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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가서 구걸한 썰
게시물ID : travel_239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꽉찬저금통
추천 : 2
조회수 : 9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22 16:57:44






친구 둘과 같이 스페인 여행을 하다가 친구들 비행기가 세시간 정도 먼저 떠나서

혼자 마드리드에서 돌아다니게 됐어요.

현금은 한 십유로 정도 남아있었고, 한국 동전 한 오백원 정도 수중에 있었지요.


미술관 돌아다니며 달리 그림, 피카소의 그 유명하디 유명한 게르니카!!!! 도 보고


(아래는 달리 그림들이구요 사진 찍는거 가능해서 찍었습니다.ㅎㅎ)

KakaoTalk_20170622_17004394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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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스페인에 오길 잘했구나..' 생각하며 미술관 기념품으로 오유로짜리 에코백 하나 사고

뚤래뚤래 공항버스 타는 곳으로 움직였지요.

캐리어를 챙기고 공항버스 타는 곳에 와서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한 십여분 후에 버스 하나,


이십오분 후에 버스 하나 이렇게 시간표가 있더라구요. 


그 다음 버스는 지금후로부터 한시간 정도 후에 있었고요. 

공항버스 타러 도착한 시각은 비행기 시간 세시간 삼십여분 전...


공항까지 버스타고 대략 삽십분 좀 안걸린다고 하니까 여유있군! 하면서

느리적 느리적 공항버스로 향했습니다.


한국보다 더 카드결제가 더 잘돼있는 느낌을 받았어서 당연히 카드가 될거라고 믿으며

버스를 타려고 올라섰지요...


기사 아저씨한테 "카드 돼요?" "앙대"


....................


아......


갑자기 당황스러움이 스멀스멀 밀려오기 시작했고,


십유로쯤 남았을 때 부터해서, 급하다고 유료 화장실에서 0.6유로 쓰고, 5유로 가방사고, 2리터 짜리 물사먹고...


사치(?)를 부린게 후회가 되기 시작합니다.... 설마..설마 돈이 부족 하겠어...?


싶었는데 세상에 버스비가 5유론데 온갖 자질구레한 동전들 다 모아서 딱 4.8유로 수중에 있더이다...


클났다 싶어가지고 후다다닥 역에 내려가서 캐리어 쿠당탕탕 거리며 돈 뽑으러 갔지요.


돈이 안뽑히는거에요!!


여윳돈을 더 넣어놓고 왔는데 가입했는지 기억도 안나던 적금들에서 죄다 돈을 빼가고


최소 이출 금액인 20유로도 통장에 없던거였어요...

급하게 후다다닥 통장에 돈을 좀 넣으려고 인터넷뱅킹에 접속을 하려는데

왜 하필 인터넷도 갑자기 안되고 .... 등줄기에 땀이 줄줄줄줄 흐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어쩌지 어쩌지

짱구를 굴리다가



아시아계 아가씨로 보이는 점원이 액세서리 가게에 앉아있는거에요.


진짜 불쌍한 표정을 짓는게 아니고 진짜 꼬라지가 불쌍했어요.


진짜 세상 짠한 얼굴로

나는 한국에서 온 여행자 인데,

이번 버스는 꼭 타야 한국에 돌아갈 수 있는데,

지금 수중에 공항버스 표 살 돈이라고는 (동전을 하나하나 세어 보여 주며)  4.8유로랑 한국동전 500원이 있다.

하필 지금 인터넷 뱅킹도 안되고 있다... 이거 5유로랑 좀 바꿔주면 안되겠느냐

이거 5유로 넘는 돈이다. 진짜 미안하다. 부탁이다...ㅠ

사정 사정을 했는데, 본인은 점원이라 어찌 할 수가 없다고 웃으면서 거절을 하더라고요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머릿속은 하얘지고


바로 옆 보조배터리, 유에스비 이런거 저런거 파는 작은 가게가 있는데,

남자 점원이 있었고 어떤 남자 손님이 뭔가 결제를 하고 있었어요.


왠지 사장 같아 보이는 모습에 아 여기로 가야겠다 싶어서 결제가 끝난 남자손님 옆에서

사정을 구구절절하게 얘기를 했지요..... 이미 부끄러움은 사라지고 없었어요.


긴장해가지고 얼굴은 머~~얼개 졌고, 등에는 땀이 흐르고


5유로를 바꿔줄 수 있겠느냐 두손 모아 사정사정하며 구걸을 하니까

왓더 풔억... 이러더니 금고를 열어서 5유로를 주더라구요.


하......


면전에 웟더퍽 한거에 기분 나빠할 겨를도 없었어요. 그냥


오.... 댕큐 쏘마치 그라 thㅣ아스!! 릴리 릴리 그라 thㅣ아스


진짜 고마움에 아 뭘줘야 하지 하다가

보조배터리가 생각났는데, 하필 그 가게가 보조배터리 가게더라구요.


캐리어 열어서 마스크팩 3장 남은거  사장님, 여자친구 주세요. 이러고 주고 몸을 다시 숙여서 캐리어를 닫으려는데,


정신없고 당황한 나머지 앞으로 맨 슬링백에서 양말, 지갑, 립틴트, 충전기 ..등등 잡동사니들이


촤르르르륵! 바닥에 흩뿌려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또 당황


애가 막 멘붕이 와서 허둥대니까 옆에서 계산하고 나가려던 훤칠한 남자분께서

쎄뇨라~ 트란퀼로~트란퀼로~ 이러면서

제 양말, 틴트, 머리 롤 등등을 주워서 가방에 넣어주더라고요....

평소 같았으면 고맙고 감사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을 법한 상황인데,

머릿속엔 빨리 챙겨서 버스타러 가야겠다 뭐 이런생각 밖에 없어서 물건 후다다다닥 챙겨서

나가며 그라 thㅣ아스! 갓블레스유!! 이러고 나왔습니다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헐레벌떡 공항버스 타고 공항 세이브 했습니다.


안정을 찾고 나니

짐 챙겨주면서 저한테 트란퀼로~ 트란퀼로~ 했던 그 말이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ㅎㅎ


찾아보니 안정해라 뭐 이런 이탈리아 말이더라구요 ㅎㅎ

말투가 이탈리아 말 같긴 했었는데 정신없어서 전설의 이탈리아 남자와 얘기할 황금같은 기회를

놓치고야 말았어요.....


여행 후 제 프사 상태말은 tranquíllo 가 되었습니다.


뭐 문법에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허둥댈때 안정하라며 해줬던 의미였던걸로 알아먹었습니다. ㅎㅎ

핫...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하죠 ㅋㅋㅋ


여튼 통장에 여윳돈을 넣고 여행합시다 여러분 ㅋㅋㅋㅋㅋ 그리고 통장관리를 잘합시다 여러분 ㅋㅋㅋㅋ


****** 공항 도착하고 허둥댐의 연타!!!


캐리어가 맛탱이가 살짝 가셔가지고, 제 멋대로 주둥이를 관능적이게 살짝 벌리고 있는 상태라 래핑이 필수였어요


도착해서 허겁지겁 래핑 하는데 래핑비용만 7유로!! 랩 감싸는데 7유로! 속으로 도둑놈들...하면서 어쩔 수 없이 여튼 래핑 하는데

래핑 하다보니 캐리어가 생각이 나는겁니다!!!!! 거의 래핑 다 끝나가ㄴ는데  "헉... 나 배터리 저기 있따 빼야하는데 다시 결제 해야하냐?"


했더니 "해야한다"   "헐 이거 실화냐? .... 알게따 열어줘라."


하고 다시 7유로 래핑 둘둘둘둘 하는데 흑....


속눈썹 고데기할 때 쓰는 라이터가 또 캐리어에 들어있는게 생각이 나는겁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래핑 해체.ㅠ  장장 세번에 걸쳐서 래핑하고 물건 실었습니다 ㅎ


여러분 캐리어에 보조배터리와 라이터를 뺍시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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