시는 사진찍을때 마다 "버마구이"를 말하며
버마구이 사랑을 몸소 보여줬다 ㅎㅎ
 
최고 높이의 업힐을 넘었다지만 그 비슷한 업힐이 많은 일정이었기에
우린 계속 쭉쭉 뻗은 나무 사이의 길을 달린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13.jpg
< 아름 답지만 결코 편한 길은 아닌 곳>
 
버마구이 - 메림뷸라-15.jpg
 
버마구이 - 메림뷸라-16.jpg
< 하루에도 이런 사진을 몇장이나 찍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17.jpg
< 개미들도 집이 있는데!! >
 
그렇게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달리니 타트라에 도착했다.
미리 알아본 시설 좋은 캠핑장은 자리가 없어서
다른 캠핑장으로 옮겼는데...
뭔가 동물의 배설물이 도처에 널린 곳이었다.

찝찝한 기분으로 똥이 없는 자리를 찾아 텐트를 치고 나서
근처 마트도 찾아볼겸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어랍쇼?! 전화 신호가 안터지는 곳이다.. ?!?!? 응?!!
와이파이도 안되는 캠핑장인데 전화 신호마저 안잡히니 사면초가..
원래 이틀 자려고 했던 타트라에선 그럴 수 없었다.

게다가 근처에 마트도 없어서 식재료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
겨우 근처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을 찾아서
그곳에 있는 비싼 식재료를 쓸어모아서 저녁을 먹고 잠들었다.
 
새벽쯤 잠결에 동물의 비명.. 짖는소리??를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캥거루가 텐트 앞에..
버마구이 - 메림뷸라-18.jpg
< 안녕? 캥거루는 처음이니? >
 
우리 부부는 사실 동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유료공원 같은 곳에 캥거루나 코알라등을 보러 가지 않았는데
결국 타트라 캠핑장에서 야생의 캥거루를 볼 수 있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20.jpg
< "자 어서 찍거라 내가 캥거루다" >
 
버마구이 - 메림뷸라-21.jpg
< 다 찍었으면 이제 가라 >
 
알고보니 도처에 널린 동물의 배설물이 캥거루의 것이었다.
'으 니들 똥은 니들이 좀 치워라'
 
그렇게 캥거루의 똥냄새로 시작한 아침
메림뷸라(Merimbula)까지 27km 달리는 일정
거리는 짧지만 꽤 높은 업힐을 두 개 넘어야하는 걱정 넘치는 코스
버마구이 - 메림뷸라-22.jpg
< 또 하나의 언덕을 넘어 >
 
사실 사진으로 찍어놓아도 국립공원을 지나가는 길은
매번 비슷하고 내 기억속에도 다를 바가 별로 없다. ㅎㅎ
 
버마구이 - 메림뷸라-23.jpg
< 그나마 평지를 달린다. >
 
묵묵히 달리다보면 어느세.. 배가 고프다
아 본능의 충실한 삶이여 배고프니 점심 먹고 갑시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25.jpg
< 너네도 좀 쉬고 >
 
버마구이 - 메림뷸라-26.jpg
< 우린 먹는다. >
 
먹었으니 달려야지요?
 
버마구이 - 메림뷸라-28.jpg
< 달립시다. >
 
어디로?
 
버마구이 - 메림뷸라-29.jpg
< 어디긴 오르막이지 ㅋㅋㅋㅋㅋㅋ>
 
버마구이 - 메림뷸라-31.jpg
< 하나 넘어왔다잉?! >
 
버마구이 - 메림뷸라-32.jpg
< 그럼 두번째 넘자 >
 
별로 쓸 얘기도 없는 .. 하지만 항상 하루하루 다른 길을
헥헥 거리며 다니다보면 어느덧 그날의 목적지가 가까워 온다.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가 눈 앞에 나타나는 순간의 즐거움은
어떤 즐거움보다 진한 깊이의 즐거움이다 ㅋㅋ
 
버마구이 - 메림뷸라-33.jpg
< 저기 마을 근처가 오늘의 캠핑장>
 
메림뷸라 캠핑장은 분명 바다 옆으로 확인하고 고른 것인데..
엄청나게 가파른 언덕 위에 있는 캠핑장이었다.
이 날 명실은 결국 다리가 풀려 자전거에서 잠시 내리려다 잔디밭에
자전거와 함께 쓰러지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캠핑장에서는 기본적으로 타트라에서 못 쉰 하루를 포함해
총 3일 쉬려고 했는데 이유는..
1. 짧은 거리지만 계속 달려온 일정
2. 3일 연속 비가 온다는 절망적 일기예보
3. 그냥 좀 쉬고 싶어서 헤헤..
 
이렇게 연속으로 쉬어가는 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텐트를 칠 좋은 자리를 알아보는 것. 그렇게 고른 곳은
한 낮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서 시원하면서도 고른 바닥을 가지고
더불어 좋은 뷰와.. 식당과 화장실이 가까우면 금상첨화 !
 
버마구이 - 메림뷸라-34.jpg
< 그렇게 고른자리에 텐트를 폅니다.>
 
가져온 텐트 고정용 핀이 몇개가 휘어지고 부러져서
최근엔 아예 근처 나무를 주워다가 핀 대용으로 쓰고 있는데
뭐 친환경이고 좋은듯 ... 그리고 망치도 없어어 짱돌로 때려 박는다 ㅋㅋ
 
메림뷸라 언파워 텐트 사이트 중에 유일하게 전기와 물이 근처에 있는 자리가 있는데
그게 내가 선점한 자리 ㅎㅎ 한 10분간 캠핑장을 빙빙 돌아보고 고른 자리였다.
전기를 쓸 수 있는 곳이라 파워 사이트 가격을 받기도 하는 곳인데
우린 뭐 처음부터 언파워 사이트 달라고 했으니까 ㅎㅎ
텐트를 치고 며칠간 비를 맞고 다닌 까닭에 온 살림을 말렸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36.jpg
< 살림 다 말리는중 >
 
버마구이 - 메림뷸라-37.jpg
 
주로 캠핑장에 도착하면 함께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한 후
나는 근처에 있는 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데...
메림뷸라는 엄청난 언덕위에 있기에 장을 보러 가는 나는 매일 허벅지가 터질뻔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38.jpg
< 나는 왜 이 사진을 굳이 올리며 욕을 먹는가 ㅋㅋ>
 
좋은 뷰의 탁자에서 점심을 간단히 냉동피자와
라자냐로 챙겨먹고 근처 해변으로 고고!!
 
버마구이 - 메림뷸라-39.jpg
< 이 해변도 참 좋은 풍경 >
 
버마구이 - 메림뷸라-41.jpg
< 좋으면 물구나무 >
 
언젠가부터 바다를 봐도 시큰둥 수영하러 가지 않고 있다.
몇가지의 이유가 있는데.. 옷말리는게 귀찮고 ㅎㅎ
명실이 물 속을 꽤 무서워하고 게다가 호주 바다가 파도가 꽤 거칠어서
더더욱 무서워하기에 나 혼자 들어가서 노는 편인데
혼자 놀아봐야 힘들어서 한 시간 남짓 수영이나 파도 타며 놀다가 들어오니
그다지 재미도 없었다. 역시 같이 놀아야 재밌는건데 ㅎㅎ
버마구이 - 메림뷸라-42.jpg
 
느낌상 남쪽으로 올 수록 바다가 더 짙은 파란색을 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44.jpg
< 파노라마 찍니?! >
 
버마구이 - 메림뷸라-45.jpg
 
버마구이 - 메림뷸라-47.jpg
< 으.. 물구나무 실패~! >
 
좋은 풍경도 보고 쉬며 이틀을 보냈는데 일기예보는 변하지 않고
계속 비소식을 보이고 있다. 우린 처음은 이틀만 결재하고 상황을 보기로 했지만
비를 맞고 달리기 싫기도 하고 푹쉬어가자는 생각으로 4일을 쉬기로 했다.
게다가 3일 결재하면 4일째는 무료라고도 해서 ㅎㅎ
계속 비를 맞고 다닌 탓인지 자전거에 녹이 스물스물 생기고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걱정거리가 체인이었다.

내 자전거는 체인에 거의 녹이 생겨 벌겋게 된 상태고
명실것은 좀 덜 하지만 녹이 보이고 있었다.
으.. 자전거 정비할때 충분히 오일링도 하고 했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트에서 WD-40을 사다가 뿌리는등 최대한 녹을 제거했다.

버리려던 칫솔로 문지르고 철 수세미로 닦아내고..
브러쉬가 따로 있으면 좋았겠지만
여행자 주제에 그런 공구가 있을리 만무하다 ㅎㅎ
버마구이 - 메림뷸라-51.jpg
< 쉬는게 쉬는게 아녀 >
 
자전거 수리를 대충 마친 후 젖은 텐트를 닦으려는데
텐트 폴대가 부러졌다.. 멘붕.. 정말 멘탈이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나름 멘탈이 튼튼하다 자부하는 나인데..
한국에서 텐트를 고를때 "싼거 사서 한 몇 개월 쓰고 바꿔야지" 했었지만
여행 한 달만에 폴대가 부러지다니...
 
얼마나 짜증났으면 폴대가 부러진 상황이나 고쳐놓은 상황을
사진찍지도 않았다.. 짜증나서 ㅎㅎㅎ

그동안 라이딩만 하느라 와이프와 여행에 관해 얘기할 시간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겪으며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상황에 텐트안에서 잠들거나, 텐트가 망가지거나)
여러가지 새로 시작된 자전거 여행에 대해
그리고 라이딩 하며 괴로운 부분들.. 그리고 앞으로 기대하는 것들
여행 전에 막연히 생각했던 어려움과 기대하는 것과는
또 다른 생각들과 결심들이 서로에게 생겨난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나와 명실은
"몇 개의 물건과 상황이 좋지 않아지더라도 여행을 이어나가자"
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버마구이 - 메림뷸라-52.jpg
< 여튼 4일간 잘 있다가 갑니다! >
여행중에 생기는 그리고 지난 일들 그리고 극복한 일들
'모든 일들이 결국 지나고 나니 여행중 헤프닝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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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6 Waragull in Australia
쉘하버에서 3월2일날 나와 중간에 모텔에서 하루 잔것 빼면
거의 23일간 캠핑장 생활을 연속으로 했습니다.
이번 주말이 부활절 휴가 기간이라 많은 호주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고 그로 인해 캠핑장 가격은 두배로 오르고
그 가격에도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고 하네요.
저희는 다행히 웜샤워 호스트가 게스트로 초대해줘서
좋은 침대와 지붕 아래서 3일간 푹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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